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반대쪽에 떨어져 있어도 서로 닮은 생물이 탄생하는 '평행진화'의 불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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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지구의 반대쪽에 떨어져 있어도 서로 닮은 생물이 탄생하는 '평행진화'의 불가사의

by 소식쟁이2 2024. 6. 29.

지구의 반대쪽에 떨어져 있어도 서로 닮은 생물이 탄생하는 '평행진화'의 불가사의

진화란 천천히 진행되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실험이다. 자연은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형상과 전략을 시험하면서 생존하고 번식해 나가는 데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찾아간다.

생물의 씨앗은 시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환경에 적응하며 자원을 서로 빼앗고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한다. 새로운 종(種)과 다양한 생물은,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쳐 탄생해 가는 것이다.

종(種)들은 대개 진화에 따라 다른 환경에 적응하면서 분기하고 각기 다른 것으로 변화한다. 이것을 분기 진화(divergent evolution)라고 한다. 먼 친척인 고래와 하마가 서로 다른 삶의 방식에 적응해 전혀 다른 모습이 된 것이 그런 사례다. 한쪽은 바다로 향하고 다른 한쪽은 반수생 동물로 지상 생활을 택했다.

이러한 분기 진화와는 다른 개념으로서 「평행 진화(Paralle evolution)」가 있다. 이것은 통상, 비슷한 유전적 배경으로부터 출발한 근연종(보기에 형태는 크게 다르지만 생물 분류 계통상으로는 관계가 가까운 종류)끼리, 자주 비슷한 환경에의 반응으로서 각각이 독립적으로 유사한 특징을 진화시키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평행 진화는 특히,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같은 생태학적 곤란에 직면하는 종(種)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다.

아래에서는, 평행 진화를 이룬 2 종류의 생물을 예로 들어, 그렇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1. 솔로몬 제도에 서식하는 박쥐
남태평양에 떠 있는 솔로몬제도 밀림에는 잎사귀박쥐(얼굴에 잎 같은 돌기가 밀집해 있는 것이 이름의 유래)라는 두더지박쥐속 박쥐가 서식하고 있다. 평행 진화했음을 참으로 잘 알 수 있는 생물의 한 예다.


동남아시아나 태평양 전역의 섬들에 널리 분포하는 이 박쥐군은 자연환경으로부터 비슷한 압력을 받으면 근연종 사이에서 몸집의 크기 등 중요한 특징이 평행 진화하는 것을 보여준다.

2024년 3월 학술지 Evolution에 실린 연구에서는 계통수가 만들어지고 대형이어서 근연종으로 여겨져 온 박쥐 개체군이 실제로는 측계통(paraphyly)이었음이 입증됐다. 요컨대 그동안의 생각과 달리 직접 조상이 같았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발견은 두더지박쥐속 대형 박쥐가 이 개체군의 역사에서 최소한 두 번은 따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이들 박쥐 사이에서 몸 크기가 평행 진화했다는 사실은 특히 흥미롭다. 왜냐하면 특정 환경에서는 몸을 대형화하려는 선택압이 작용한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그 요인으로는 먹이를 얻기 위해서, 혹은 포식자를 회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여러 섬(때로는 같은 동굴 내)에서 동시에 발견된 소형과 대형의 근연종 사이에서는 이종교배가 보이지 않았다.이 사실은 강력한 생식 격리가 빠르게 출현했음을 보여준다.이는 고립된 환경에서는 복잡한 진화적 변화가 매우 신속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2. 카리브 제도에 서식하는 아놀도마뱀류

쿠바에 서식하는 나이토아놀


카리브 제도에 서식하는 다양한 아놀도마뱀류 역시 평행 진화를 이룬 생물의 좋은 예다. 각 섬에서 독특한 아놀 도마뱀 집단이 생겨나 진화해 왔는데, 그러한 집단의 대부분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아놀도마뱀류는 서로 다른 에코모르프(ecomorph 서식하는 공간마다 다른 형태나 행동)를 진화시켜 왔다. 즉, 나무줄기나 수관(나무의 줄기 위에 있어 많은 가지가 달려 있는 부분), 초원 등, 특정의 마이크로 해비타트(아주 작은 서식지역)에 적응한, 공통의 표현형을 가지는 종(種)의 집합인 것이다.

이들 아놀도마뱀은 바다에 의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따로 서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특정 생태학적 역할에 따른 평행 적응을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어 별도의 섬에 서식하는 줄기-지상생활형(Trunk-ground) 아놀도마뱀은 각각 따로 진화했지만 모두 사지 크기가 커졌다. 앞뒤발이 크면 지상을 빠르게 이동하거나 큰 줄기를 올라가기에 적합하다.

반면 가는 가지 끝을 좋아하는 아놀도마뱀(twiganole)은 사지가 짧고 몸집도 작아졌다. 덕분에 가지가 많아 뒤엉킨 환경에서도 기민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이 같은 마이크로해비타트(Microhabitat)에 따른 특정 적응은 자연이 진화 경로를 정확히 바꿀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진화의 경로는, 각각의 환경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과제에 대응한 미세 조정이 일어나는 가운데, 평행한 길을 그리는 것이다.

카리브해 아놀도마뱀에서 발견되는 평행진화는 환경으로부터의 압력이 진화의 결과를 좌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자연도태가 갖는 놀라운 힘도 부각시키고 있다. 종(種)은 비슷한 생태학적 어려움에 처하면 비슷한 해결책을 짜내는 것이다.

카리브해에 서식하는 아놀도마뱀 연구는 생명의 다양성을 이루는 진화의 미묘하지만 강력한 힘을 조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생명체가 각각의 틈새(생태적 지위)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번식해 나가는지에 대한 통찰을 준다.

이러한 평행진화의 예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키고, 나아가 적응을 통해 살아가는 자연의 독창성을 상기시킨다.

(forbes.com 원문)
https://www.forbes.com/sites/scotttravers/2024/05/05/how-bats-and-lizards-from-opposite-ends-of-the-earth-tell-the-story-of-parallel-evolution/?sh=6191f5577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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