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왜 계속 괴로워하는 걸까? 미국에서 박사 심리사가 해명하는 '트라우마 메커니즘'
몇 년 전에 입은 성(性) 피해를 고발하는 사안이 늘고 있습니다. 사람은 왜 과거의 쓰라린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요. 우리를 괴롭히고 삶을 방해하는 마음의 상처를 '트라우마(trauma. 심리적[정신적] 외상)'라고 부르는데, 왜 마음은 상처받는지, 그리고 왜 마음의 상처가 삶을 혼란스럽게 하는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상담사가 저서 '한 점을 멍하니 보기만 하면 된다! 뇌에서 트라우마를 지우는 기술'을 바탕으로 알려지지 않은 트라우마의 메커니즘(trauma mechanism)을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 애초에 트라우마(trauma)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업무상의 사려·분별이 없는 불만이나 이의제기(claim), 직장 상사의 질책에 상처를 받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시다. 그 결과 짜증이 나거나 잠을 잘 수 없게 되는 등 심신의 스트레스 반응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일상적인 스트레스 많은 사건에서 생긴 마음의 상처는 '일상의 트라우마'라고 하며 시간이 지나면 치유되기 마련입니다. 1주일, 혹은 2주일 정도 지나면 기분 정리도 되고, 보통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다시 일어설 때까지 본인은 괴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기억에도 남아 있을 것이고, 가끔 생각나고, 조금 우울해지는……같은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상사의 질책은 과거의 일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억에 좌우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사건이 아무리 사소해도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이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있고, 작은 상처도 쌓이면 중상이 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이해하기 쉬운 원인으로 생기는 '단순한 트라우마'
또한 삶 속에서는 체험한 사람이 평범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체험을 하면 사람의 마음은 깊은 상처를 받고 강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옵니다. 이런 강한 충격적인 사건의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 흉악 사건(강도, 살인 등)의 피해자가 되다
• 흉악사건에 휘말리거나 혹은 목격하다
• 사고(교통사고 등)를 당하하거나 목격하다
• 천재지변(재해, 태풍, 홍수, 지진, 해일 등)를 당하다
이들 외에 마음의 버팀목(자산이나 의지하던 사람 등)을 한꺼번에 잃거나 큰 병으로 진단받거나 큰 수술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이러한 1회의, 혹은 한정된, 알기 쉬운 원인으로부터 생긴 트라우마를 「단순한 트라우마」라고 합니다.
그리고 트라우마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증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정 수를 넘는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면 해당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정신 질환을 병발하기 쉽고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복잡한 트라우마'
원인이 뚜렷한 '단순 트라우마'와 대조적으로 치료나 관리가 어려워 전문가들을 괴롭히는 게 '복잡한 트라우마(복잡성 PTSD)'입니다.
복잡한 트라우마는 어린 시절(나이로 치면 14세 정도까지의 기간) 아동학대나 '따돌림(왕따)' 등을 장기간 겪은 사람이 안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말합니다.학대나 「따돌림(왕따)」에 계속 노출된 피해자는, 때로 심신의 발달이 늦어져, 다음의 3가지 성격 경향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자기이미지가 부정적(자신감이 생기지 않음, 자신에게 가치를 느끼지 못함)
• 감정조절이 서투르다(감정기복이 심하거나 반대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 친밀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에 서툴다(인간관계가 생겨도 유지할 수 없다)
이 밖에 죽고 싶다고 생각하기(죽고 싶은 마음) 쉽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병발하기 쉬운 것도 복잡한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모두 심각한 증상이지만 복잡한 트라우마에는 또 하나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트라우마에서 오는 '살기 힘듦'이 표면화된다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당사자가 많이 있습니다. 본인이 괴로움을 억누르고 있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마음이 깊이 상처받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과거와 '지금·여기'의 혼동이 트라우마 기억을 자극하는 원인
여기서 잠깐 멈춰서 지금 바로 트라우마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내면의 변화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왜 '통증'이 우리를 살기 힘들게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과 몸으로 사건을 받아들입니다. 그게 체험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뇌는 체험을 기억으로(즉 '과거의 일'로) 정리하여 필요할 때 참고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뇌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잘 정리된 기억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지금·여기'와 혼동하지 않고 '과거의 일'로 생각해냅니다.
그런데 트라우마 기억이라면 그렇게는 되지 않습니다. 트라우마 기억이란, 예를 들어 충격이 너무 강해서 뇌가 '과거의 것'으로 정리할 수 없었던 기억입니다.
그 정리할 수 없었던 트라우마 기억은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과거를 상기시키는 사건이 일어나 트라우마 기억이 자극되면 그 기억은 '지금·여기'와 혼동하고 맙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반응이나 증상이 생겨서 살기가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그 과정은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과거를 상기시키는 일이 생기다
↓
• 트라우마 기억이 자극되다
↓
•그 사람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혼동되다
↓
•또 트라우마 체험을 하고 있는 듯한 상태가 된다
↓
•통증(스트레스 반응이나 증상)이 나타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요즘 과거에 입은 성(性) 피해를 피해자들이 고발하는 사안이 늘고 있는데, 고발한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계속 트라우마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왜 '지금·여기'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일까요?
최근 연구에서는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은 뇌의 특정 신경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억과 관련된 내측 전두전야·해마·편도체를 연결하는 연결회로의 작동 방식에 문제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회로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뇌 안의 신경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외과 수술로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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