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신화'의 종언, 일본의 산업경쟁력은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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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엔저 신화'의 종언, 일본의 산업경쟁력은 부활하나!

by 소식쟁이2 2024. 8. 19.

'엔저 신화'의 종언, 일본의 산업경쟁력은 부활하나!

엔화 약세 일변도였던 외환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7월 전반에 162엔 언저리에서, 약 37년반만의 수준이 된 달러/엔 시세는, 미·일 금융정책의 전환 기대나, 그것을 강하게 인상시키는 7월의 미국 실업률의 상승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141엔대까지 엔고가 되었다.

<원래 근거가 희박했던 올해 엔화 약세>
달러-엔 환율은 작년 말에는 140엔 정도였다. 그것이 그 후의 반년 강에 20엔이나 엔저가 된 것은, 원래 근거가 부족한 움직임이었다는 평가다. 최근 미·일 금융정책의 전환이 급속히 의식되고 있지만, 원래 미국의 금리인상은 작년 7월로 끝났다. 일본은행은 3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해, 금융정책의 정상화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도 엔저 모멘텀이 멈추지 않은 것은 미·일 금리차는 축소돼도 아직 크다는 서술(narrative) 때문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난 2주간 미국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 전 단계에서도 미·일 10년물 금리 차이는 3%를 조금 넘었고, 이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8년과 거의 비슷했다. 그리고 당시 달러당 엔화 환율은 110엔 안팎이었다.

금리차 외에도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 디지털수지 적자, 신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를 통한 자금유출 등 많은 수급 요인이 구조적인 엔화 약세 요인으로 꼽혀 왔다. 소득수지 흑자가 아무리 확대돼도 그 돈의 상당 부분은 해외에 재투자된다고 해서 엔화 강세 요인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사실 무역수지 적자가 다른 곳보다 축소된 것도 좀 더 주목받길 잘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인바운드 활황으로 여행수지는 사상 어느 때보다 큰 폭의 흑자를 내고 있다. 엔고 요인도 적지 않은데 37년 반 만의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엔화는 약한 통화라는 결론이 있고 그에 맞는 흐름만 시장이 따라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엔저 신화에 따른 엔저였다고 할 만하다.

신화라는 것은 경제학자 케인스의 미인투표 이론과 같다. 자신의 판단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투표할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한다는 행동을 모두 취하면 결과적으로 그 투표대로 일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한번 신화가 된 것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요점은 거품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엔화 약세 요인들은 모두 그럴듯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그럴싸하게 들리는 이유가 많을 때일수록 누구나 마음 놓고 엔화를 매도 상태가 지속되고 결과적으로 시세가 지나치는 것도 시장이라는 괴물의 특성이다. 올해 들어 엔화 약세가 대체로 엔저 신화에 따른 것이라면 140엔 부근까지의 엔고는 전혀 위화감이 없다.

<단기 금리차는 상응하게 남을 가능성>
한편 이를 계기로 장기 엔고 흐름이 시작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 큰 이유 중 하나가 미·일의 단기금리 차이다. 일본은행은 7월 말에 금리를 올렸지만, 정책금리는 그것으로 겨우 0.25%다.

한편, 미국 경제를 둘러싼 상황은 비바람이 오고 있어, 만일 미국이 경기후퇴에 빠질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신속하고 대담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다. 현재 5%가 넘는 정책금리가, 예를 들면 1% 부근까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되면, 미·일의 단기금리차는 거의 없어진다. 그 경우, 달러/엔 시세는, 2022년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하기 전의 110엔대를 목표로 하는 것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그렇게까지 악화되지 않고, 연착륙이라고 할 수 있는 범위의 감속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가, 현재로서는 주류이다. 실업률은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낮다. 대부분의 경제지표는 급속한 악화가 아니라 완만한 둔화를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일어날 미국의 금리인하는 필요 이상으로 경제·고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인플레이션 축소에 맞춰 수준을 조정한다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금융완화'라고 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립금리 수준에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대부분의 시장 관계자의 견해대로 3.5~4% 정도라고 한다면,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의 종착점은 그쯤 되지 않을까.

한편, 일본의 중립금리는, 일본은행의 추계로는 1-2.5%정도이다. 일본은행의 우에다 카즈오 총재는 7월말의 기자회견에서, 그것보다 좁은 범위로 중립금리의 추정치를 좁히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향후의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동향은, 미국 경제나 금융·환율 시장의 전개 등에 좌우되지만, 내외 정세가 일본은행의 상정대로 순조롭게 전개된다고 해도, 정책금리는 중립금리의 하한인 1%를 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미·일의 단기금리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같은 '거의 차이가 없는'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금리차의 면에서는, 강한 엔고 추세로 전환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등락의 장기파동이라면 큰 전환점>
그러나 다소의 희망을 담아 냉정하게 생각해 두고 싶은 점이 있다. 그것은, 일본의 산업경쟁력은 이대로 약해지기만 하는가라는 근본문제다. 엔화는 실질실효환율로 보면 90년대부터 약 30년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빅맥 평가(미국과 일본에서 빅맥이 같은 값이 되는 환율)는 약 80엔으로 실제 달러-엔 환율과 크게 괴리돼 있다.

즉, 달러엔 시세는 140엔이라도 「초저가」인 것이다. 그런데도 엔화는 너무 싸다는 것이 시장에서 공유되지 않는 것은 일본의 산업경쟁력이 정말 그만큼 약하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엔화 약세의 정점인 160엔 전후만 해도 그것도 일본 실력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무역수지 적자 등이 주목받기 쉬운 것도 그것이 환율 수급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펀더멘털을 반영한 엔화 약세라는 이야기의 증거로 사용하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산업경쟁력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는 변화도 일본 기업의 행동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 기업은 오랫동안 해외 거점 강화에 힘써 왔다. 그러나, 일본 정책투자은행의 설비투자계획 조사에 따르면, 자국내 거점의 강화를 목표로 하는 기업의 비율이 최근에는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국내 회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탈탄소화나 디지털화의 흐름, 인력부족에 대한 대응, 그리고 경제안전보장을 의식한 공급망의 재강화 등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대해 국가는 해외기업 유치를 포함해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 게다가 장기간에 걸친 엔화 약세로 국내 투자의 해외 투자에 대한 상대적 채산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일본 기업의 해외 전개가 2010년대에 가속한 것은, 지금까지의 엔고도 큰 요인이었다. 그로 인해 공동화된 국내의 산업기반이 최근의 엔저도 있어 부활한다면, 환율은 산업경쟁력의 내외균형을 복원시키는 기능을 장기적으로 보면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정도 엔저를 갖고도 일본의 산업경쟁력은 영원히 부활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일본의 산업경쟁력에 드디어 상향된 장기파동이 오고 있는 것인가. 이 점이야말로 엔저 신화의 붕괴에서 앞을 내다볼 때 엔화의 페어밸류가 중장기적으로 높아질지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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