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의 '반(反)자유주의'를 환영하는 미국 기술 업계
실리콘밸리 대기업 상당수는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기술 기업의 리더들은 트럼프의 AI 관련 규제 축소 계획을 뒷받침하고 있다. 빅테크는 많은 데이터와 큰 시장, 그리고 큰 정부 지원의 혜택을 받는다. 이들 기업은 본질적으로 전세계를 활동무대로 하며(globalist), 때로는 트럼프의 주장을 반기지 않는 중국과 같은 국가와도 거래를 한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실리콘밸리 엘리트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향하지 않는 포퓰리즘 수사(populist rhetoric)에 눈을 감고 AI 규제에 반대하는 자세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처럼 미국 우선주의 MAGA(다시 미국을 위대하게)의 이념과 배치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은 또 있다.
트럼프가 수석보좌관으로 발탁한 수지 와일스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기 이전에 로비회사인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의 공동회장을 맡았다. 이 회사는 중국의 기술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사법부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중국의 방범 카메라 메이커인 Hikvision(하이크 비전)은, 2015년 이후에 머큐리에 550만달러을 지불하였다. 하이크비전은 신장 당국이 위구르족을 감시하기 위한 기술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으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이 회사의 감시장비가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이유로, 하이크비전은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등록되었고, 제1차 트럼프 행정부에서 상무부는 미 기업이 이 회사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럼에도 이 회사의 미국 부문은 머큐리의 도움을 받아 그 제약을 회피했다.
트럼프의 정책에 반하는 행위를 한 머큐리 출신으로 그의 측근이 된 인물은 와일스뿐만이 아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통신사 ZTE가 미국 기기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ZTE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머큐리와 손잡았다. 머큐리 직원이자 트럼프 캠프 전 직원인 브라이언 란자는 ZTE를 위한 로비를 벌이기 위해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 접촉했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내부 적'이라고 부르는 세력에 이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 과도한 규제에 대한 반발
MAGA의 고립주의 메시지가 글로벌리스트의 비즈니스 거래와 본질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것임은 명백하다. 여기서 말하는 글로벌리스트 중에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포함된다.
자유주의자들이 언론 자유를 위협한다고 말하는 머스크는 트럼프 집회에 MAGA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하지만 트럼프를 편드는 보수 부자들은 머스크뿐만이 아니다. 팔란티아 창업자인 피터 틸은 애초부터 트럼프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그 이유가 좌파 성향의 과도한 규제에 대한 반발임은 분명하다. 또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마크 안드리센과 벤 홀로위츠는 각각 250만달러를 트럼프 선거캠프에 기부했다.
기술과 국가안보를 전문으로 하는 언론인 제이콥 실버먼은 빅테크 창업자와 임원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복귀함으로써 연방거래위원회(FTC)를 이끄는 좌파 성향의 리나 칸이 주도하는 반독점법(독점금지법) 소송과 압박에서 해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버맨에 따르면 이들에게 트럼프는 과도한 규제에서 벗어나 문제를 해결해주는 존재라고 한다. 확실히 트럼프의 정치 스타일은 그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줄 가능성이 높고, 그것만으로도 트럼프를 지지할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트럼프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일부는 그의 부유층과의 영합에 반감을 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2028년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문제에 있어서, 첨단기술 대기업과 백악관은 계속 협조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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