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가 확산되는 미국 사회의 균열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가 확산되는 미국 사회의 균열

 

미국에서 최근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반이스라엘(반유대) 학생그룹 단속에 소극적인 의회 증언을 한 것과 자신의 표절 의혹이 커지면서 사임에 몰리게도 했다.

이후 게이 학장을 강하게 비판하던 부유한 헤지펀드 창업자 등은 비판의 화살을 거두기는커녕 애초에 업적이 적은 게이 교수가 학장으로 선출된 것은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중시 덕분이 분명하다며 비판의 대상을 확대했다. 게다가 DEI가 반유대주의(Anti-Semitism)를 캠퍼스 내에 만연시킨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DEI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iversity, Equity, Inclusion)을 의미한다. 

DEI의 원래 출발점에는 두 가지 원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소수의 그룹(여성, 흑인 등)을 차별해 온 역사의 속죄를 하듯이 요직에 적극적으로 등용하도록 행동하자는 윤리적 원류이다. 또 하나는, 사회나 조직의 발전, 성장을 위해서는, 소수자그룹도 적극적으로 사회경제에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하는 합리적 원류이다.

합리적 원류의 전형은 아마도 1960년대에 시작된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일 것이다. 대학입시나 회사의 채용·승진 인사에 있어서, 소수자 그룹(여성, 흑인 등)이, 능력·업적으로 동등하거나 이기고 있는데, 편견 등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아 불합격하는, 불채용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 능력·업적이 동등 이상인 경우에는 소수자 그룹의 사람을 적극적으로 채용하자는 것이 어퍼머티브 액션이라고 하며, 많은 조직에서 채택해 왔다.

이는 다양한 배경(성별, 인종, 문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유능하다면 등용하는 것은 사회·조직의 발전에 있어서도 바람직하다는 합리적인 판단이 바탕에 깔려 있다.

반면 윤리적 원류가 첨예해지면 과거의 차별(흑인의 경우에는 노예제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에 대한 보상의 의미에서 비록 능력과 업적이 부족하더라도 소수자 그룹을 등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윤리적인 원류가 강해진 것은 2020년 5월에 일어난 백인 경관이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를 직무 중에 죽인 사건이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흑인의 생명을 경시하지 마라(Black Lives Matter)라고 하는 운동이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 뿌리 깊은 흑인 차별 철폐에의 사회변혁에 연결되려고 했다. 입시와 인사에서도 흑인 우대의 분위기가 더욱 높아졌고, (차별적) 경찰 예산 삭감, 흑인 차별에 찬성했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이름이 붙은 프린스턴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그 이름이 사라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 DEI는 합리적인 것에서 윤리적인 것으로
이 운동은 흑인 차별 철폐에서 흑인 우대로 진화함과 동시에 DEI가 합리적인 것에서 윤리적인 것으로 변화되어 갔다. 이 DEI를 둘러싼 의견대립이 있는 가운데, 하마스 대 이스라엘의 전쟁이 일어났다. 하마스 지지, 이스라엘 비판, DEI를 옹호하는 논조를 펴는 그룹의 대부분은 소수자 그룹(흑인)과 윤리적으로 속죄의식을 가진 백인들로 구성돼 있다.

미국내 정치적으로는 민주당 좌파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지지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올 가을 대선에서 선뜻 바이든 지지가 되리라고는 할 수 없다.

반면 이스라엘 지지세력은 DEI 비판세력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팔레스타인 지지가 이스라엘 전멸을 노리는 '반유대주의'(anti-Semitism) 이라며 이를 단속하도록 대학에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대학, 많은 기업에서 채택하고 있는 DEI가 교육이나 기업 경영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치 세계에서는 공화당 우파에서 트럼프 지지자와 겹친다.

미국 사회에는 새로운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합리적인 DEI 추진 등으로 어떻게든 균형을 유지해 온 인종간 문제에 균열이 가 11월에 맞이하는 대통령 선거의 향방에도 영향을 주려 하고 있다.

*재미있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 꾹 눌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