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도 아이 만들기 전 반년 동안은 알코올 섭취를 삼가야 한다'는 연구자들의 주장, 연구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엄마는 임신 중 알코올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직접 몸속에서 태아를 키우는 것은 아닌 아버지의 영향은 간과되기 쉽다. 이에 중국 연구팀은 부모의 음주가 태아의 선천성 심장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면서 "아빠도 자녀 만들기 전 6개월 동안은 알코올을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천성 심장질환은 출생 시 어떤 심장 또는 대혈관에 이상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가리키며, 가장 일반적인 선천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출생아 중 약 1%가 어떤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외과적 치료를 한 후라도 성인이 된 후 심혈관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중남대 연구팀은 임신부의 알코올 섭취가 태아에게 지능장애를 발생시키는 태아성 알코올증후군(FASD) 환자에게서 무려 20% 가까이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알코올 섭취가 선천성 심장질환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팀은 1991년부터 2019년 사이 발표된 연구 데이터를 이용해 부모의 알코올 섭취가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을 높이는지 메타분석으로 조사했다. 사용된 데이터는 55개 연구에서 수집됐으며 4만 1747명의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은 어린이와 29만 7587명의 선천성 심장질환이 아닌 자녀의 부모를 포함했다고 한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임신 전이나 임신 후 알코올 섭취량이 늘어나면 아이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을 확률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알코올 섭취도 선천성 심장질환과 관련되어 있었다고 하며, 임신 전 3개월 및 임신 후 3개월에 어머니가 음주한 경우는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이 16% 증가하였고, 아버지가 음주한 경우는 44%나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또한 알코올 섭취가 임신 전인지 임신 후인지에 대해 위험 증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또 특정 질환으로는 팔로의 4징후(TOF. Tetralogy of Fallot) 발병 위험이 어머니의 음주로 20%가량 높아지는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에 대해 어디까지나 데이터를 관찰한 결과 상관관계가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것이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팀의 Jiabi Qin 박사는 "부모의 음주와 선천성 심장질환을 연결시키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아버지는 자녀 만들기 전 6개월, 어머니는 1년 전부터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하는 의견도 강하고, 해외 미디어의 Ars Technica는 「아버지가 자녀 만들기의 6개월 전에 음주를 삼가야 한다는 주장은, 아무런 뒷받침이 되지 않은 연구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아이를 낳기 전에 음주를 삼가한 것이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을 줄였는지는 연구에서는 서술되지 않았으며, 메타분석에 사용된 55건의 연구 중 아버지의 음주량을 조사한 것은 24건에 그친다고도 했다.
연구팀이 작성한 아래 그래프는 세로축이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의 높이를 가로축이 하루당 알코올 섭취량을 그램으로 나타낸다. 왼쪽(a)이 어머니의 음주가 미치는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에 대해 오른쪽(b)이 아버지의 음주에 대해 나타낸 것인데 각각의 그래프에서는 수치 분포가 다르다.
아버지의 알코올 섭취량이 하루 100g 이상이 되면 아이의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 같지만 상승폭은 상당히 완만하고 그래프 오른쪽 끝의 하루 500g이라는 알코올 섭취량은 애당초 아버지 자신의 생명조차 위태롭게 하는 수준의 폭음이라고 Ars Technica는 지적했다. 남성의 음주가 어린이의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을 44% 상승시킨다는 주장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알코올 섭취량이 상당히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아버지의 음주가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밝히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Ars Technica는 주장한다. 이어 "아버지는 자녀 만들기 전 6개월, 어머니는 1년 전부터 음주를 삼가야 한다"는 Qin 박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공중보건을 권장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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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ental alcohol consumption and the risk of congenital heart diseases in offspring : An up dated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https://journals.sagepub.com/doi/full/10.1177/2047487319874530
Fathers - to - be should avoid alcohol six months before conception : Parental alcohol consumption linked to raised risk of congenital heart disease - Science Daily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9/10/191003074846.htm
Researchers completely made up claim about men's drinking before conception| Ars Technica
https://arstechnica.com/science/2019/10/researchers-completely-made-up-claim-about-mens-drinking-before-conception/
Researchers completely made up claim about men’s drinking before conception
They claimed men should stop drinking for 6 months. They didn't study that.
arstechni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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