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벌거벗은 황제
블라디미르 푸틴은 실성한 것일까? 아니면 어떻게 러시아의 대통령이라는 인물이 이토록 무모한 방식으로 세계를 상상할 수 없는 위기의 고비로 몰아넣을 수 있을까? 크렘린 밖에서 보면 전혀 정당화될 수 없고 승산도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말이다.
이 전쟁은 승산이 없어 보인다. 설령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민주정부에 총검을 들이대고 러시아의 괴뢰정권과 수립해 나라를 점령하더라도 크렘린이 직면하는 것은 피투성이 내란이고 괴멸적인 경제악화가 될 것이다.
푸틴에게는 아직 실감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본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화 운동에 의해서 그 자리에서 쫓겨나는 것이며, 그러한 사태는 본인이 스스로의 손으로 시작한 것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러시아를 통치해온 것을 보면 푸틴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설명은 의심스럽다. 오히려 정보에 미비해, 첩보활동이 현실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많은 역사가들이 말해왔듯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끝내기보다 쉽다. 이 경고가 의미하는 바를 푸틴도 알고 있을 것이다.
역사를 잘 알고 있을 푸틴이지만, 과거에 대한 이해는 왜곡돼 있을 수 있다. 만약 푸틴이 러시아가 겪은 것을 굴욕으로 인식하고 그것에 이끌려 역사를 새로 쓰려 한다면 강한 동기부여는 사실 본인의 이기주의보다는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현실적 불안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그런 위협을 억누르지 않으면 머지않아 자신은 실패한다고 그는 믿고 있을 것이다.
● 푸틴의 의도
러시아가 진정한 민주국가라면 푸틴은 권력을 유지할 수 없고 부정한 수단으로 얻은 것으로 알려진 권력을 손에서 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 자리를 일시적으로 내준 2008년, 이 해 대통령직은 사실상 잠정적이고 허울뿐인 지도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하에서 총리를 역임했지만만, 그보다 훨씬 전부터 러시아의 진짜 리더는 그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었다.
2005년, 푸틴은 연방의회에 대한 연차교서 연설에서, 소비에트 제국의 붕괴는 「100년에 1번의 일어나는 지정학적 대재해였다」라고 밝힌바 있다. 그것은 하나의 「전염병」이 되어 분리주의적 운동을 조장 하면서, 「러시아 그 자체에 파급되어 갔다」라고 말했다.
2021년 12월의 「역사적 러시아」의 소멸에 관한 코멘트는, 2018년 3월에 발표한 스스로의 성명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충이었다. 기자를 향한 이 성명에서 그는, 가능하면 소련 붕괴를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옛 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은 경험이 많은 정보장교로 남을 지배하는 데 능숙하다. 정보장교 한 명이 노력 끝에 권력을 갖게 되었고, 이후 모든 인간과 사물을 지배한다. 어떤 말로 그것들을 인식하는가도 포함해 통제를 가하고, 이어서 일어나는 다른 움직임도 제어할 수 있다.
수많은 무대가 이 작업을 위해 준비된다. 푸틴의 열정적인 연설과 남성다움을 과시하는 사진 공개, 러시아 최고위 당국자들이 보여주는 절대적 복종, 그리고 나라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군사력을 압도하는 장면 등은 그 반영이나 다름없다.
그가 연극조로 러시아 핵전력을 엄중한 경계태세에 놓으라고 명령한 것도 관중의 존재를 의식해서였다. 관중이란 자국민과 서방에 있는 사람들 양쪽이다. 거기에는 보란 듯한 연출로 보복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자신의 언설을 보강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러시아는 침략자 공격의 희생자라고 그는 주장한다.따라서 선수를 잡아 최대급의 타격을 주는 것은 우선적으로 인정받은 자위를 위한 행동이다. 만약 그것이 정말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위한 대항조치였다면 굳이 명령을 공개할 필요가 없었다.
설령 러시아군이 은밀히 경계태세를 취했더라도 미국 정보기관은 즉각 그 징후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동안 미군은 러시아의 군사행동으로 자국의 핵전력을 엄중한 경계태세에 놓았지만 닉슨 당시 행정부는 아무런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다.그럼에도 미국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명령을 전군에 전달해 안보태세가 구축되고 있음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러시아 측 수뇌진은 즉각 그 메시지를 받았다.
푸틴씨 나름의 실천주의자로서의 철학은, 뭐든지 운에 맡기지 않고, 어디까지나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그리고 적이 선수를 빼앗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의 영향 아래에서 만들어 간다. 그러나 그 성패는 모두 질 높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잠재적 결함이나 약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도를 그리면 완성되는 것은 사상누각과 그 결말이 정해져 있다.
● 푸틴을 주목하다
온 세계가 숨을 죽이고 푸틴을 응시하는 가운데, 푸틴의 행동은 대국끼리의 싸움을 길게 정의해 온 몇개의 관념을 무너뜨리고 있다. 예를 들어 '상호확증파괴'라는 개념은 더 이상 예전처럼 의지할 수 있는 보호장치가 못 될지도 모른다.
푸틴이 공공연하게 지지한 러시아의 핵 억제정책 개정판에 따르면 국가에 있어서 중요한 정부 및 군사시설이 겨냥되었을 경우에는 재래식 무기에 의한 공격이라도 핵무기를 사용한 응전이 가능해진다. 벨로루스는 또 최근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을 승인해 핵무기 배치가 가능해졌다고 발표했다. 아마 이를 계기로 푸틴은 이동식 중거리 핵미사일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경계에서 더 가까운 위치에 배치할 것이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가비밀본부에서 출신의 분석가에 따르면, 선입관일 수도 있지만 더 깊은 통찰로 푸틴의 바람이나 의도, 의사결정의 근거가 되는 첩보로 볼때 앞으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자랑하는 기술력으로 생락할 수도 있다고 한다.
고해상도의 스파이 위성 덕분에 우리는 러시아군 병사의 수를 파악하고, 진형을 확인하고, 무기를 검증할 수 있다. 또 복수의 정보수집시설에서는 통신량의 감시 외에도, 때로는 통신내용의 부분적인 파악등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의문을 풀어낼 수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이라는 인물은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의 의도는? 빠뜨릴 점은? 또 어떻게 하면 우리는 일반인들에게 현지 사실과 오보를 구별하기 위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과거에 갖고 있던 크렘린의 사고에 대한 통찰의 일부는 상실됐다. 푸틴과 접촉 가능했던 CIA의 에이전트 중 한 명이 정보유출로 위험에 처했던 5년 전 일이다. 이 일로 평판을 떨어뜨린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5월 27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세르게이 키슬랴크 당시 주미 러시아대사와 만나 기밀정보를 논의한 바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CIA의 번스 국장은 조직개편에 나서겠다고 선언한바 있다. 반테러리즘으로부터 전략상의 적대국에 대한 종래의 정보 수집까지를 염두에 두기로 했다. 특히 우선사항으로 꼽은 것은 중국 테크놀로지 러시아 그리고 조직의 인력확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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