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미 대선의 각 당 후보자 결정방법은?
<앞편에 이어서>
다음으로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구조와 연방제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 본다.
◆ 본선, 경선이란?
흔히 미국 대선을 예비선거와 본선으로 나눠 11월 첫째 주 월요일의 다음 날 화요일(11월 2일부터 8일 중 화요일에 해당하는 날)에 치러지는 선거를 본선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영어로는 general election이라고 하는 것으로, 본선이라는 것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사실 미국에서 최종적으로 대통령을 뽑는 것은 각 州에서 뽑힌 대통령 선거인이 12월에 치르는 선거다. 흔히 본선거로 불리는 11월 선거는 각 州에서 대통령 선거인을 뽑기 위한 선거다.
무엇보다 대선인 선거는 최종 선거 때 누구에게 투표할지 선언한 사람을 뽑는 것이고 투표용지에도 정·부통령 후보의 이름이 적혀 있기 때문에 11월 결과와 12월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없다. 그래서 11월 선거를 본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보통 틀린 말이 아니다(미국에서도 주목받는 것은 11월 선거이며, 상당히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2월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는다).
이런 복잡한 제도(대통령 선거인 선출 방식)가 도입된 현실적인 이유 중 하나는 자동차도 비행기도 없는 시대에는 대통령 후보가 미국 전역을 도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각 州에서 대표를 뽑아 대통령을 뽑게 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 제도가 오늘날에도 남아 있는 것은 州의 주권 문제와의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 인식으로 미국은 영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독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엄밀하게는 독립전쟁에서 승리하여 국가(state)가 된 것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여러 나라(그것이 나중에 州가 됨)였다. 그것이 함께 만들어진 것이 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이다.
그래서 원래 州정부는 주권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 미국 연방제를 생각하는 대전제이다. 대통령에게는 독립된 여러 州의 정적한 역할이라는 자리가 주어졌기 때문에 대통령을 뽑는 것은 기본적으로 州라는 사상이 깔려 있다(따라서 푸에르토리코나 괌 같은 州주 아닌 지역 주민은 수도 워싱턴DC 주민을 예외로 하여 투표권을 갖지 않는다). 오늘날에도 대통령선거인제도가 존속하고 있는 것은 연방주의의 사고방식이 강하게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대통령 선거인이란?
대통령 선거인 수는 각 州의 연방 상원의원 수(일률적으로 2명)와 인구 비례로 각 주에 할당되는 연방 하원의원 수의 합으로 정해져 있다. 州주 아닌 지역 주민은 원칙적으로 투표권을 갖지 않지만 콜롬비아 특별구(수도 워싱턴DC)는 예외로 3명의 대통령 선거인이 부여돼 있다.
이 수는 미국 헌법 작성 시 다양한 타협의 결과로 정해졌다. 건국 시 인구가 적은 州는 "어떤 州는 주권국가로서 평등하다"는 관점에서 모든 州가 동일한 선거인 수를 요구했고, 인구가 많은 주는 "인구가 많은 州가 많은 선거인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 타협의 산물로 연방의회 의원 수는 상원이 일률적으로 2명, 하원은 인구 비례로 결정됐다. 대통령 선거인 수는 이들 수를 더하게 된 것이다.
또 대통령 선거인의 정당 내역(예를 들어 州에 할당된 대통령 선거인 수가 20명으로 그 중 몇 명을 민주당, 몇 명을 공화당에 할당할지)은 기본적으로 州정부가 결정하도록 돼 있다. 오늘날에는 한 표라도 유권자의 표가 많았던 정당에 모든대통령 선거인 수를 할당하는 주가 대부분이지만 그것은 미국 헌법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州정부의 결정사항이다.
◆ 예비경선이나 전당대회의 선택
이보다 앞선 시기에 있는 각 당의 대통령 후보, 부통령 후보를 가리는 전당대회를 살펴보자.
전당대회는 정당별로 열리는데, 그 참가자는 각 州에서 선출된 대의원이 중심이다(여기에 전직 대통령과 연방의회 의원 등이 참여한다). 전당대회에서는 선거강령이 발표된다. 이는 정·부통령 후보가 국민을 상대로 발표하는 선거공약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각 州의 대의원, 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각 州의 정당 조직이 단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건을 서로 넣어 만드는 정당 내부문서로서의 측면도 있다.
대통령 후보를 뽑을 때는 각 주에서 경선이나 당원집회(코커스)가 치러진다. 경선은 일반 선거와 마찬가지로 자격을 가진 자가 투표소에서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그 투표권의 범위는 州마다 다르며 유권자 등록 시 등록한 정당의 경선에만 투표가 가능한 주는가 하면, 다른 정당에도 투표할 수 있는 州는 있다. 반면 당원집회(코커스)는 지구별로 당원들이 모여 토론이나 거수, 투표 등을 반복해 후보를 1명으로 압축하는 방식이다. 후보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법은 州나 지역에 따라 각각 정하도록 돼 있어 지역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경선이나 당원집회(코커스)가 시작됐을 때는 여러 후보가 있고, 그것이 서서히 탈락해 최종적으로 한 후보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결과 최종 남은 후보와는 다른 후보를 밀겠다고 결정한 州는 최종 남은 후보를 당 후보로 인정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가능한 한 선거강령에 포함시킴으로써 당의 단합을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전당대회에는 각 주, 그리고 비주 지역에서 대의원이 파견된다(비주 지역 주민은 11월 선거에서는 투표권을 갖지 않지만 전당대회에는 대의원을 파견한다).이 대의원의 인원은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선거마다 연방의 당사가 주의 인구와 최근 선거에서 각 주가 최종 승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감안해 결정한다.다만 각 주에 배정된 대의원을 누구로 할 것인지는 각 州의 정당에서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돼 있다.
또 대의원을 뽑는 방식으로 경선을 할지 당원집회(코커스)를 할지, 각 후보에 대응하는 대의원 수를 인구비례로 배정할지, 승자독식으로 할지도 州 정당조직이 결정하도록 돼 있다. 당원집회(코커스)는 소요시간이 길기도 해 최근에는 참여하기 쉬운 경선으로 전환하는 州가 늘고 있다.
◆ 후보자 결정에 영향을 줄 수도
사실 경선이냐 당원집회(코커스)냐가 후보 결정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예를 들어 2008년 대선 때 민주당에 대해서는 당원집회(코커스) 방식을 채택한 곳에서는 버락 오바마가, 경선 방식을 채택한 곳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우위를 점했다. 이는 당원집회(코커스)에서는 쟁쟁한 경력을 자랑하는 클린턴을 비판하기 쉬운 반면 흑인 오바마를 비판하기 어려웠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여성은 대통령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공언했던 사람이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경선에서는 클린턴에게 투표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러한 결정에도 연방제의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대통령 선거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지만, 그 배경에는 연방제와의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연방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州에 여러 결정을 맡기는 점이 미국 정치의 흥미로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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