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같은(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을 높이 평가한다는 법칙, 전문가가 말하는 자신만만한 바보를 탈출하는 법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지만 '능력이 일천한 사람은(인물)은 자신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 Kruger effect. 특정 분야에서 제한된 지식이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객관적 평가에 비해 자신의 지식이나 능력을 과대 평가하는 경향)의 친부모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더닝 교수가 '우리 모두는 자신감 있는 바보'라는 제목으로 인간이 타고난 '오해·과신·편견'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다.
미국의 저명 코미디언 지미 킴멜(Jimmy Kimmel)의 대표 프로그램 '지미 킴멜 라이브!'에는 일반인을 상대로 "2014년 발표된 'GODZILLA 고질라'는 1954년 도쿄에서 발생한 '거대 도마뱀 재해'의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십니까?"와 같은 '거짓말을 포함한 질문'을 진행하는 코너가 있다. 질문을 받은 사람은 질문 내용에 거짓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문 내용이 완전한 사실이고 심지어 그 사실을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지미 킴멜 라이브!'는 TV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다수의 응답 중 가장 재미있는 답변을 골라 방영하고 있는 것이지 모든 응답자가 거짓 사실을 아는 척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로 인해 '자신이 모르는 사물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은 극단적인 사례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성적이 낮은 대학생'이나 '면허증을 갱신하러 오는 노인' 등은 자기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경 생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미 재무부가 실시한 '미국인의 경제적 무지에 관한 조사'도 더닝 크루거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사 시점으로부터 2년 이내에 파산한 경험이 있는 피실험자 800명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돈과 돈의 흐름에 관한 지식이나 판단력에 대해 피실험자는 평균적으로 하위 37%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피실험자의 23%가 자신은 최고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다고 자기평가를 했다. 이는 2년 내 파산을 경험하지 않은 대조군이 '최고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다'고 응답하는 비율(13%)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직관을 가지고 있지만 직관에 의한 오해는 때때로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키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으로 이어진다. 행동경제학자 Sendhil Mullainathan의 연구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유아가 설사를 일으키는 것은 물을 많이 주기 때문"이라는 오해가 종종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현실적으로 설사를 일으키고 있는 영아는 탈수증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해야 한다. '물을 많이 주기 때문에 (물을)많이 배설한다'는 것은 직관에 맞는 것 같지만 이런 오해는 시급히 바로잡을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교육으로 인해 '원래 가지고 있는 오해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버린다'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하나의 예가 진화론에 대한 오해이다. 어린 아이에게 '호랑이가 존재하는 이유'를 물으면 아이는 종종 '동물원에 있기 때문에 태어났다'고 응답한다. 이런 종류의 오해는 어린 아이뿐만이 아니다. 왜 치타는 빨리 달릴 수 있는가?라고 어른들에게 질문하면 사냥감을 많이 잡을 수 있도록 빨리 달릴 수 있도록 진화했다라고 응답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진화론을 전제로 한 정답은 '더 빨리 달릴 수 있었던 치타는 더 오래 살고 자손을 많이 남기기 위해 종자는 빨라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것으로, 진화론에서 진화는 어디까지나 개체차와 자연도태가 만들어내는 것이지 각 개체의 선택이나 욕구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2014년 Tony Yates와 Edmund Marek가 미국 오클라호마주 고등학생 536명에게 앞서 언급한 진화론을 강의하여 "진화론의 오해를 풀다"라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피실험자에게는 수업 전과 수업 후 퀴즈 형식의 테스트를 받게 하여 진화론에 대한 이해도가 수업에 의해 향상되었는지 조사하였다.
Is Oklahoma really OK? Aregional study of the prevalence of biological evolution - related misconceptions held by introductory biology teachers - Semantic Scholar
https://www.semanticscholar.org/paper/Is-Oklahoma-really-OK-A-regional-study-of-the-of-by-Yates-Marek/62b0096658fafac9c9a8e377a0cc6c027e90728c
https://www.semanticscholar.org/paper/Is-Oklahoma-really-OK-A-regional-study-of-the-of-by-Yates-Marek/62b0096658fafac9c9a8e377a0cc6c027e90728c
www.semanticscholar.org
강의 결과 학생들은 '나는 진화론을 이해한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상승했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것이 반드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진화는 유기체의 특성을 그 생존기간 동안 변화시킬 수 없다'는 설문의 답은 '옳다'지만 '옳다'고 응답한 학생은 강의 전후로는 17%에서 20%로 상승한 반면 '틀렸다'고 응답한 학생도 16%에서 19%로 상승했다. 결국 강의로 인해 '모른다'고 응답한 학생의 수가 줄었을 뿐 학생들이 이해를 넓혔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예가 '교습소에서 긴급 시 드라이빙 테크닉을 현장에서 가르치는 수업을 하면 사고율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길에서 미끄러짐에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하면 수강자는 '이것으로 눈길에서도 괜찮다'는 자신감을 가집니다. 그러나 가르침을 받은 눈길에서의 드라이빙 테크닉은 해가 지날수록 상실되는 반면 '눈길에서도 괜찮다'는 수강자의 자신감만큼은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운전자들은 무척 많아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겨지는 것이 '교사가 학생과 대화를 거듭하면서 오해와 진실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함께 극복해 나간다'는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남긴 방법이다. 앞서 서술한 진화론에서 치타가 사냥감을 많이 잡기 위해 빨리 달릴 수 있도록 진화했다고 하는 것이 맞다면 치타는 빨리 달리는 것이 사냥감이 더 많이 잡힌다고 자각하고 빨리 달리는 능력을 후손으로 남기려 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대화를 거듭하면 학생을 올바른 사고로 이끌 수 있다.
각 개인이 가진 '신념'을 이용하여 설득력을 높이는 방법도 발견되고 있다. Geoffrey Cohen과 David Sherman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일반적인 보수층은 리버럴층에 비해 환경 보호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보수층은 사고나 행동, 현실 등에 '순결·순도'에 강한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즉 보수층에게 환경을 보호합시다라고 호소하는 것보다 순도 높은 지구를 유지하기 위해 환경파괴를 억제합시다라고 호소하는 것이 호소력이 훨씬 강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유주의파가 군사비 증가를 지지하고 싶을 경우에는 '군대에서의 승진 기준은 평등하다' '군대에 입대하면 빈곤을 벗어나는 사람도 있다'고 설득하면 효과가 높아진다.
The Psychology of Change : Self-Affirmation and Social Psychological Intervention | Annual Review of Psychology
https://www.annualreviews.org/doi/abs/10.1146/annurev-psych-010213-115137
하지만 진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무지와 오신을 자인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그룹에서 일할 때 행동경제학자가 권장하는 방법은 그룹 안에 '비판자'를 두는 작전이다. 비판자는 그룹의 회의에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을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비판으로 인해 그룹 참가자들은 초조하고 불쾌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 방법을 통해 평소보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마음속에 비판자를 가진다' 이다. 내가 이런 결론을 내기가 쉽지만 어쩌면 그 결론은 틀렸을 수도 있다. 만약 이 결론이 틀렸다면 어떻게 틀렸을까?라고 자문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Charles Lord는 "거꾸로 생각하라"고 주장했다. 만약 자신의 결단이 잘못되었을 경우의 미래를 상상하고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것이다. 타인 또한 무언가에 오해를 하고 있을 수 있지만 논란은 종종 잘못된 생각을 제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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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All Confident Idiots - Pacific Standard
https://psmag.com/social-justice/confident-idiots-9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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