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의 3국 협력관계 줄다리기에서의 진짜 승자는? ...우정이 돈독한 푸틴과 김정은에게 짜증나는 시진핑
파이낸셜타임스(FT)의 리히 베이징 지국장이 6월 26일자 논설 'Why Xi Jinping is wary of Kim Jong Un's embrace of Vladimir Putin'에서 6월의 푸틴 방북은 북한의 중국 이탈을 조장한다며 중국을 불쾌하게 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 주요점은 다음과 같다.
중국 신화통신은 푸틴 방북이 미국의 신경을 건드린 것이 분명하다고 썼지만 중국의 초조함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시진핑(習近平)은 최근 몇 달간 북·러의 긴밀화를 우려해 왔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탄약을 공급하고 그 대가로 보다 고도의 군사기술을 제공하기로 약속받았다.
중국은 공개적인 비판은 삼가고 있다. 그러나 불쾌감의 징후는 늘고 있다.
4월 시진핑은 5년 만에 중국 공산당 간부를 북한에 파견, 양국의 깊은 우정을 재확인한 바 있었다. 분석가들은 김정은·푸틴의 관계 심화는 김정은의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심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담해진 김정은은 미사일 실험을 해 이 지역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푸틴의 방북은 관련된 중국의 우려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었다. 두 정상은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 조약에 서명하고 어느 한 나라가 공격을 받을 경우에는 이용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즉각적인 군사 및 기타 지원을 할 것을 약속했다.
중국의 문제는 1961년 서명한 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이 있다는 것이라고 중국 교수인 심정립(沈丁立)은 말한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침공에 조약에 따라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할 경우 러시아의 적국은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북·러 조약이 북·중 상호방위조약을 촉발해 중국이 궁지에 몰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른 학자들은 더 낙관적이며 중국의 해석도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교수인 린샤오(任曉)는 중국에 대해 북·중 조약이 "한반도에서의 어떠한 분쟁에 대한 자동적인 군사 관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러 새로운 조약의 문구도 양측에 여지를 남기기 위해 모호하게 돼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김정은과 푸틴이 함께 시진핑을 화나게 할 위험을 감수할까. 심정립은 푸틴과 김정은이 중국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푸틴은 중국으로부터 범용기술 이상의 지원과 러시아의 가스구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김정은은 중국이 미국 등에 대항하기 위한 지원을 충분히 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5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논의된 데 대해 북한은 '중대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푸틴 방북 때 김정은은 러시아를 북한의 가장 성실한 친구로 불렀다. 이는 암묵적 중국에 대한 비판으로 냉전시대 중·소를 교묘히 이용해 온 북한의 기교를 방불케 한다.
드러내놓고 항의할 일은 없겠지만 중국은 계속 두 불량국가와의 삼국간 전략협정에서 거리를 두고 싶다. 신화통신은 북한이 단기간에 러시아의 경제 극복에 큰 힘을 제공할 수는 없다고 썼다. 그것은 중국의 초조함을 보여준다.
경제에 대해 말하자면, 중국은 푸틴에게 있어서 유일한 의지의 밧줄이다. 푸틴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자랑하는 시진핑에게 최근 북·러 관계의 긴밀화는 국가 운영에 있어 (개인의) 우정은 거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한계 없는 협력을 주장하는 중·러에게 있어서도 그렇다.
◆ 현재의 승자는?
푸틴은 6월 19일 방북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에 서명했다. 23조로 구성된 조약의 제4조는 어느 한쪽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가 된 경우 지체 없이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한다.
그것은 과거 북·소(소련)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1961년 체결, 냉전 후인 1996년 파기 실효)의 확대, 부활을 의미한다. 북태평양의 안보환경에 새로운 측면을 더하는 것이다.
북·러 접근과 동맹조약 서명은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북한·한국에 갖가지 파장과 의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FT 기사가 지적하는 중국의 우려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이 기사는 그 이유로 학자 심정립의 견해를 소개하고, 중국의 걱정은 북·러 새 조약에 의해 북·중 방위조약이 촉발되어 중국이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릴 위험에 대한 경계가 있다는 것을 설명, 그에 대한 이론도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심정립의 논의는 흥미롭지만 시진핑의 우려가 있는 수준의 사고(생각)에 근거한 것 같지는 않다. 시진핑의 조바심은 뛰어난 권력정치 차원의 김정은과 푸틴에 대한 불만으로 봐야 할 것이다.
김정은이 중·러 사이에서 능수능란하게 행동하고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탄약 수요의 약점 때문에 김정은에게 접근한 것에 짜증이 난다고 봐야 할 것이다. BBC에 따르면 중국 측은 5월 방중한 푸틴 측에 중국 방문 즉시 북한을 방문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김정은은 자신감을 키워가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 기사도 냉전시대 중·소(소련)를 교묘히 이용해 온 북한의 기교를 방불케 한다고 했다. 북의 건국 이래 DNA는 지금도 살아 있다.
향후 어떠한 군사기술이 대가로 이전될 것이다. 7월 18일 김정은은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세르게이 크리볼치코 러시아 국방차관을 만났다. 푸틴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대북제재는 소멸될 것이며 새로운 제재 결정은 러시아가 막을 것이다.
현재 최대의 승리자는 김정은이다. 그러나 김정은도 경제를 의존하는 중국을 무시할 수는 없다. 최근 중국은 북한 노동자의 귀국을 북한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가장 충격적인 한국
북·러 동맹조약 서명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한국이다. 북이 미사일 등 새로운 기술을 얻으면 한반도 군사균형에 큰 영향을 준다. 언론과 여당은 격렬하게 반응했다. 유일한 구원은 지금은 한·미·일의 안보협력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반응은 세 가지다.
첫째는 러시아에 대한 분노다. 7월 21일 외교부는 주한 러시아 대사를 조치, 항의했다. 이때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검토하겠다고 러시아에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로, 이 때를 파악해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강한 논의가 여당 등에서 나왔다.
셋째는 핵무장론이다. 그러나 한국은 2023년 4월 한·미 확대억제 워싱턴 선언에서 확대억제 협의 개시의 대가로 한국은 자국의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 핵잠수식 보유론도 나오고 있다(6월 27일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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