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출산은 왜?' 실업률 2.7%, 다른 나라와 비교해 나쁘지 않는데도 청년들의 비관적 미래관
실업률 2.7% 지니계수 0.32 경제상황 나쁘지 않은데 심각성 더하는 배경에 대한 해외의 분석 자료이다
우리나라 저출산과 데이터상으로는 경제적으로 곤란하지 않을 한국의 젊은층이지만 이상한 실업률 2.7%로, 심각해지는 배경을 살펴본다.
<저출산의 원인이 되는 젊은층의 생활 불안은 데이터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국가가 성숙하고 목표를 잃으면서 막연한 불안이 활력을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 확실히 서울에는 거리 곳곳에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었다. 1980년대 초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을 넘었고, 반대로 일본은 1.7 안팎의 숫자로 나타났었다.
그 차이가 그대로 거리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서울 거리에 아이는 없다. 2000년대 초반 일본을 밑돌던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이후에도 계속 떨어져 2018년에는 마침내 1.0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작년 숫자는 0.72다.
수치상으로는 다른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유엔 통계에서도 한국의 숫자는 주권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의 원인으로서 자주 지적되는 것이, 젊은층을 둘러싼 생활 불안이다. 한국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높고, 고용에 있어서의 비정규직 비율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혼인 연령도 올라갈 수밖에 없고, 그 결과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지금의 한국은 결혼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 그래서 저출산이 진행되는 것은 당연하다, 라고.
그러나 실제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한국의 젊은 층이 처한 현재 상황이 극단적으로 나쁘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실업률은 2.7%다.
OECD 국가 중 일본, 체코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청년층에 해당하는 15~24세 실업률은 이보다 높은 7.4%지만 이 수치도 38개국 중 7번째로 낮다.
참고로 미국은 10.1%, 프랑스는 18.5%, 이탈리아는 25.4%다. 오늘날 세계에서 젊은층의 실업률이 전체보다 높게 나오는 것은 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 목표였던 선진국이 된 후
근로조건도 마찬가지다. 같은 OECD 데이터에서 2021년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 학력을 가진 24~34세 사람들 중 파트타임 혹은 연차 계약으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은 세대 인구의 5%다.
같은 연령의 노동인구에 대해서도 7%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도 큰 숫자라고 할 수 없다.
급여 측면도 더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한창 일할 나이인 25~55세의 임금 대비 15~24세의 임금 비중은 2022년 40.4%. 이 수치도 OECD 국가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나라 전체의 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22년 0.324.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과 영국에 비하면 상당히 좋다.
그리고, 그들의 고용을 둘러싼 상황은, 최근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한국의 15~29세 실업률은 2017년 9.8%를 정점으로 떨어졌고 2023년에는 5.9%가 됐다.
배경에 존재하는 것은 한국전쟁이 휴전된 1953년부터 60년대 초반까지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일제히 퇴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까운 일본의 경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전반의 취업 빙하기 세대의 취업난이 이후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으로 일소된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젊은층을 둘러싼 상황은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동시에 중요한 한국의 젊은 사람들 자신이 미래에 적극적인 전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여론조사 등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과거와 달리 일자리는 나름대로 있고, 근로조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그들은 왜 강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일까?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황보다는 그들이 가진 미래에 대한 전망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결과로 한국은 풍요롭고 평화로운 사회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지금 그들의 생활에 관련된 숫자는 손색이 없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전의 한국인들에게 목표는 앞서가는 선진국의 모습이었고, 그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그러나 스스로가 그 선진국 중 하나가 된 지금, 그들은 지향해야 할 모델을 놓치고 있다.
고도성장이 이어지던 시대, 사람들은 지금의 삶이 힘들어도 미래의 삶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아질 것이 틀림없는 그런 기대를 당연히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젊은 층은 그렇지 않다. 경제성장 둔화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어둡게 하고, 이들은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주저하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이들이 결혼을 미루고 아이 갖기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이끈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저출산 현상은 결과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가속화시킨다. 인구감소가 계속되면 한국 경제는 축소되고 그 미래상은 더 어두워진다.
미래에 대한 희망의 소멸이 저출산을 불러오고, 저출산이 더욱 미래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우리 사회는 이런 부정적인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부자에 대한 질투심이 낳는 불안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인터넷을 통해 보여주는 정보의 가시화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는 직접 볼 수 없었던 부유층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강하게 인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젊은 층에서 진행되는 고학력화는 이들 부자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크게 바꾼다. 과거 한국에서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해외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그들은 특별한 존재였고, 그래서 사람들은 동경을 갖고 그들을 대했다.
그러나 현재의 부유하고 고학력인 젊은층에게 부유층은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불공정함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렇게 사회에 부러움과 질투가 소용돌이치고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큰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그 모습은 마치 한 희망찬 젊은이가 늙어서 미래의 어리석은 모습을 보는 것과 흡사하다.
젊은 시절에는 목표가 있고 성장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난해도 꿈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성공을 한 노인들은 그동안 축적된 생활로 더 잘 살 수 있지만 이미 성장의 잃어버린 상태로서, 미래에 밝은 전망을 갖기는 어렵다. 미래에 대한 울부짖음은 마음의 불안을 불러오고, 때로는 부유한 노인의 지금을 파탄낸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황 이상으로 사회의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을 어떻게 되찾느냐 하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사회의 늙음이라면 한국 사람들은 이 가운데서 어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을 것인가. 똑같이 늙어가는 사회에 사는 사람으로서 그 모습은 우리의 거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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