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화제인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의 올바른 읽는 법 ... 제2의 플라자 합의가 불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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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언론에서 화제인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의 올바른 읽는 법 ... 제2의 플라자 합의가 불가능한 이유

by 소식쟁이2 2025. 5. 9.

언론에서 화제인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의 올바른 읽는 법 ... 제2의 플라자 합의가 불가능한 이유

* 이 자료는 Wedge(웨지)에 게재된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https://wedge.ismedia.jp/).

국제금융시장을 휘젓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거수일투족은 스티븐 밀란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2024년 11월 발표한 논문 'A User's Guide to Restructuring the Global Trading System'의 내용에 입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논문의 논점은 다양하지만 외환시장의 관점에서는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제조업 쇠퇴의 주요 원인을 달러 과잉평가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준비통화로 큰 수요를 배경으로 달러 강세가 자리 잡는 가운데 제조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안된 틀이 항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다. 이 논문은 21세기판의 다중통화 합의(a 21st Century version of amultilateral currency agreement)라고 부르고 있다.

◆ 다시 정리해 보는 말아라고 합의(Mar-a-Lago Accord)
그 내용을 요약하면 (1) 달러 환율의 의도적인 감가, (2) 미국 국채의 초장기화, (3) 안보와 경제정책의 제휴, (4) 관세의 전략적 활용으로 집약할 수 있다.

이른바 1985년의 플라자 합의와 거듭 주목되는 것은 (1)의 논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인데,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에서는 그동안 선을 그어왔던 안보 분야의 논의와 경제 분야의 논의가 통합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 있다. 통화·통상·안보 정책의 단일 운용이라는 것이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 최대의 특징일 것이다.

이러한 틀에서 논의를 하게 되면 안보 면에서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나라(특히 아시아 나라들)는 반대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미국 국채는 우리나라를 바롯하여(보유량은 1246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경우 세계 최대의 미 국채 보유국이며, 그 이외의 아시아 국가들도 외환보유대국으로서 미 국채의 대량 보유자가 즐비하다.

(2)의 요구는 제정신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아마도 (1)·(3)·(4)로 협박하는 것으로 실현하려는 본심일 것이다. 사실 많은 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을 얼마나 회유할 수 있겠느냐는 자세에 달려 있다.

◆ 너무나도 다른 1985년과의 환경
외환시장 전체에서 주목받는 ①에 관해서는, 그 이상은 이해한다고 해도 수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플라자 합의 재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도표②는 7개의 논점으로부터 1985년과 현재의 차이점을 비교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것이 다르다. 우선 흔히 말하는 것처럼 40년 전과는 외환시장의 넓이도 깊이도 전혀 다르다.

도표

②를 살펴보면, 국제결제은행(BIS) 조사를 바탕으로 하면 하루 외환시장의 평균 거래액에 관해, 1986년은 6000억달러였던 것에 비해, 2022년은 약 7.5조달러로 10배 이상의 규모다. 게다가③에 관련된 논점으로서 시장 참가자가 다양화되어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비근한 이야기로 1980년대에 이렇게 개인투자자가 영향력을 가지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며, 기관투자자의 확대도 마찬가지이다. 외환시장 참여자의 다양화와 시장 자체의 대규모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각국 중앙은행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필연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또한 ⑥에 관한 논점으로서 국제사회는 더 이상 협력하지 않으며, 따라서 '합의'도 하지 않는 현실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당시는 냉전중이기 때문에 [G5(미/독/불/영/일)] vs. 소련'이라는 이해하기 쉬운 대립구조가 있었고, 서방 진영의 보조는 갖추어져 있었다. 이는 '자본주의 vs. 공산주의'라는 구도이기도 하며, 플라자 합의는 달러 강세 변경에 따라 보호주의로 기울고자 하는 미국 의회의 움직임을 빼고 자유무역체제를 지키려는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정작 미국이 자진해 고립돼 보호주의의 껍데기에 갇히려 하고 있다. 그 다음에 협조를 강요하며 협박을 가하고 있는 구도이다.
일치 협력해 달러 시세를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인하는 데 도움을 줄 이유는 그런 국제사회는 더 이상 없다. 서로 대립하는 외환시장이 거대해지고 있는데 이에 맞서기 위한 협력은 이뤄지지 않으니 효과도 제한적이다.

오히려 4월 들어 미국 금리 급등과 달러화 약세로 낭패를 본 것을 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실책으로 달러화가 하락해 이를 억제하기 위한 역(逆)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가 필요할 가능성조차 없을까. 하기야 그 때가면 국제사회가 도와줄 것 같지 않다.

◆ 엔화는 이제 다른 통화
무엇보다 ③이나 ④에서 보듯 일본의 펀더멘털이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 1980년대의 일본은 「Japan as Number One」의 구호가 보여주듯이, 틀림없이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세계 경제의 약 15%가 일본이었다.

이에 비해, 지금의 일본 경제의 점유율은 약 4%로 상대적인 존재감은 4분의 1까지 침체되어 있다. 당시 일본은 미국의 라이벌이지만 이제 그 자리는 중국에 내주고 있다.

또 이와 정합적으로 엔화의 펀더멘털도 격변하고 있다. 1980년대에는 '무역흑자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라는 상황이 있었던 반면, 현재는 '무역적자 때문에 엔화 약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엔화 약세 유도를 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엔화 약세는 일본이 원했던 시세 현상이 아니라 저금리·무역적자 때문의 결과로 인한 필연이다. 그 필연을 의도적으로 뒤집는 힘은 미국에서라면 상응하게 인정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달러 매도·엔 매수 환율개입을 함께 해줄 것인가. 거듭 살펴보듯이 미 국채의 물량소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에 따른 수익률 급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미국은 이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일본이 엔고를 기도해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은 일본은행 금리인상 정도일 것이다. 10년채 이율로 말하면, 당시 6%초과였던 것이, 지금은 어느 정도의 상승을 거쳐도 기껏해야 1.5%정도이다. 1985년과 2025년에는 전혀 '다른 통화'이고, 이를 강하게 하려고 해도 한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

항상 「상대가 있는 이야기」의 환시장에서는 「엔화의 구조적인 약함」과 엔고·달러 약세는 양립한다. 4월 들어 보여지고 있는 엔고는 어디까지나 달러의 자멸이며, 일본이 재평가되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미국이 정신을 차리면 다시 엔저로 돌아간다. 그 정도의 지력임은 유의하고 싶다.

◆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 ≒ 2차 플라자 합의'가 아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는 통화정책의 이야기가 아니라, 통화·통상·안보 분야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정치 합의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 목적은 미국의 제조업 부활로 이해된다. 그러나 알다시피 경제분야의 요구내용(100년채 교환이나 달러가치 하락)은 제멋대로이고, 그래서 위협적인 관세정책과 안보정책이 세트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 ≒ 2차 플라자 합의와 같은 해석도 있지만 달러 강세 시정에만 초점을 맞춘 주장은 균형을 잃고 단편적 시각으로 보인다. 애초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것은 달러화 약세가 아니라 무역적자 축소이며, 달러화 약세는 그 수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야 어쨌든 베센트 재무장관은 수단의 목적화에 빠질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달러화 약세와 미국 금리상승이 같은세트가 된 이상 달러일강 체제 붕괴에 도박하지 않는 한 달러화 약세 지속을 주요 시나리오로 삼기는 어렵다. 무역적자 축소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관세 이외에도 상대국이 수입을 늘린다는 것이 직접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다.

아마 그것이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나 농산품, 그리고 방위 장비품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을 환율로 휘어잡아 해결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일본은행 금리인상의 상황으로 엔고가 진행된다고 하는 측면은 불가피하다고 해도, 그것이 전부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플라자 합의 2.0이나 마르라고 합의(Mar-a-Lago Accord)는 포괄적인 정치적 합의로 외환시장의 거래 재료를 넘어선 시각에서 이해하고 평가해야 할 이야기로 해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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