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피라미드' 앞에 선 한국사회 ... 차별과 편견은 왜 방치하나
*해외 사이트(KOREA WAVE)에 있는 글을 정리한 것이다(https://www.afpbb.com)
한국 거주 외국인 추이 (c)news1
지금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혐오는 더 이상 드문 현상이 아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온 이주노동자, 국제결혼으로 인한 이민자, 유학생 등 사회적 경계에 놓인 사람들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극우 집회에서는 중국인에 대한 적대적 발언이 공공연히 오가고,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댓글창은 외국인에 대한 혐오 표현으로 넘쳐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많은 사람들이 흔히 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데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말투와 행동양식에 익숙하지 않고, 외모와 문화도 다르다. 또 언어 구사능력이나 사회적 자원도 한정돼 있어, 더 쉽게 비웃음을 당하거나 무시당하기도 한다. 처음엔 무식하다는 평가를 받고 조금이라도 개선하려 들면 욕심이 많다는 비난을 받는다. 다르다고 미움을 받고 닮자고 하면 불쾌하다는 말을 듣는다. 이러한 모순된 적대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 편견 방치하면 폭력으로 변한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저서 '편견의 본질'에서 편견을 충분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을 부정적으로 보는 태도라고 정의했다. 그는 편견의 근본에 '잘못된 일반화'와 '적대감'이 있다고 지적했고, 사회가 그 편견을 허용했을 때 사람들은 말의 공격에서 시작해 회피, 차별, 심지어 폭력, 학살에까지 이른다고 경종을 울렸다.
올포트의 이론은 미국의 범죄학자 브라이언 레빈에 의해 헤이트 피라미드(Pyramid of Hate. 혐오의 피라미드)라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이는 혐오가 ▽편향적 태도, ▽편견에 기반한 행동, ▽제도적 차별, ▽편견에 의한 폭력, ▽제노사이드(집단학살) 등 5가지 단계로 진행됨을 보여준다.
이 피라미드의 가장 무서운 점은 단계가 순서대로 진행된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심한 한마디가 특정한 정치-사회적 상황 속에서 갑자기 폭력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즉, 방치된 편견은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사회의 불안이 증오 키운다
현재 우리 사회가 혼란스럽듯 혐오(Hate)는 사회가 불안정할 정도로 뿌리 깊게 퍼진다. 생활이 어렵고 고독감이 강해지면 사람들은 그 원인을 바깥 집단에서 찾기 쉬워진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히틀러는 유대인을 희생양 삼아 홀로코스트를 일으켰고, 한국전쟁 때는 이데올로기의 이름 아래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학살당했다. 증오는 어느 시대나 비극의 출발점이었다.
2018년 제주도에 예멘 난민 신청자가 입국했을 때에도 인터넷에는 '난민은 범죄자'라는 편견이 퍼졌고, 이들의 정착은 '한국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으로 왜곡되기까지 했다. 외국인이 연루된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강제송환하라는 식의 댓글이 이어지는 상황은 편견이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다는 증거다.
◇ 혐오를 깨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관점
그렇다면 이 '혐오의 피라미드'를 어떻게 하면 뒤집을 수 있을까. 세 가지 방향성에서 살펴본다.
(1) 개인의 자기성찰: "그건 내 생각일 뿐"이라는 핑계로 편견을 정당화하는 것은 때때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한다. 왜 혐오 발언이 문제인지,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자문하고 주위와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은 사회는 이해와 배움에서 시작된다.
(2) 언어배움과 공감: 단순히 '그 말은 틀렸다'고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왜 그 말이 상처가 되는가', '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를 말하고 듣는 것이 필요하다. 공감은 기술이고 연대는 그 기술을 실천할 때 생긴다.
(3) 제도적 지원: 사회적 포용은 개인의 선의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 고용, 주거, 교육, 복지 등 모든 영역에서 약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법률과 정책에 의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 한 걸음으로서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지금, 「혐오의 피라미드」의 어느 단계에 서 있는 것인가--. 침묵하고 못 본 척하면 다음 단계를 허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에게 손을 내밀고, 말을 나누고, 함께 고민한다면 이 피라미드는 무너뜨릴 수 있다.
「포용의 사회」의 실현은, 지금 이 시대의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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