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암살 사건'이 음모론자들을 끌어들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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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케네디 암살 사건'이 음모론자들을 끌어들이는 이유

by 소식쟁이2 2022. 9. 2.

'케네디 암살 사건'이 음모론자들을 끌어들이는 이유

● 음모론이 끊이지 않는 케네디 암살 사건

1963년 불거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둘러싼 음모론은 지금도 열성 신봉자가 많아 널리 알려져 있다.
그 배후에는 군산복합체, CIA 혹은 마피아와 외계인, 그림자 정부에 의한 암살계획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스물네 살의 리 하비 오스왈드가 홀로 저격을 성공시켰다는 점, 그가 사건 직후 사망한 점, 수사자료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점 등 분명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 희망을 짊어진 젊은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충격적인 죽음이 각종 억측을 불러일으키며 현재와 같은 음모론을 형성하게 됐다. 이 사건의 배후에 어떤 '음모'가 있었는지는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다.

● 음모론이 생기지 않는 사건도 있다

반면 같은 미국 대통령의 암살이라도 1981년 벌어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총격사건은 어떤가. 레이건이 목숨을 건지면서 이 암살은 실패로 끝났다.

범인은 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한 여배우에게 억누를 수 없는 동경을 품고 어떻게든 다가가고 싶었다. 이 작품에는 주인공이 차기 대선후보 암살을 꾀하는 장면이 있어 비슷한 사건을 일으키면 그 여배우의 마음을 끌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이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해 음모론은 거의 나오지 않고 영화화도 되지 않았다.
이처럼 음모론이라는 점에서 보면 이 두 사건에서는 취급이 크게 다르다. 이유는 무엇일까?

● 음모론자들이 좋아하는 사고란?

우선 케네디 암살 음모론에는 사변성(부족한 증거를 점과 점으로 연결하려 함)이나 비교성(나만이 숨겨진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함)이 보인다. 예를 들어 참조할 수 있는 수사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CIA 같은 첩보기관이나 외계인이나 그림자 정부의 소행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군산복합체 흑막설은 케네디가 베트남에서 철군을 계획하고 그것이 자신들의 이익을 해치기 때문에 저지하려고 암살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당시 미국 상황에서 기묘한 이야기를 사변적으로 짜내고 있는 예이다. 무엇보다 베트남에 관한 케네디의 정책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사실과 부합하지 않고 아마추어적 발상에 기초한 설이다.

그리고 어느 스토리도 강력한 존재 의도를 상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까. 군산복합체나 CIA나 외계인 말이다.

젊은 대통령 암살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일개 청년이 우연히 잘 해치운 것만으로 끝내고 싶지는 않다. 큰 사건에는 그 중대함에 걸맞은 의미나 특별한 의도의 존재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전근대성, 그리고 과도한 의미 부여와 같은 음모론적 사고에 특징적인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레이건 대통령의 경우는 미수에 그쳤으니 케네디 암살 정도의 중대 사건은 아니며 어떤 이유로 벌어졌는지도 분명하다. 그렇다면 일부러 강대한 흑막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로 할 필요도 없다.
이는 직관심리학의 작용 때문이다. 레이건 총격의 경우는 이상한 의도이긴 하지만 범인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부족한 점은 없다.

반면 케네디 암살 쪽에서는 범인의 의도가 분명하지 않고 훨씬 중대한 사건이다. 그렇기에 그곳을 음모로 묶어 설령 황당한 스토리가 되더라도 어떻게든 그 의미를 이해하려 한다.

● 큰 사건에는 큰 이유를 찾고 싶어한다

그리고 대표성 편견(bias)도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인물상 등에 대해서, 실제의 가능성보다, 과연 들어맞을 것 같은 이미지 쪽을 우선시하기 쉽다라는 것이 대표성 편견(bias)이다.

심리학자 롭 브래더턴 등(Brotherton, R. and French, C.C. (2014). Belief in conspiracy theories and susceptibility to the conjunction fallacy.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8.)에 따르면 사건이나 사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이것은 생긴다. 「중대한 결과는 특별한 원인과 세트로 되어 있다」라고 하는 것이, 전형적 이미지(스테레오 타입)를 갖는 일이 많다고 한다.

사소한 원인으로부터 중대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도, 보통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정도의 쇼킹이고 역사적인 사건이라면 배후에 있는 거대한 음모가 원인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 '사람 친화적' 음모론

찾아보면 '사람 친화적''음모론"'이라고 정리한 글도 있다. 과학이 사람에게 엄격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뜻이다. 복잡한 현상이나 사건을 제대로 검토하기 위한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지식과 방법은 직관에 어긋나는 경우도 많아 간단히 익힐 수 없다.

반면 음모론은 그것들을 모두 건너뛰고도 사물의 깊은 진실을 이해했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바로 거기에 함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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