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부 혼란 조짐 상반된 최고인민회의(국회)-군부 움직임, 길 잃은 김정은의 발언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0월 9일 매우 드문 보도를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최고인민회의(국회)가 7~8일 열렸다고 전했으나, 한국에 대한 적대 정책에 관한 헌법 개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에 있는 북반부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을 삭제해야 한다며 다음 회의에서 심의해야 한다고 지시한 내용을 반영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가볍게 여기고 권위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복수의 전문가나 북한을 탈북한 전직 조선노동당 간부는 「헌법을 개정했는데 발표하지 않았던 것인지, 국내에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개정하지 못한 것인지, 어느 한쪽일 것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이 보도 3시간여 만에 통신은 북한군 총참모부의 발표를 전했다. 10월 9일부터 남북을 잇는 도로와 철도를 완전히 차단하고, 견고한 방어시설을 설치해 요새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은 봄부터 남북 군사분계선을 사이의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지뢰를 설치하거나 철도 레일을 철거하는 등 공사는 계속했다.
이 타이밍의 발표에는 최고인민회의에 관한 보도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전직 당 간부는 「군이 한국에 대한 적대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을 우려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한다.
외부에서 보면 북한은 일치단결함은 한덩어리 국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항상 간부나 조직 사이에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3년 12월 장성택 국방부 부위원장이 처형된 배경에는 장성택이 이끄는 당 행정부와 군과 당 조직지도부, 국가보위성 간의 권력투쟁이 있었다.
당이나 군 간부들 사이에는 건강검진과 자동차 운전을 조심하라는 표어가 있다. 건강했던 당직자가 건강검진 후 위암이라는 이유로 급사한 적이 있다. 장성택의 정적이었던 리제강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2010년 6월 자동차 사고로 급사했다.
군이 얽힌 투쟁도 있었다. 과거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에게 개성공단 개설을 둘러싸고 맹렬히 반발한 군의 설득에 뼈를 깍았다고 토로했다. 2006년 당시 박봉주 총리는 중국에 수출하는 무연탄을 국내에 돌리라고 권고해 군의 분노를 샀다. 무연탄 수출은 군의 귀중한 외화 수입원이었기 때문이다. 박 총리는 2007년 4월 총리 자리에서 쫓겨났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한 뒤인 2013년 4월에야 총리직에 복귀했다.
남한에 대한 적대 정책은 원래 북한 사람들이 남한 문화에 물들어 북한 지도부의 말을 듣지 않는 데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한국을 적으로 몰아붙인 것은 북한 주민을 엄단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올해 들어 공개처형이 이뤄졌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군은 이 분위기에 편승해 세력을 키워 왔다. 북한 매체들은 8월에는 한국과 가까운 전선부대에 배치하기 위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대 250량이 군에 인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군은 한국 적대 정책의 정체는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북한군의 발표는 적대 정책에 대한 헌법 개정이 보도되지 않음에 따라 남측에 적대 정책이 변경된 것으로 오해받지 않기 위한 방편이었을 가능성은 있다. 역시 그 경우에도 적대시 정책을 헌법에 담지 못했거나 발표할 수 없는 사정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북통일에 기대를 걸어왔다. 한국과의 거래로 이익을 내온 관계기관도 많다. 통일을 희망해 온 재일교포의 북한 자유입국도 제한된 상태다. 갑작스러운 적대 정책이 북한 내부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북한을 이끄는 최고지도자 김정은 자신의 발언이 흔들리고 있다. 김정은은 10월 2일 핵 선제 사용을 언급했다. 한국에서 전날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서 탄두 중량 8t가량의 한국 미사일 '현무5'가 공개된 데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이스라엘군이 지하 약 18m의 시설에 있던 이슬람교 시아파 조직 헤즈볼라의 지도자 나스랄라 등을 살해했을 때, 중량 약 900킬로의 미사일을 약 80발 사용했다고 한다. 김정은도 강력한 벙커버스터인 현무5의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이다.
다만 김정은은 이어진 10월 7일 연설에서 핵 선제 사용을 재차 강조하는 한편, 우리는 솔직히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해 한·미·일 전문가들을 의아하게 했다. 일각에서는 과격한 발언이 계속됨에 따른 긴장 고조를 우려하는 북한 내부의 목소리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현 시점에서 북한 내부에서 쿠데타나 폭동 등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당장 북한이 무너지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지만 조금씩 북한 내부에 동요가 확산되고 있을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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