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90조에 육박하는 '도지코인'에 대한 열광과 커뮤니티의 힘

시가총액 90조에 육박하는 '도지코인'에 대한 열광과 커뮤니티의 힘

미국 대선이 지난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강세장에 접어들고 있다. 섹터 전체의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의 3조4000억달러를 돌파했고, 비트코인은 예상을 웃도는 급등을 보이며 10만달러를 넘어서기도 하였다. 이러한 광풍 속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내뿜는 것이 도지코인(DOGE)이다.

'가장 역사가 긴 밈코인'으로 꼽히는 도지코인은 대선 이후 150%의 경이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는데, 여기에는 차기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공약과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관련되어 있다. 머스크는 오랜 도지코인의 지지자이자 스스로를 도지파더라고 칭하며 X(옛 트위터)에서 이 코인을 칭찬해 왔다.

또 머스크와 기업체 출신의 전 간부인 비벡 라마스와미가 함께 신설된 정부효율화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이끌게 된 것도 도지코인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도지코인은 암호자산 열풍과 소셜미디어 과열을 풍자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오랫동안 단순한 일회성 유행으로 경시돼 왔다. 그러나, 도지코인은 그 하이프(과대선전)를 양식으로 진화를 이루어 현재의 시가총액은 58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 도지코인의 특징
도지코인은 2013년에 탄생했다. 이 코인은 IBM에서 근무하던 빌 마커스와 어도비 시스템즈에서 근무하던 잭슨 파머라는 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시바견의 바이럴 밈으로 촉발돼 암호자산을 둘러싼 열광과 투기를 비웃을 의도를 담아 만들었다.

DOGE는 기술적으로는 도지코인 블록체인의 네이티브 암호자산으로 비트코인에서 포크(분기)한 라이트코인 포크로 만들어졌다. 도지코인은 비트코인과 같은 프루프 오브 워크(PoW)의 컨센서스 알고리즘을 채택하고 있지만, SHA-256이 아닌 Scrypt라는 해시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Scrypt는 전용 ASIC 채굴에 의존하지 않는 설계로 CPU나 GPU 등 범용 하드웨어로 채굴이 가능하다. 이 민주화된 접근법에 따라 도지코인은 '민중의 통화'라고도 불린다.

도지코인의 장점 중 하나는 거래 속도가 빠르다는 것으로, 비트코인이 초당 7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반면 도지코인은 초당 약 33건을 처리할 수 있다. 토큰 발행의 구조로는 도지코인은 고정 보상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으며, 블록당 1만 DOGE를 보상으로 채굴업자에게 부여한다. 이에 따라 연간 약 50억 DOGE가 새로 공급된다. 이 공급방법에 의해 인플레이션율은 공급량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 안정적으로 하락해 간다. 2024년 11월 현재 도지코인의 인플레이션율은 약 3.4%로 유통 공급량은 약 1460억 DOGE에 달하고 있다.

도지코인은 저렴하고 빠르지만 보안이 약한 비트코인의 대체 수단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코인은 라이트코인이나 비트코인 캐시 등 다른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코인과 달리 커뮤니티의 힘에 의해 독자적인 포지션을 확립하고 있다.

◆ '커뮤니티'의 힘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집단의 에너지를 자선 활동과 파괴적인 행동 모두에 활용해 왔다. 한 도지코인 애호가는 2014년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을 위해 이들이 동계올림픽 참가 비용으로 3만달러를 마련하는 것을 도왔다. 또 같은 해 NASCAR 운전사인 조쉬 와이즈를 후원하기 위해 5만5000달러가, 또 'Doge4 Water'로 부르는 캠페인에서는 케냐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우물을 만들기 위해 3만달러 이상의 금액이 도지코인 커뮤니티에서 모아졌다.

한편, 이 커뮤니티는 2021년 주식시장에서의 '게임스톱 주식 파동'에도 관여했다. 도지코인 보유자들은 게시판 레딧의 개인투자자들과 협력해 게임스톱 주가를 급등시켜 대형 헤지펀드에 거액의 손실을 입혔다.

◆ 머스크가 맡은 역할
일론 머스크는 2019년 도지코인을 지지하기 시작했으며, 이 코인이 일상 거래에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중에 테슬라에서는 도지코인을 사용하여 테슬라 차량을 제외한 공식 상품 구매가 가능하게 되었고, 스페이스X도 도지코인을 사용하여 관측 장비를 자금조달하는 우주 임무인 'DOGE-1'을 발표했다

2021년에는 머스크의 트윗으로 도지코인 가격이 0.01달러에서 0.65달러로 급등했고 불과 5개월 만에 6400%나 가격 상승을 일으켰다. 이후 약세장에서 도지코인 가격은 하락했지만 현재는 다시 0.07달러까지 올랐다.

머스크의 트위터(현 X) 인수로 도지코인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됐다. 암호자산의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위터는 2023년 4월 파랑새 아이콘을 일시적으로 도지코인의 상징인 시바견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도지코인 가격은 한때 30% 올랐다.

그러나 머스크의 관여에는 비판도 따라다녔다. 2023년에는 투자자들이 머스크를 고소하며, 그에 의한 가격 조작과 내부자 거래 혐의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 소송은 최근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되었다.

◆ '통화'로서의 도지코인
도지코인은 기술력과 커뮤니티, 그리고 명성(celebrity)의 지지라는 세 기둥을 갖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진정한 통화가 되는 것은 보장되지 않는다. 통화 자체에는 본질적인 가치가 없으며, 그 가치는 교환수단이나 가치의 보존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집단적 신뢰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신뢰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코인이 실제로 사용됨으로써 통화로서 기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비트코인은 이미 진짜 통화의 영역에 도달했다. 비트코인은 Into the Block의 데이터에 따르면 주당 약 82만 개의 독특한 액티브 주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충분한 신뢰와 이용을 획득하고 있다. 한편, 도지코인은 이 점에서 크게 뒤쳐져 있어, 주당의 유니크 액티브 주소는 불과 8만 개에 머무르고 있다.

더 나아가 도지코인은 머스크라는 한 인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위험도 안고 있다. 머스크의 지지는 도지코인의 인지도를 높이고 가격을 끌어올린 반면, 이러한 한 인물에 의존하는 상황은 장기적인 안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 머스크가 지지를 철회하거나 평판이 크게 훼손되면, 도지코인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지코인은 실제로 통화로 사용되고 있다. 그것은 글로벌 통화로서 비트코인에 필적하는 존재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커뮤니티 통화로서의 틈새시장을 확립하고 있다.

도지코인의 향후 성공은 그 커뮤니티가 일론 머스크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단순한 미디어 주도의 가공 상태(hype)를 넘어 진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이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이 코인은 밈코인이라는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단기적인 투기꾼을 끌어들이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도지코인이 그동안 걸어온 여정은 특이하면서도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탄생 11년이 지난 이 코인은 원래 암호화폐 열풍을 풍자하기 위한 색다른 시도였지만 언론 등을 활용한 가공 상태(hype)의 힘을 역으로 이용해 진짜 커뮤니티 화폐로 진화했다. 이 진화는 가공 상태(hype)가 반드시 무가치한 것은 아님을 보여주며 기존 금융이 무시해온 문화의 힘을 부각시켰다.

이런 의미에서 도지코인은 단순한 밈코인 이상의 존재이며, 분산형 커뮤니티나 인터넷 문화가 현대 금융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 연구가 되고 있다. 이 코인이 더 널리 보급될지, 아니면 틈새에 머물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이 코인은 이미 집단적인 신뢰와 행동의 힘을 증명했다.

(출처) Dogecoin: A Joke No More? The Rise Of A $58 Billion Crypto Phenomenon
https://www.forbes.com/sites/digital-assets/2024/11/22/dogecoin-a-joke-no-more-the-rise-of-a-58-billion-crypto-phenome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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