(1)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No.1 초강대국이 될 미래는 없다... 유일 초강대국이 사라진 세계에 닥친 거대 리스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투가 장기화되고 있다. 저널리스트의 빌 에모트는 「지도력을 발휘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뛰어난 초강대국이 지금의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이 미국을 앞지른다는 시나리오도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 자료는 빌 에모트 "제3차 세계대전을 어떻게 멈출 것인가 대만 유사시의 리스크와 일본이 수행해야 할 역할'의 일부를 재편집한 것입니다.
■ 코로나 이후에도 미·러, 미·중 대립은 계속
2020~22년 기승을 부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덕택에 세계는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지정학적 관점에서는 중대하고도 의외의 사실 3가지가 밝혀졌다.
1985년 제네바에서 만난 로널드 레이건과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외계인이 지구를 공격해 오면 온갖 차이를 뚫고 협력하겠다고 믿음직한 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2020년대 지구를 강타한 바이러스에 대해 이 약속은 실행되지 않았다. 미·러뿐 아니라, 작금은 미·중도 불꽃을 튀기는 대국의 대립관계는, 공통의 적을 앞에 두고 더 격렬해졌다. 이것이 첫 번째 사실이다.
■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빛나는 원한
두 번째 사실은 이번 위기에서 중국·러시아 그리고 신흥 강대국 인도보다 서방 국가들이 훨씬 더 많이 두들겨 맞았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은 초기에 걸려 넘어졌지만, 자유롭고 선진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분명 기술 수준이 높고, 재정의 버팀목이 있으며, 사회의 유연성도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그 덕분에 경제도 단기간에 순조롭게 회복됐다.
여기에는 기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유롭고 선진적인 민주주의 국가, 즉 G7을 구성하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등 이들에게 보조를 맞추는 주변국들은 분명 역경에 강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대응을 주도하고, 가난하고 약한 나라들에 손을 잡아주고, 신종 코로나 사태와 그에 따른 경제 위기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지원해는가 하면, 거기까지의 각오와 여유는 과연 없었다.
그 결과, 글로벌 사우스라고 불리는 나라들 사이에서 서방세계에의 원한이 남게 되고, 그것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재점화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는 비서구권, 개발도상국 또는 제3세계 국가들을 통칭하는 말로서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동북아의 강대국 등을 일컫는 글로벌 노스와 대비하여 북반구의 저위도부터 남반구에 이르는 지역의 130여개 중 · 저소득국가들을 일컫는다.
글로벌 사우스에는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경제가 탄탄하고 잘사는 나라도 많다. 그러한 나라들은, 향후 위기에 직면해도, 서방국--혹은 다른 초강대국--의 도움은 기대할 수 없고,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심하고 있다. 자립을 목표로 할 만한 힘이 자라 온 적도 있지만, 의지하고 싶어도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지금 세계엔 '유일 초강대국' 없다
그리고 세 번째 사실이지만 이것이 뚜렷해진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와 사회에 끼친 장기적인 영향이 표면화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투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하면서부터였다. 즉 과거 유리한 고지를 놓고 경쟁하던 무적의 초강대국들이 이제는 경쟁을 통해 오히려 약점과 역부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세계에는, 탁월한 초강대국은 존재하지 않고, 가까운 장래도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정치적·경제적 힘을 지속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지금 세계에 던져진 과제를 쉽게 되받아쳐 해결할 있는 나라도 없다. 중국의 세계 지배는 실현되지 않고, 그렇다고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의 확고한 패권을, 대두하는 강력한 중국이 위협하는, 머지않아 패권을 뒤집어 엎는다--우리는 1991년의 소련 붕괴이후 계속해서, 세계는 그런 시나리오로 진행된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특히 최근 5년간의 세계의 변화는, 우리의 마음을 심쿵하게 하는, 그런 미래는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모든 초강대국은 약해졌다. 거기에 가장 큰 위험이 있다. 세계의 경찰로서 국제사회에서 게임의 규칙을 정하고 지도력을 발휘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나라가 없는 것이다.
■ 트럼프 대통령 낳은 두 가지 충격
우선 미국부터 살펴보자. 경제는 흔들리지 않고, 기술혁신은 눈부시게, 군사력도 탁월하다. 그러나 금세기 첫 10년 동안 받은 큰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하나는 2001년 911테러와 그 흐름으로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에서 전개된 군사작전이다. 미국은 막대한 비용을 들이면서도 국제사회의 평가를 낮춰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또 하나는 2008년, 미국의 리먼 쇼크로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위기다. 미국 사회의 분열은 깊어지고, 미국의 경제와 금융은 신용을 실추되고, 과격한 포퓰리즘이 크게 휩쓸기 시작했다.
미국이 이 정도 타격을 받지 않았다면 도널드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2024년 선거에서 회생을 노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2016년 트럼프가 당선돼 재임 중 제멋대로 하면서 동맹국들조차 미국의 장기적인 지도력을 의문시하기 시작한다.
더욱이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은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생떼를 쓰면서 민주주의와 법질서를 짖밟는 등 미국의 입지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비슷한 시련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고 이번에도 미국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궤도를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누구나 믿었다. 그랬다, 2021년 1월 6일에 의사당 습격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 빛바랜 미국, 기세 잃는 중국
지금은 미국의 민주주의도 불안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범죄라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은 묵인하는 등, 편의주의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법에 따른 질서를 지키겠다는 미국의 기치는 퇴색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외교에서도 일관된 대응을 보여줘, 얼마 전 사망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말하는 없어서는 안 될 나라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 자체는 환영해야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1년 안에 모든 것이 다시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하는 서양의 쇠퇴한다는 것은 중국의 상투적인 말이다. 미국의 경제와 기술은 여전히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정치와 사회의 팽배한 긴장감을 보면 거짓말도 아닌 것 같다. 이 상투적인 문구로 짝을 이루고 있는 것이 동양의 약진이지만, 사실은 동양도 이상한건 마찬가지다.
10여 년 전, 중국이 앞에는 적이 없이 돌진 중이었을 무렵, 일찍이 이코노미스트지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예측해 이 나라가 다른 나라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되는 것은 언제인가를 예측하는 것이었다.
지금 같은 설문조사를 하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 아마도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에 일치할 것이다. 중국은 지금, 경제성장의 둔화라고, 힘이 다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부동산 거품 꺼지고 실업률은 급상승
그 견해가 올바른지 어떤지는 차치하고, 중국이 안는 경제적인 약점을 들춰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신종 코로나 사태를 억제하기 위해 중국은 기술을 이용해 도시봉쇄를 하고 국경을 폐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단행했다. 공산주의 체제만의 엄격한 대응은 처음에는 칭찬받았지만 지속하기는 어렵고 중국산 백신의 효과가 낮은 것도 덩달아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2022년 말, 중국은 갑자기 제로 코로나 정책을 종료시킨다. 그럼에도 기대만큼 소비가 살아나지 않은 것은 다른 요인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의 3분의 1을 책임지던 부동산 거래와 주택건설이 붕괴된 것, 청년 일자리가 없는 실업률이 급상승한 것이다.
부동산 위기로 생긴 손실은 대부분 국가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국유은행제도의 채무탕감이자 구제조치라는 것이다. 더욱이 인구감소와 고령화라고 하는 장기적인 요인도 고려하면, 2008년의 리먼 쇼크 때와 달리, 공공지출과 차입으로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되어 있다.
■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이 일본이 겪은 것처럼 기다리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는 「일본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좋은 뜻은 아니다.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 이후의 일본과 오늘의 중국에는 차이점도 많이 있어 이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눈앞의 거액 채무와 골치 아픈 인구문제는 일본이 겪은 디플레이션과 수십 년의 저성장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하다.
지정학적으로는 중국이 강력한 강대국으로서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권익을 계속 확대하고픈 미래의 모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경제가 정체되거나 성장이 둔화되고 있더라도 큰 힘을 가진 중국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그래도 중국의 지배력이 떨어지면 유독 아시아에서 두 가지 변화가 생길 것이다.
하나는 중국의 횡포에 저항하고 영향력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중국이 막무가내식 국가주의를 밀어붙이는 것이다. 동중국해나 남중국해 인접 지역을 장악해 자국의 약점을 보완하려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제해권 욕구로 대만 침공을 시도할 위험성이 커진다.
(뒤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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