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 등 주요 신흥국에 의한 BRICS에 ASEAN 각국이 가입, 어디까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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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러시아·중국 등 주요 신흥국에 의한 BRICS에 ASEAN 각국이 가입, 어디까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가?

by 소식쟁이2 2025. 1. 23.

러시아·중국 등 주요 신흥국에 의한 BRICS에 ASEAN 각국이 가입, 어디까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가?

러시아 중국 등 주요 신흥국의 BRICS에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의 가입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정치경제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2024년 10월 22일부터 24일에 걸쳐 러시아의 카잔에서 개최된 BRICS 정상회의에서, 인도네시아의 스기오노 외무장관이, 인도네시아가 BRICS에 가입할 의향임을 표명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조코 위도도 전 정부는 브릭스 가입에 대해 거리를 뒀지만 프라보워 수비안트 새 정부에서 그 노선이 전환된 셈이다.

무엇보다, 수비안트 새 대통령이 취임한 것은 10월 20일이며, 새 대통령은 전 정권을 국방장관의 입장에서 지지하였었다. 정권 교체에 따른 급격한 노선 전환이라기보다는 전 정권부터 서서히 그 뜻을 굳혔는지도 모른다. 그 후, 인도네시아 외무부의 로이 소에밀랏 대변인은 10월 31일, BRICS에 정식으로 가입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인도네시아가 가입을 신청함에 따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서 브릭스(BRICS)에 가입을 신청한 국가는 3개국이 됐다. ASEAN의 핵심 플레이어인 이들 3개국이 BRICS에 가입을 신청함으로써 선진국, 특히 미국에서 이탈한다거나 달러 이탈이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그것은 지나친 평가다.

여기서 BRICS에 가입을 신청한 ASEAN 3개국의 무역구조를 확인하면, 각국 모두 무역 총액의 40% 이상이 선진국, 즉 미국과 유럽으로 대표되는 G7 그룹인 것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점유율이 높은 것이 중국이며, 인도네시아는 강한 20% 대, 다른 2개국은 약한 20%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중국 이외의 BRICS와의 무역의 비율이 적다는 것이다.

특히, 각국 모두 러시아와의 무역 관계는 희박하며, 대러 무역액은 무역 총액의 1% 정도이다. 러시아가 호스트국이 되어, BRICS를 정리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인 듯한 인상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BRICS 정상회의였지만, BRICS에 가입을 신청한 ASEAN 3개국에게 있어서, 경제적으로 밀접한 파트너는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인 것은 분명하다.

◆ 러시아산 원유로 돈을 버는 나라들
ASEAN에는 에너지 자급률이 높은 나라가 많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3개국 모두 산유국이고 천연가스도 풍부하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천연가스는 완전히 수출 초과다. 게다가 인도네시아의 경우, 석탄이 풍부하다. 즉, 에너지 안보의 관점에서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돈독히 하는 의미는 그다지 크지 않다.

물론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하는 의미는 크다.

G7과 호주의 경제제재로 러시아산 원유가격은 국제가격에 비해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중동 산유국처럼 아세안 3개국도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정유하고, 이 국내산을 국제가격으로 선진국에 수출하면 차익금을 벌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실제로는, ASEAN 3개국은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에 신중하다. 러시아산 원유를 공개적으로 수입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선진국과 갈등을 빚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에 의해 2차 제재를 받을 위험도 크다. 미국의 금융시장에서 쫓겨나, 미국 달러의 이용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ASEAN 3개국에 있어서 사활 문제가 된다.

그보다도, BRICS에 가입을 신청한 ASEAN 3개국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경제관계의 심화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역통계에서 명확한 것처럼, ASEAN 3개국에 있어서 중국은 중요한 무역 파트너다. 뿐만 아니라, 중국으로부터는 거액의 투자도 바랄 수도 있다. ASEAN 3개국에 있어서,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 BRICS 결제망은 어디까지 실제인가?
중국과의 경제적인 관계의 심화를 전망할 수 있기 때문에, ASEAN 3개국은 BRICS에 가맹을 신청했다고 하는 부분일 것이다. 실제로, BRICS에 참가한다고 해서, BRICS 그 자체가 지극히 완만한 연결고리이기 때문에, 그 구조로부터 경제적인 이익을 전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BRIS은행보다 중국 수출입은행으로부터의 투융자 쪽이 임팩트는 크다.

ASEAN 3개국의 BRICS 가입 신청은 역시 중국과의 경제관계 강화를 모색하기 위한 외교전략의 하나일 것이다. 이번 BRIS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가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BRIS의 실제 중심은 중국이다. 러시아는 중국이라는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 여우와 같은 입지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BRICS의 확대로 자체결제망(BRICS 결제망)을 통한 BRICS 간 무역의 다자간 결제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아세안 3개국의 무역통계에서볼 수 있듯 BRICS 결제망을 통해 BRICS 간 다자간 결제를 하는 것보다 위안화 결제망(CIPS)을 통해 중국과 경제적으로 가까운 국가들 간 다자간 결제를 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현실적이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지향하고 있는 중국은, CIPS의 확대에도 야심적이다. 반면 CIPS가 유럽의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를 대체할 만한 결제망이 되려면 자본규제 완화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 자체를 추진해야 한다. 그렇지만, 2015년의 위안화 쇼크 이후, 중국은 자본규제의 완화를 멈춰 버렸다.

국제금융의 세계에는 환율의 안정성, 금융정책의 독립성, 자본이동의 자유가 동시에 성립하지 않는다는 명제(국제금융의 트릴레마)가 있다. 중국은 2015년 위안화 쇼크를 받아 환율 안정성을 중시하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과잉공급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은 수요 진작을 위한 금융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정책의 독립성을 중시한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자본이동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는 위안화 국제화에는 제동으로 작용한다. 과잉공급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환율 개입을 약화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지만, 이 경우 위안화 환율의 급등이나 급락도 용인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을 허용할 수 있다면 중국은 이미 허용했을 것이다.

◆ OECD 가입 목표 태국과 인도네시아
BRICS에 가입을 신청한 ASEAN 3개국 가운데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선진국 클럽으로 알려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쓸데없이 중국이나 러시아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선진국과의 경제관계도 계속 중시하고 있고, 정치관계도 중시하고 있다.

원래 BRICS는 확실한 국제기구라고 할 수 없다. 앞으로 국제기구의 길을 걷는다 해도 러시아가 그 주도권(initiative)을 쥘 가능성은 극히 낮다. 중국이 잡으려 할 경우 중국과 반목하는 나라가 BRICS에서 거리를 둘 것이다. BRICS는 오월동주이자 동상이몽인 신흥국의 느슨한 연결고리일 뿐이므로 과대평가는 금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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