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관광객들 비싼 임대료로 명동 절반 빈가게
'몇 억원의 권리금 때문에 앞으로 인건비나 매달 내는 임대료를 낼 수 없어요. 권리금보다 인건비와 임대료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지요. 명동에서는 장사가 안 되면 빨리 문을 닫는 편이 현명한 겁합니다.'(명동 A부동산 대표)
서울 핵심 상권에 위치하며 대한민국의 관광지로 유명한 명동. 최근 명동은 아무리 둘러봐도 둘 중 하나가 문을 닫는 듯하다는 설명이다. 조그만 빌딩이 통째로 비어 있는 것은 당연해 1층에 있는 문을 닫은 일부 업소는 유리문에 신문지를 붙여놓으며 쓸쓸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명동을 찾은 회사원은, 운동화가 필요해 신발을 사러 왔다며 명동은 회사에서 가까웠지만 지금까지는 오지 않았다. 거리 분위기가 너무 황량하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실제로 부동산 데이터업체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50.3%에 달했다. 명동에 있는 소규모 상가의 절반은 비어 있다는 것이다. 주변 번화가인 광화문(21.7%)이나 종로(9.8%)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수치다를 보여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인이나 건물 주인도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A 부동산업자 대표는 뉴스에서 명동 상권이 침체됐다는 얘기를 많이 하니 그런 인터뷰에 응하지 말라고 엄하게 들었다며 현재 명동 상권에는 권리금이 전혀 없다. 임대료도 10년 전에 비해 30~40% 떨어졌다고 귀띔했다.
명동에 있는 다른 부동산업자도 요즘 명동이 기울고 있다고 해도 임대료에는 적정가격이라는 게 있다. 하지만 전세 매물을 찾는 사람 중에는 세를 많이 깎으려는 사람도 있다며 세입자에게 말해봐야 성사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그냥 돌아가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고 한다.
상인들도 줄어든 매출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기작인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달고나를 파는 한 노점상은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인지 손님이 더 줄었다며 하루 5만원이라도 벌고 싶다고 체념한 모습이었다.
업종에 따라 부침 정도는 다르다고 한다. 음식점과 화장품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의류와 스포츠 브랜드의 대형 매장은 계속 영업을 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한 스포츠 브랜드 매장 매니저는 플래그십 스토어 등 대형매장이 입점해 있는 건물도 많다. 손님도 사러 오는 편이기 때문이라며 회사로서도 상징성 때문에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등산 브랜드는 한 달여 전 명동에 새로 매장을 열었다. 국내 SPA 브랜드 중에도 개점 준비 중인 곳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 문을 여는 곳이 있는가 하면 문을 닫는 곳도 있다. 명동 상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교차로 코너 주변의 아디다스 명동 브랜드센터가 조만간 문을 닫을 것으로 안다며 명동을 떠날지, 다른 건물로 옮길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아디다스 같은) 점포는 입점할 때 권리금을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비싼 임차료와 인건비에 비해 매출이 늘어나지 않자 폐점을 고려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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