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사태에 제3차 석유파동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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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팔레스타인 사태에 제3차 석유파동이 일어날까

by 소식쟁이2 2023. 11. 8.

팔레스타인 사태에 제3차 석유파동이 일어날까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아서 헤르만은 월스트리트저널에 10월 15일자로 실린 논설 Echoes of the 1973 Oil Crisis에서 미국은 1973년 4차 중동전쟁 때 부주의하게 중동 석유에 의존하던 결과, 인플레이션율 급등, 경제성장의 극적 저하를 겪은 것을 교훈 삼아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는 데 진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한 날 일어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우리에게 1973년 석유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제4차 중동전쟁은 10월 6일 시작됐지만 10월 1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생산을 줄이면서 유가는 급등했다.

1974년 3월 금수조치가 해제됐을 때 유가는 거의 300% 상승했다. 휘발유의 품절은 미국에서 낯익은 광경이 됐고 미국 정부는 몰래 휘발유 배급권을 찍었고(다행히 쓰이지는 않았지만), 닉슨 당시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유전을 점령하는 군사행동을 검토했다.

1973년 석유위기는 미국이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포기했기 때문에 위기상황을 초래했지만 이런 상황은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미국은 1960년에는 10%밖에 원유를 수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요 증가와 국내 원유 생산비용 상승의 결과 1973년 석유위기 직전에는 원유 수입이 34%로 상승했었다. 그리고 수입되는 원유의 대부분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중동에서 나왔다.

OPEC가 유가를 상승시킴과 동시에 OPEC 아랍 회원국들은 미국, 다른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한 금수를 했고 세계 경제도 영향을 받았다. 1973년 12월 28일 OPEC는 유가를 재차 인상했다.

배럴당 유가는 1973년 1월 2.59달러에서 1973년 12월 11.65달러로 올랐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율이 3.2%(72년)에서 11.04%(74년)로 치솟았고 경제성장률은 5.6%(73년)에서 0.5%(74년)로 떨어졌다.

그리고 알래스카에서 북미 최대 유전이 발견됐지만 환경보호주의자들에 의해 개발이 저지되면서 캘리포니아 앞바다의 해상유전 개발도 동결됐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셰일 오일 개발기술의 진전이 미국 에너지 자급 회복의 중요한 첫걸음이 되었다.

만일 미국이 73년 석유위기로부터 뭔가 배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에너지 자급은 당연하지 않은 일이다.끊임없는 노력과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며, 특히 이데올로기와 사리사욕으로 에너지 자급에 반대하는 사람들 못지않은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우리의 행복을 원하지 않는 국내외 세력에게 넘겨주게 된다.

이번 일로 쉽게 아랍 산유국들이 다시 석유전략을 채택해 3차 오일쇼크(2차 오일쇼크는 이란 이슬람혁명 혼란시)가 일어날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감 때문에 유가 급등은 더 있을 것이다.

이미 최근 미국의 표준유가 지표인 WTI는 반년 전인 60달러대에서 급등해 일단 9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는 한때 100달러를 넘어섰고 이스라엘 가자지구로 인해 100달러 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번 일로 아랍 국가들에서 민중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앞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돌입하면 팔레스타인 일반 시민들에게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랍 민중들은 갈수록 격앙돼 자신들의 정부에 대해 어떻게든 해줄 것을 시위 등을 통해 요구할 것이다.

아랍 국가들은 모두 독재체제지만 2010년 아랍의 봄에서 민중의 시위로 이집트, 튀니지의 장기 독재정권이 쓰러진 교훈에서 민중에 대해 어느 정도 타협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아랍 국가들이 단순히 이스라엘과 미국 및 기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국가들을 비난하거나 최근 이스라엘과 수교한 UAE, 모로코 등이 대사 소환, 외교관계 단절 등 외교적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는 민중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을 때이다. 그럴 가능성은 높다.

이 경우 1973년 석유 금수와 같은 미국을 진심으로 화나게 하는 과격한 조치는 취하지 않겠지만 아랍 산유국들이 팔레스타인에 연대해 더욱 감산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유가를 고공행진하고픈 아랍 산유국 지도자들에게도 좋은 빌미가 된다.

이란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이란은 이스라엘에 경고할 뿐 아니라 레바논 헤즈볼라의 제한적인 공격, 예멘 호시파의 미사일 공격, 시리아, 이라크의 미군 공격과 자국의 영향 아래 있는 대리세력을 동원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진심으로 관여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이번 일로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수교를 막겠다는 원하던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헤즈볼라의 중요성이다. 헤즈볼라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이란 이슬람혁명체제의 지지세력이기도 하고, 그 존속은 이란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스라엘군과의 전면 충돌로 헤즈볼라(이스라엘군에는 전혀 맞설 수 없다)를 잃을 수 없다.

이란은 오퍼튜니스트(opportunist. 편의(기회)주의자)로 자국의 입지를 높이기 위해 현재 상황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대리세력을 조종하는 이란의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국제사회에 이란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강 건너 걸프협력회의(GCC) 여러 나라를 위협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계산착오로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에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중동은 대혼란에 빠지고 유가는 천정부지로 상승할 것이다. 이러한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거의 대부분의 원유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위기감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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