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에 'AI 연구자' 선정 파문, 통계물리학에서 탄생한 인공지능 연구의 궤적과 새로운 과학의 조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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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노벨 물리학상에 'AI 연구자' 선정 파문, 통계물리학에서 탄생한 인공지능 연구의 궤적과 새로운 과학의 조류는

by 소식쟁이2 2024. 11. 11.

노벨 물리학상에 'AI 연구자' 선정 파문, 통계물리학에서 탄생한 인공지능 연구의 궤적과 새로운 과학의 조류는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의 발명으로 엄청난 부를 얻은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그 유산의 대부분을 기금으로 삼아 국적의 차별 없이 매년 각 분야에서 걸출한 업적을 남긴 인물을 선출해 수여한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튼


노벨상의 한 부문인 노벨 물리학상은 물리학에 대한 큰 성과를 낸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그러나 2024년 이 상 수상자에는 2명의 AI 연구자가 선정됐다.

■ 현재의 AI로 이어지는 기계학습 모델을 고안한 2인
최근 몇 년 사이에 '생성형 AI'라는 말은 우리 일반인들 사이에까지 확산되었다. 생성형 AI는 일반적으로 문장 등으로 AI에 출력시키고 싶은 데이터 설명을 입력하면 목적하는 문장이나 이미지, 음악, 동영상 등을 AI가 만들어 출력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우리 인식으로는 생성형 AI는 컴퓨터과학 분야에 속하는 기술이지만 2024년 노벨상에서는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 AI 연구자와 제프리 힌튼 두 명으로 정했다.

두 사람의 수상 이유는 1982년 홉필드가 발명한 네트워크를 통한 연상기억의 모델인 홉필드 네트워크와 이를 바탕으로 힌튼이 1985년 볼츠만 머신으로 불리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개발한 것이 각각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는 현대의 ChatGPT나 Stable Diffusion과 같은 생성형 AI를 구성하는 고도의 네트워크에 비하면 훨씬 초보적이고 단순한 것이지만, 두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디어가 지금의 생성형 AI 연구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 물리학과 AI의 관계
그러나 일부 물리학자 등은 이들의 업적이 노벨 물리학상 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해 소셜미디어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예를 들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우주물리학자 조너선 프리처드는 X에 올린 글에서 「말도 안 나온다. 나도 기계학습이나 인공신경망은 좋아하지만, 이것이 물리학에 있어서의 발견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분명 노벨상은 AI의 열기에 휩쓸려 버렸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I’m speechless. I like ML and ANN as much as the next person, but hard to see that this is a Physics discovery. Guess the Nobel got hit by AI hype. #NobelPrizehttps://t.co/WZPPHrctx8

― Jonathan Pritchard (@jr_pritchard) October 8, 2024


또 독일 뮌헨 수리철학센터의 물리학자 자비네 호센펠더는 1년에 한 번 있는 노벨상 발표일은 물리학과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소중한 기회다. 그것은 누군가 가족이나 아는 사람 중에 물리학자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그 해의 노벨상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러 갈지도 모르는 날이다. 그러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두 사람의 업적은 컴퓨터과학 분야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자 본인들 또한 자신들이 상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힌튼은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확실히 홉필드 네트워크에 관한 논문은 원래는 생물물리학 연구로 분류되어 있었다. 인공신경망은 뉴런이라 불리는 신경세포가 다수 결합한 시스템인 생물학적 뇌의 물리적 구조 및 기능에서 영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초가 되는 수학모델은 통계물리학에서 연구되는 시스템과 비슷하다. 또 그 움직임은 통계역학의 기술을 이용해 분석할 수 있어 인공신경망에 관한 연구뿐만 아니라 물리학에 있어서의 새로운 통찰로도 이어지고 있다.

■ AI 연구자 수상 환영 목소리도
많은 사람들은 물리학과 AI가 직접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원회는 연구자들이 '물리학의 기본적인 개념과 방법'을 바탕으로 인공신경망의 기초가 되는 모델을 구축한 점을 고려해 보다 넓은 시야를 갖고 수상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두 사람이 물리학상에 선정된 것을 환영하는 물리학자도 많이 있다. 하버드대 이론물리학자 맷 스트래슬러는 「홉필드와 힌튼의 연구는 학제적이며 물리학 수학 컴퓨터과학 신경과학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업적은 이 모든 분야에 속한다」라고 하고 있다.

더욱이 2021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이탈리아의 로마 라 사피엔차대학의 물리학자 조르조 파리지는 「물리학은 최근, 점점 그 범위를 넓히고 있어 과거에는 물리학에 포함되지 않았던, 또 원래 연구되지 않았던 많은 지식영역이 포함되고 있다」라고 해 「노벨 물리학상은, 물리학의 지식에 있어서 더 많은 영역에 계속 확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한다.

물리학과 컴퓨터과학의 융합은 양자역학과 AI에 의해서도 진행되고 있다. 양자 기계학습 알고리즘은 고전적인 기법보다 지수함수적으로 빠르게 특정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양자물리학의 경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물리학과 AI는 이제 서로 돕는 관계이며, 이들 분야의 경계선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AI나 뉴럴 네트워크의 이용은, 물리학의 응용에 머무르지 않는다. 좀 더 친근하고 실용적인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기후모델링 기술은 고도의 기계학습 기술을 지구 전체의 물리적인 이해에 통합하여 기후의 예측을 개선하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의 개발에서는, AI로 플라즈마 갇힘 기술이나 원자로의 연구를 최적화해,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한 클린 에너지원로의 길을 열고 있다.

재료과학 분야에서도 AI와 신경망이 기존에 없던 특성을 가진 신소재 발견을 가속화하고 있다. 양자역학과 물성물리학이 중요한 이 분야에서는 재료의 특성을 예측하고 실험연구에 기계학습 접근법을 활용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처럼 AI를 구사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물리학과 컴퓨터 과학이 만나는 곳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물리학에 있어서 최고의 영예를 안는 공헌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약 120년 전 그 역사가 시작된 이래 노벨상은 기초적인 학문 분야뿐만 아니라 그때그때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실용적인 발명과 연구, 업적을 조명해 그 영예를 안겨 왔다. 가령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해진 PCR 분석법 발명은 1993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런 전례가 있는 것으로 보아도 올해 노벨물리학상이 결코 빗나간 기준으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

■ AI가 '다이너마이트'가 되지 않는 구조 필요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는 터널 굴착 등 토목공사를 비약적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혁명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노벨은 다이너마이트의 특허로 큰 재산을 모았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자 다이너마이트는 대량학살용 무기로 쓰이게 됐다. 노벨은 다이너마이트가 무기로 사용되더라도 억제가 되기를 기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다이너마이트의 파괴력은 전쟁을 더욱 격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노벨의 형이 사망했을 때, 그것을 노벨 본인이라고 생각한 신문이 「죽음의 상인, 죽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본 노벨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만든 도구가, 사람들을 죽이기 위한 것으로 인식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크게 진보한 AI나 그 응용기술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있는 한편, 다이너마이트처럼 본래와는 다르게 사용되거나 잘못된 목적으로 사용됨으로써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누군가의 일을 빼앗거나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발생하여 관련된 재판도 일어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전쟁 등으로 인류의 미래를 위기에 빠뜨린다는 SF영화 속 이야기와 같은 문제의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제프리 힌튼이 2023년 구글을 떠난 것은 AI가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발달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을 사람들에게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현재로서는 AI가 아직 소프트웨어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AI의 힘을 빌리게 되면 그 판단에 따라 예상치 못한 위험을 낳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SF영화 속 사건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AI 연구자와 과학자, AI 기업들에게는 높은 윤리기준과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마련할 것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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