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는 폭망 직전인가? '루블화 급락' 배경 국고채 불려주는 측면도 있지만 기강해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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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러시아 경제는 폭망 직전인가? '루블화 급락' 배경 국고채 불려주는 측면도 있지만 기강해이 우려

by 소식쟁이2 2024. 12. 16.

러시아 경제는 폭망 직전인가? '루블화 급락' 배경 국고채 불려주는 측면도 있지만 기강해이 우려

루블화 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는 쇠퇴로 가는가!

러시아 통화의 루블은, 이번 가을에 미 달러에 대해서 하락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11월의 하순에 그것이 단번에 가속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설정하는 공식 환율은 11월 1일 1달러=97.0루블이었으나 11월 20일 100루블 선이 무너졌고, 11월 29일에는 109.6루블을 기록했다.

2022년 1월부터 2024년 12월 초까지의 루블 환율



루블화 환율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면 군사침공 개시 이후 폭락해 같은 해 3월 11일 1달러=120.4루블까지 떨어졌다. 이번에 기록된 것은, 그 이후 루블화 최고 약세 수준이다.

12월 들어 루블화 환율 하락은 주춤하고 약간 반등하고 있다. 그런데도 환율에 생긴 갑작스러운 급변에 "드디어 러시아도 제재를 감당할 수 없게 되고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인가?"라는 추측이 확산됐다.

◆ 가을시작과 함께 진행되던 루블화 약세
11월 하순의 루블화·레이트 급락의 배경으로서 금년 가을부터 줄곧 루블화 하락의 분위기가 계속 되던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외환시장의 기조를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는 무역수지다. 2024년 가을에 들어선 루블화 약세에 대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주로 무역수지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CS라는 투자회사의 보고서에서는, 러시아의 수출이 수량·금액 모두 부진의 늪에 빠지고(제재와 국제 가격의 침체가 원인), 한편으로 수입이 회복되어 루블화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상품 수출입액을 분기 기준으로 나타낸 그림 2를 보면 무역은 2022년 변동이 심했지만 이후에는 2023년, 2024년으로 계속 횡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는 2024년 3분기(7~9월)까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미 나온 10월 속보치에도 이변은 보이지 않는다. 숫자상 수출입액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외환시장이 농락당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선, 지정학적인 리스크의 상승에 따른 해외자본에 의한 증권 투자의 상승이 있었던 것 같다. 또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출업체에 획득한 외화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매각하도록 하고 있지만 올 여름 그 의무가 완화됐다. 이런 가운데, 수출 기업이 외화를 팔기 꺼리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정부 부문에서도 민간 부문에서도 수입을 위한 외화 수요가 높아지는 요인도 있다. 이런 일이 겹치면서 외환시장의 균형이 깨졌고, 2024년 가을 내내 루블화가 약세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또 11월 하순 루블화 급락과 관련해 러시아의 M. 레셰트니코프 경제발전 장관은 이번 루블화 약세는 펀더멘털과는 관계없이 하나는 미국 달러화의 세계 각국 통화에 대한 상승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블화 약세라기보다는 달러가 강세인 셈이다.

그러나 역시 이는 괴로운 설명일 것이다. 확실히 11월 5일 투표가 실시된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함에 따라 한때는 미 달러화의 독보적인 강세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11월 러시아 루블화는 위안화에 대해서도 7%가량 가치가 떨어졌다. 러시아의 무역거래에서 차지하는 위안화 결제의 비율은 이미 40%를 넘고 있는 만큼, 당연히 영향은 크다.

◆ 가스프롬뱅크에 대한 제재가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11월 하순 루블화 급락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 미국의 가스프롬뱅크에 대한 제재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대체적 평가는 일치한다. 이 은행은 천연가스 독점기업인 가스프롬의 자회사로 러시아에서 가스를 수입한 국가가 대금을 결제하는 창구로 지정돼 있다.

러시아로부터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이 격감했다고는 하지만,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은 수입을 계속하고 있고, 이 때문에 미국도 가스프롬 뱅크는 제재의 대상예외로 해 왔다. 그러던 것이, 11월 21일에 미 재무부는 돌연, 가스프롬 뱅크를 포함한 러시아의 수십개의 은행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한 것이다. 이 조치는 12월 20일 전면 발효되며 이후 가스프롬뱅크를 통한 가스대금 결제는 불가능해진다.

특히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는 12월 3일 가스 결제에 관해서는 가스프롬뱅크에 대한 제재의 예외로 해 줄 것을 미 당국에 호소했다.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농축우라늄을 수입할 때 그 거래에 관해서는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의 예외로 규정돼 있으며, 가스 수입에 관해서도 같은 취급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 헝가리의 주장이다.

2022년의 개전 이후, 러시아에 유입되는 외화의 절반 이상은, 가스프롬 뱅크 경유였다고 한다. 그 경로가 차단되자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동요가 확산됐고 투기적 거래도 더해지면서 초가을부터 진행되던 루블화 약세가 한꺼번에 가속화됐다. 이것이 11월 하순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 루블화 약세의 양면
루블화가 하락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그만 푸틴이나 그 추종자들은 당황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싶어진다.

확실히, 루블화 약세는 러시아의 약함의 표시다. 수입물가 상승 형식으로 인플레이션을 촉발시켜 민생을 어렵게 한다. 참고로 러시아 국민의 소비에서 차지하는 수입품의 비율은 25% 정도이며, 환율이 10% 싸질 때마다 인플레이션율이 0.5~0.6%포인트 가량 상승한다는 데이터가 있다.

하지만, 루블화 약세에는 공과(功過) 양면이 있다. 공(功)의 필두로 꼽히는 것이 루블화 약세는 국고를 윤택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대략적으로 1달러당 1루블 하락할 때마다 1000억루블 정도의 추가 세입이 러시아 연방재정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러시아 재무부 등은 루블화 폭락 사태는 당연히 피하고 싶어도 루블화 약세 자체에 대해서는 분명히 관망하고 있다. 서방국가들로서는 모처럼 국제적인 압력으로 루블화를 하락으로 몰고 간 것이, 반대로 러시아 재정에 여유가 생기고, 푸틴이 전쟁수행 능력을 유지하게 되면, 무엇을 위한 제재인지 모르게 되어 버린다.

그리고 루블화 약세의 또 다른 공이 수출 촉진 효과다. 실제로 11월 하순 루블화 급락 국면에서는 '수출 관련주는 매수하라' 같은 정보가 러시아 경제매체에 넘쳐났다.

일반론적으로 말하면, 루블화 약세의 혜택을 받는 산업부문은, 석유·가스, 석탄, 철강, 비철, 농업, 비료와 같은 수출산업이며, 또한 해운업이다. 중립적인 것이, 은행, 전력, 텔레콤 등이다. 그리고, 루블화 약세로 타격을 입는 것이, 대형 슈퍼마켓, 가전 양판점 등 수입품을 많이 취급하는 소매업이다.

다만, 지금의 특수한 경제정세 때문에, 모든 수출기업이 루블화 약세로 큰폭 증수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가스프롬 등은 유럽시장을 거의 잃고 어려운 판에 거액의 외화표시 이자부담 부채를 안고 있어 그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또, 석탄 발전등에 이용되는 일반탄의 수출은, 국제 시황의 침체로 적자이고, 약간의 루블화 약세 정도로는 사태를 호전시킬 수 없다고 한다.

◆ 러 화폐 파수꾼이 궁지에 몰린다
이번 루블화 급락으로 일각에서 분석하는 것은 "러시아 당국은 루블화 매도 압력이 생겼을 때 이를 진정시킬 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 것 아니냐"는 점이었다. 덧붙여서, 현시점에서 러시아 재무부에는, 위에서 살펴본 외화 강제매각 제도를 보다 엄격하게 할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및 통화 하락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정책금리 설정이다. 중앙은행은 2023년 7월 이후, 일관되게 금리인상을 계속하고 있고, 금년 10월 28일에는 정책금리를 21%로 설정했다.

일반적인 국가에서, 금리가 21%라고 하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하는 세계이다. 실제로는, 러시아 정부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 등에는 저금리로 주택융자를 빌릴 수 있도록 하거나 기업용으로도 우대 프로그램을 준비하거나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어쨌든 고금리가 경제를 압박하고 있음은 변함이 없다.

이와 같이, 러시아 정부에는 루블화 약세를 용인하는 기조가 있고, 중앙은행의 엄격한 통화·금융정책과는 온도차가 있다. 또, 경제계나 군사·치안 기관 관계자로부터 중앙은행의 풍향계에는, 매우 강한 것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경제단체라고 하는 러시아 산업가기업가동맹은 중앙은행에 대해 정책 보조를 정부에 맞추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또 군수기업을 묶는 국영 대기업 로스텍의 S. 체메조프 총재도 최근 「고금리가 산업발전의 제동이 되고 있다. 이런 금리로는 많은 기업이 도산하게 된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통화(通貨)의 파수꾼'이라고 한다. 러시아에는 그것이 전형적으로 들어맞고, 푸틴 정권이 정치적으로 다소 무리를 해도, 중앙은행이 엄격한 통화·금융 정책을 견지해, 그것에 의해 경제가 붕괴하는 사태를 회피해 왔다. 그리고 개인으로서 그것을 담보해 온 것이 라팔의 E. 나비우리나 총재이며, 말 그대로 그가 러시아 루브르의 파수꾼이 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러시아 정재계에서는 고금리에 염증을 느낀 세력의 나비우리나 퇴출이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12월 20일에는 중앙은행의 다음 번 정책 결정 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25%정도로 새로운 금리인상도 거론되고 있다.

평론가 D. 올레시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푸틴은 나비우리나가 유능한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군사·치안 기관 관계자로부터의 밀어 내기가 심하다. 푸틴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임을 감안하면 이 권력투쟁에서 나비우리나가 패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과연 푸틴 정권은 올레시킨의 예상대로 러시아 루블의 파수꾼인 나비우리나 총재와 결별할 것인가. 만일 그렇게 되면, 러시아의 통화·금융의 통제도, 드디어 궤도를 벗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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