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임박한 사람은 어떤 말을 하나?
역사상 위인을 말할 때 늘 따라 다니는 것이 '그 인물은 죽기 직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는 일화이다. 그러나 죽기 직전이라도 분명하게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적고,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죽기 직전에는 의미 모를 말이나 헛소리를 지껄이게 된다. 그런 「죽고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대한 연구가, 최년에 간신히 진행되고 있다고 논픽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Michael Erard이 말하고 있다.
외국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Lisa Smartt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임상심리학자이기도 한 Mort Felix이 자택에서 죽을 뻔했을 때 종종 의미 없는 말을 하게 된 것을 깨달았다. 당시 77세였던 펠릭스는 암에 걸렸고, 진통 목적의 모르핀으로 인해 의식이 불확실한 적도 많았다고 한다.
펠릭스는 슬픔이 너무 많다. 여기서 내려줘 같은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해 천사나 방안에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환각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Smartt는 펠릭스의 침대 옆에 앉아 펠릭스가 죽음의 바닥에서 하는 말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죽기 직전에 말한 내용에 대해 흥미를 느낀 Smartt는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는 사람들의 마지막 말을 기록하는 학문적 연구를 수행하고자 했다. 대학원에 대한 협조 요청이 거부되었지만, Smartt는 개인적으로 말기 환자의 가족과 의료진을 인터뷰하면서 '괴망한 사후세계' 등의 저작으로 알려진 심리학자 레이몬드 무디의 도움을 받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181명의 죽은 사람들로부터 2000개의 대화를 수집한 Smartt는 2017년 'Words at the Threshold'라는 책에서 죽음에 임박해서 하는 말을 정리해 발표했다.
Smartt의 저작은 죽음에 가까워진 사람들이 하는 말에 대한 몇 안 되는 언어학적 전집(corpus)이다. 1921년에는 미국의 인류학자인 Arthur Mac Donald이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사람들을 10개의 직업 카테고리(정치인·철학자·시인 등)로 나누어 마지막 말의 경향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Mac Donald의 연구에 따르면 군인들은 비교적 많은 요구와 지시, 충고를 말하는 경향이 있으며 교사, 수학자를 포함한 철학자들은 의문과 대답, 감탄사를 하기 쉬운 경향을 보였다. 종교인과 왕족은 만족과 불만족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고 예술가나 과학자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Smartt와 MacDonald의 연구는 마지막 말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평가하는 몇 안 되는 시도라고 여겨지고 있다. 많은 경우 사람이 한 마지막 말은 그 사람의 위대함이나 재미를 전하는 전기나 일화, 이야기의 일부분으로서 전해지는 경우가 많아 그다지 현실적인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1992년에는 호스피스 간호사였던 Magie Callan와 Patricia Kelley에 의해 죽음에 가까워진 사람들과의 대화 등을 기록한 'Final Gifts'가 출간되기도 했다. Callan와 Kelley는 "사람이 약해져감에 따라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이야기를 했다.
텍사스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Maureen Keeley는 사람이 죽음에 가까워지면 체력이 떨어지고 장시간 대화에 몸이 따라가지 못하거나 말을 하기 위한 폐활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속삭이듯 말하고 한 단어만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한다고 한다. 체력 부족뿐 아니라 입의 건조나 치아 부족, 진통 목적의 약물 등에 의해서도 의사소통이 방해된다는 것이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이나 중증치매를 앓아 오랜 세월 정상적인 말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종말 즈음에 말을 잘 못하는 경우도 많아진다. 한편으로 의식이 혼탁해지거나 착각이 생겨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게 되는 '섬망' 상태에 빠지는 것은 암 등 병의 결과로 사망하는 사람들에게 드문 일이 아니다.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마지막에는 섬망상태가 되어 사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Smartt가 펠릭스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마지막 말을 채집해 발견한 패턴은 죽음에 가까운 사람들이 말하는 '이것'이나 '저것'과 같은 대명사는 명확한 무언가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Felix는 「 「저것」을 지구에 내려주고 싶은데…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지구의 구속이 없다고 말했지만 저것이 가리키는 것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상태였다고 한다.
또한 Felix는 "The green dimension(녹색 차원)! The green dimension!"이라고 의미 없는 말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Smartt는 같은 말의 반복이 "감사"나 "죽음에 대한 저항" 등의 주제를 표현하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Smartt가 가장 놀란 것 중 하나로 '죽어가는 사람들은 하나의 스토리에 대해 며칠이고 몇 주에 걸쳐 토막토막 이야기한다'는 점이 있다. 예를 들어 한 남성은 '어느 역에 정차 중인 열차'에 대해 이야기했고, 며칠 뒤 '열차가 수리된 것'을 이야기했고, 그리고 몇 주 뒤에야 '열차가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한 것'을 이야기했다.
누군가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의 방을 찾아가 그 사람이 '복싱 선수가 있다'고 갑자기 말을 꺼낸다면 많은 사람들은 '이 사람은 환각을 보고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 후에야 복싱 선수의 옷이나 외모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면 며칠 전에 했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이야기의 계속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눈치챌 수도 있다고 Smartt는 말한다.
Callman와 Kelley는 죽음에 가까워진 사람들이 말하는 여행에 대한 에피소드는 죽음의 은유인 경우가 많다고 말하고,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죽음이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두 사람이 기록한 17세 소녀는 암으로 인해 죽을 뻔할 때 지도가 없다, 지도가 없으면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Smartt도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고, 죽음에 가까워진 사람들은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죽어가는 사람들의 말에 대한 연구는 단순히 언어학적 흥미 문제 이상으로 호스피스 등에서 일하는 의사나 간호사, 그리고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 본인에게 유익하다. 의사는 죽어가는 사람들의 로드맵을 보다 상세하게 함으로써 환자가 가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간호사는 죽음이 가까운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죽어가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면서도 죽음에 대한 문화적 금기나 윤리적 문제로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을 연구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헬스케어 차원에서도 직접 암의 고통을 덜어주지는 않는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연구에 대한 자금을 제공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Smartt이 발표한 기록은 이런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Erard는 말했다.
How Do People Communicate Before Death? - The Atlantic
https://www.theatlantic.com/family/archive/2019/01/how-do-people-communicate-before-death/580303/
What People Actually Say Before They Die
Insights into the little-studied realm of last words
www.theatlant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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