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과 구글 그리고 AI , 구글을 퇴사한 "AI의 대부"가 주장하는 위협론은 …
2024년 노벨상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수상이 눈에 띄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AI가 인류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경제학상 수상자는 "AI가 빼앗는 일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ChatGPT를 발표한 미국 OpenAI가 약 15조원을 조달하는 등 IT 기업들의 AI 투자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인류와 AI는 어떻게 발전해 나가게 될까?
● AI 대부의 경고
2024년 노벨상 수상의 대상이 된 연구내용을 보면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내용의 대행진(on parade)다.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 경제학상 수상자 등 AI 자체의 연구 혹은 AI를 사용한 연구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경우가 눈에 띈다.
사실 AI가 노벨상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8년 인간의 합리성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하며 AI 연구를 한 허버트 사이먼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즉, 50년 가까이 이전부터 이미 AI의 본격적인 연구는 시작되었던 것이다.
올해의 물리, 경제, 화학 분야에서의 공적은, AI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상을 받은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AI 훈련(기계학습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후 그는 AI가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경청할 만한 경종일 것이다.
'국가는 왜 쇠퇴하는가' 등의 저서가 유명한 대런 아세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최근 'AI가 세계 경제에 주는 충격에 관한 연구에서 미래에 AI가 빼앗을 일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벨상 수상자의 경종 등과 함께, 향후의 AI 분야의 발전을 생각하면 흥미롭다. 미국 기업인 OpenAI는 약 15조원을 조달해 비영리에서 영리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IT첨단기업은 현재, 거액의 투자 부담과 단기적인 현금흐름의 불일치에 직면하고 있다.
화학, 생리학이나 의학 분야 등에서의 AI 활용, 그 성과가 노벨상 대상이 된 것을 생각하면 넓은 범위의 범용형보다 먼저 특정 분야에 집중해 AI 성장이 가속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갈수록 AI 업계의 중요성이 더해 진다.
● 노벨상 대상이 된 AI 분야 연구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은 미국 프린스턴대 존 홉필드, 토론토대 제프리 힌튼, 두 명예교수가 받았다. AI의 기계학습 성과가 높게 평가됐다.
AI 연구를 되돌아보면 1950년대 미국에서 허버트 사이먼 등 연구자들이 수학적으로 인간 인지구조의 일부를 재현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사이먼은 인간의 합리성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하고 인공지능 등을 연구함으로써 의사결정의 합리성을 높이려 했다.
1955년부터 56년 사이몬은 다른 연구자들과 협력해 로직 시어리스트로 부르는 초기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인류의 문제해결 능력을 부분적으로 모방한 계산 프로그램으로 수학의 정리를 효율적으로 증명했다.
게다가 사이먼은 계산기술을 이용해 조직의 의사결정의 합리성을 높이려 했다. 그리고 1978년 그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단지, 70년대는 오일 쇼크에 의한 미국 경제의 불안정화, 컴퓨터의 처리능력의 문제 등으로, AI 연구의 「겨울의 시대」라고 부르고 있었다. AI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낮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1979년, 후쿠시마 쿠니히코 등이 컴퓨터를 이용해, 뇌의 학습과정을 재현하는 모델(네오코그니트론)을 개발했다. 이어지는 80년대, 후쿠시마 등의 선행 연구를 기초로, 홉 필드는 「홉 필드 네트워크」라고 부르는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했다.
홉 필드는, 물리학과 신경과학을 융합해 「뉴럴 네트워크」(뇌의 신경세포〈뉴런〉과 신경 회로망을 수식으로 모방한 학습모델)의 이론 기반을 정비하였다. 그리하여 1985년, 힌튼은 홉 필드의 연구를 응용해 「볼츠만 머신」을 개발해, 미지의 데이터의 구조를 확률적으로 산출하는 기법을 만들었다.
그 후 2006년 힌튼은 샘플 데이터 전체의 특성을 효율적으로 파악하는 AI 학습방법(오토 인코더 인코딩은 부호화, 기호화를 의미)을 발표했다. 오토 인코더는 중요성이 높은 데이터와 낮은 데이터를 선별해 예측과 결과 오차 억제에 힘을 발휘한다.
AI는 반도체 성능 향상, 세계 경제 디지털화 등으로 가속도가 붙어서 성장했다. 2012년 힌튼은, 그 제자 일리야 사츠키버, 알렉스 클리제프스키가 개발한 AlexNet은 화상인식기술경기(ILSVRC 2012)에서 압승했다. 힌튼 등은 미국 엔비디아의 화상처리반도체(GPU)와 「CUDA」라고 부르는 개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학습 모델을 개발한다.
● 경제, 화학 등의 분야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AI
2013년부터 힌튼은 Google에서 연구를 했다. 그 10년 후인 2023년 5월, 그는, 「AI의 성장은 예상을 넘어 인류 멸망의 위험이 높아졌다」라고 생각해 회사를 퇴직했다. 현재의 힌튼은, AI가 학습을 거듭하면 인류보다 현명해져, 지배력을 쥘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향후 5~20년 사이에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힌튼은, 「AI의 위협을 어떻게 억제할지, 대응책은 찾지 못했다」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AI의 성장에 더해 안전 측면을 지원하는 계산 설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의 주장의 배경에는 미국의 유력 기업들이 AI로 노동력을 대체하려 한다는 점 등이 있을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논점은 흥미롭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세모글루 교수는 이 점에 대한 중요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는 사회의 구조와 제도가 어떻게 형성되고 국가의 번영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공적을 평가하고 있다. 그 공로로 사이먼 존슨(미국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미국 시카고대 교수)과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올해 4월 아세모글루가 발표한 논문 'The Simple Macroeconomics of AI'는 향후 10년간 AI로 인한 생산성 상승 효과가 높게 잡아도 '0.71%'라고 분석했다. AI가 취급하는 업무가 고도라면 오히려 밀어올리기 효과는 축소한다고 한다.
아세모글루 교수는 AI가 인간에게서 빼앗는 직업은 전체의 5%에 그친다고도 주장했다. 그리고 이 정도로는 혁명이라고 하기엔 부족하다는 게 그의 논고다. 데이터센터 건설비용, 반도체 개발, 생산 등 공급망 정비, AI 훈련을 위한 전력 소비 문제, 그리고 반도체 분야에서의 미·중 갈등 등을 감안할 때 그가 지적했듯이 AI가 세계 경제에 혁명을 가져올지는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
한편, 금년의 화학상은, 그러한 문제에 대응하면서 AI를 이용하는 힌트가 세계에 나타났다고 할 수 있을 수도 있다. 노벨 화학상은 구글의 AI 개발부문의 데미스 하사비스와 존 점퍼, 미국 워싱턴대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가 받았다. 하사비스와 점퍼 모두는, 「알파폴드」라고 하는 AI를 개발했다. 알파폴드는 아미노산 연결법을 학습해 과거 구조가 특정된 2억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 B to C보다 B to B 분야에서 AI 이용이 가속화될 것인가
하사비스는 바둑 AI 알파고 개발 기업을 이끈 인물로 게임 분야에서 쌓은 AI 기술을 화학 분야에 응용했다. 또 베이커 교수는 '로제타폴드' 등 AI를 개발해 새로운 단백질을 인공적으로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베이커 교수가 만들어낸 단백질 설계기술을 사용하면 의약품이나 백신개발 등 신약개발 분야에 그치지 않고 폐기물 분해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상 시상 이유로는 AI와의 관련성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의학 분야에서도 AI가 하는 역할은 늘어날 것이다. 올해 생리의학상은 미국 매사추세츠대 빅터 앰브로스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 게리 러브컨 교수가 받았다. 이유는 인간 유전자의 기능을 제어하는 마이크로RNA 분자를 발견한 것이다.
1993년 앰브로스 등은 예쁜꼬마선충 유전자에서 마이크로RNA를 발견했다. 당시 예쁜꼬마선충 특유의 유전자는 인류에 관련되지 않는다고 회의적인 시각은 많았다. 그 후, AI 등 계산기술의 향상에 힘입어, 앰브로스 등의 연구 성과의 올바름이 밝혀졌다. 오늘날 암세포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는 AI 연구도 가속화되고 있다.
화학상을 수상한 하사비스는 "AI는 과학적 발견을 가속화하는 궁극적인 도구"라고 말했다. AI는 사물의 원인과 결과를 합리적으로 연결시킨다. AI의 성장에 의해 인간의 의사결정의 합리적이지 않은 측면, 신약기술, 유전자의 구조, 나아가 기후변화나 경제격차 등의 원인과 결과를 현실에 맞게 감정을 배제하고 이해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한 베네피트가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정보검색 등 소비자(B to C)보다, 기업(B to B)이나 연구 등의 분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력 기업들이 '코파일럿' 등 주로 소비자용 AI 서비스 제공을 서두르고 있다. 배경에는, AI가 생성형 AI로부터 범용형의 AI(AGI)로, 또는 인류의 예지를 넘은 AI(ASI)로 지향한다는 장기적 기대가 있다. 다만 일부 서비스는 무료여서 거액의 투자를 부가가치 획득으로 연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그러한 문제의 해결은, 하루아침에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당분간 용도를 좁힌 특화형 AI에 상용화를 찾는 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은 높을 것이다. 실제 캐나다에서는 코히어 등 신흥 기업들이 법인용으로 특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AI 산업이 집적해 가고 있다. 신흥 기업이 어떻게 GAFAM(Google, Apple, Facebook, Amazon, Microsoft) 등 대기업과 경쟁하는가. 그 어느 때보다 AI 관련 업계는 역동적인 변화를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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