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박해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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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박해를 중단하라

by 소식쟁이2 2023. 11. 9.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박해를 중단하라

<3000년 이래 계속되는 종교갈등이라는 이야기>에 사고정지를 당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건국 이래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일방적으로 빼앗았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실효지배하는 이슬람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 영내에 침입해 민간인과 외국인을 포함한 사람들을 1000명 이상 살해하고 최소 200명을 인질로 잡은 것을 계기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가자지구에 사는 200여만 명의 사람들이 봉쇄 강화로 식량과 물, 전기 공급이 끊기고 공습으로 죽어간다. 시가전도 본격화하고 있는 기세다.

이 분쟁을 해설하는 뉴스나 신문기사에서는 성서의 기술에 근거한 민족 대립을 양자 대립의 근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3000년 전부터 이 땅을 놓고 다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설명은 터무니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 비대칭적인 전쟁의 성격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 민족갈등 신화
흔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대립하고 있는 「배경」으로서 V와 신문 등 다양한 매체가 구약성서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민족 대립의 역사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른바 구약성경(유대교도에게는 유일한 성경)에는 펠리시테(=팔레스타인)인이라는 민족이 등장해 이들은 이스라엘 사람들과 땅을 놓고 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펠리시테인을 살해하고 쫓아내 나라를 이루지만 로마 제국에 의해 흩어진다(디아스포라. Diaspora.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말한다). 그리고 여러 박해를 받은 후 2000여 년 후에 고국으로 돌아와 이스라엘을 건국한다. 그러나 거기서 다시 팔레스타인인과 싸움게 된다. 이는 고대부터 이어져 온 인연이라고 한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은 극복하기 어려운 숙명적 인과로 어느 한쪽이 멸망하지 않는 한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종교적 매파 입장에서 보면 이스라엘 땅은 약속의 땅이고,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는 것은 정통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말할 것도 없이 이는 신화일 뿐이다. 고대부터 중세까지 이스라엘 사람들은 줄곧 민족이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유대인이라 불리던 사람들은 유대교를 믿는 사람들을 지칭하고 있었다. 유대교 공동체는 교체돼 혈통으로는 다양한 민족의 혈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스라엘 건국 후 히브리어가 일상언어로 재건되기 전까지 각지의 유대인들은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

정세 흐름의 변화는 19세기 유럽에서 내셔널리즘(민족주의)에 기반한 국민 국가가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촉발된 독일계 유대인 사상가 모세 헤스나, 테오도르, 헤르츨에 의해 민족으로서의 유대인은 팔레스타인 땅에 조국을 가져야 한다는 사상, 즉 시오니즘이 탄생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시오니즘에 반대했고 유대인들은 각국에서 평등한 지위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사자들도 많았다. 또 조국을 갖더라도 그곳은 팔레스타인이 아니어도 좋다는 생각도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이 다수 정착하고, 이스라엘이 건국된 것은 역사적 운명이 아니라 시오니즘이라는 사상의 산물인 것이다. 또한 이를 뒷받침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오스만제국의 쇠퇴와 영국이 이스라엘 건설을 약속한 것,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에 의해 유럽의 유대계 커뮤니티가 리셋되어 버린 것 등 여러 역사적 우연에 의한 것이다.

◆ 역사는 저절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흐름을 무시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을 성경시대부터 이어진 인연으로 이해하면, 이 갈등은 근원적인 것이어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적어도 외부인이 쉽게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비극에 무관심해질 수 있다.

세계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배경을 알기 위해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역사를 각 시대 사람들의 삶을 무시하고 마치 저절로 진행되는 운명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박해를 비판하는 쪽으로도 볼 수 있다. 가령 하자르 기원설이라는 학설이 있다. 현재 이스라엘에 사는 사람들의 직접적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1000여 년 전 코카서스 지역에 있던 하자르라는 나라 사람들이며, 따라서 현재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사는 정당성은 없다는 것으로, 옛날에는 유대인 작가 아서 케슬러, 최근에는 이스라엘 역사가 제로모 잔드 등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하자르 기원설은 역사학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학설이 아니다. 그리고 이 설은 유대인의 세계 지배를 주장하는 듯한 유대 음모론과 결부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싶은 나머지 이 설에 달려드는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있는 것이다. 이 역시 이스라엘의 만행을 비난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근거를 찾아야 한다는 선입견에 따른 것일 것이다.

애초에 국가 존립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이야기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거짓말일 뿐이다. 원주민이 살던 땅을 신이 준 신천지로 보는 미국 건국신화도 비슷하다.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존중할 필요도 없고, 기를 쓰고 반박할 필요도 없다.

◆ 팔레스타인은 양보했다
그럼 어디부터 시작하면 되는지. 팔레스타인 사상가 에드워드 사이드의 저서들을 읽어도 알 수 있듯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에 의해 땅과 권리를 빼앗겨 왔다. 이스라엘은 주변국과 4차례 중동전쟁을 치르지만 대팔레스타인 관계로 따지면 이스라엘은 일관되게 빼앗는 쪽이었다. 1993년 팔레스타인 잠정자치협정(오슬로 합의)은 1947년 유엔의 팔레스타인 분할안에 비하면 팔레스타인 측이 많은 희생을 치르고 체결된 것이었다. 사이드는 이 합의를 기만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스라엘 유리한 잠정자치협정조차 이스라엘은 지키려 하지 않았다.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 정착지를 만들어 가자 지구를 계속 점령하에 두었다. 2000년에는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아리엘 샤론이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성지의 신전 언덕을 방문하는데, 그곳에는 이슬람교 성지 바위 돔도 있어 팔레스타인을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행위였다. 온건파 파타는 이 상황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지를 잃고 샤론의 행위를 계기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민중봉기를 주도한 하마스가 2006년 팔레스타인의 민주적 선거에서 승리한다. 그러나 이 하마스의 대두를 허락하지 않았던 이스라엘이 행한 것이 2007년 이후 가자지구 봉쇄이며, 그곳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계속 압박해 와서 현재에 이른 것이다.

즉 이 문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갈등이 아니라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박해다. 하마스의 테러는 박해에 대한 리액션으로 박해가 끝나지 않는 한 주민들에 의해 계속 지지를 받는다. 반대로 말하면 이 땅에 평화를 가져오려면 이스라엘이 박해를 그만둘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이스라엘은 박해를 그만둘 것인가. 3000년 역사를 풀어내는 일에 의해서가 아니다.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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