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이너는 옳았다: 경제제재에 의해 드러난 국제금융시스템의 취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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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비트코이너는 옳았다: 경제제재에 의해 드러난 국제금융시스템의 취약성

by 소식쟁이2 2022. 3. 10.

비트코이너는 옳았다: 경제제재에 의해 드러난 국제금융시스템의 취약성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가로 전례 없는 일련의 경제 제재에 직면해 있다. 이들의 제재는 국제적으로 맺어진 은행시스템에 수십 년 동안 잠재해 있던 막강한 힘을 불쑥 확인하게 했 주었다. 동시에, 그 힘의 종언과 그것을 대신하는 보다 단편화된 무엇인가 대두되기도 한다.

국제송금·결제시스템의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나 코르레스 은행, Apple Pay라고 하는 시스템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은, 일원화된 시장자본주의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현상의 산물이다.

이는 소비에트연방의 붕괴로 알려진 신자유주의적인 '역사의 종말'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금융의 무기화보다도 '역사 종말'의 끝을 고하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최근 1주일간 러시아에 대해 쏟아지는 경제제재는 거의 모든 현대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국경을 넘어 복잡하게 얽힌 상호의존의 놀라운 관계, 그리고 그 궁극적인 취약성을 증명해 주었다.

일부 러시아 은행은 국제송금에 매우 중요한 SWIFT로부터 축출되었다. 러시아 최대은행 중 하나인 러시아저축은행 주가는 런던증권거래소에서 95%나 폭락했다. 러시아 루블화는 불과 1주일 사이에 달러화에 대한 가치를 50% 가까이 떨어뜨렸으며, 이것이 단기적인 평가절하라 하더라도 러시아 경제에 장기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 물론 이 가격하락이, 단기적인 것에 머무르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무역규제도 마찬가지로 파괴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대만은,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의 수출을 중단한다고 표명하였으며, 항공기 부품 수출 금지에 따라 대부분 보잉과 에어버스 비행기로 구성된 러시아에 대한 민간 항공기업계는 2~3주 안에 완전히 조업중단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Apple Pay를 비롯한 소비자 대상 지급서비스도 일부 러시아인에겐 이용이 불가능해 모스크바 지하철 등에서 혼란을 일으켰다.

경제제재의 여파는 러시아 사회의 중심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랑스 경제재무장관이 1일 러시아 경제를 붕괴시키겠다고 선언한 것도 과장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 모든 것은 보다 긴 역사의 맥락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최근까지 이처럼 한 나라 경제를 몰아붙일 기회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SWIFT가 생긴 것은 1978년. 20세기 중반까지 국제적인 은행시스템에는 정기적으로 선박으로 대량의 금(골드)을 수송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외환보유금의 동결

하지만 이번 제재에서 주목할 요소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금 동결이다. 이것이 가능해진 것은 런던 스쿨오브이코노믹스의 객원 펠로우 오우스멘 만뎅(Ousmene Mandeng)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설명한 대로 외환보유금은 중앙은행이 보유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은행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이나 통화가 움직이지 않고 모든 것은 밖에 있는 것이다.

이 동결로 최근 총 6300억달러가 넘던 러시아 중앙은행의 준비금 절반이 영향을 받았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이 같은 대량의 준비금은 러시아에 제재에 대한 내구성을 키우기 위한 장기계획의 일환이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특성에 대해 지정학적으로 큰 오판을 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는 서방 중앙은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러시아의 외환보유금을 존중하라고 믿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그랬다면 제재를 받았다 하더라도 몇 달 동안 루블화의 가치를 러시아가 계속 떠받칠 수 있었을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재산권을 승인하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외환보유금이 동결된 것에 대해 불평할 근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번 경제제재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중립적이고 규범에 기반한다는 폭넓게 받아들여진 전제를 영원히 약화시킬 수 있다.

역사학자 애덤 투즈(Adam Tooze)는 뉴스레터 Chartbook에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외환준비금 동결을) 하는 것은 주권의 평등이라는 가정과 재산권을 존중하는 데 공통의 이해가 있다는 상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트 레바인 블룸버그 칼럼니스트(Matt Levine)가 지적한 대로 이번 경제제재는 글로벌 금융시스템도 통화와 마찬가지로 당신이 무엇에 해당한다고 사회가 생각하는지 파악하기 위한 방법이자 사회적 구조물이라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이것은, 많은 비트코이너들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하드 통화」에 대한 갈증에 딱 맞다. 거래소를 통한 매매를 금지하는 등 국민 국가가 비트코인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방법은 있지만 체인 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은 현재 러시아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과 같은 명령에 따라 압수, 동결할 수는 없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무기명 증권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제3자나 네트워크 외 중개업자 없이 이동, 매매, 보관이 가능하다.

이는 '디지털 금(골드)'로서 비트코인을 특징짓는 새로운 측면을 만들어 낸다. 금(골드)은 전시나 기타 혼란시 특히 유용한 자산이었다. 그 가치가 내재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금은 2월 전쟁 소문 속에서도 10% 가까이 올랐다.)

비트코인은 금(골드)보다 훨씬 이동하기 쉽지만 단점도 있다. 특별히 금(골드)에는 이력이 없지만 비트코인 거래 이력은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는 것이다. 그것은, 범죄 등에 사용된 「더러운」 금전으로의 거래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그런 금전은 국제적인 미움의 손을 떠난 뒤에도 주류 거래소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이너의 주장이 증명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많은 사람, 특히 비트코인에 경도되는 사람들을 암호자산에 쏠리고 있는 전통적 은행시스템에 대한 회의감이 뒷받침되는 것을 보고 있다. 성노동자부터 캐나다 시위자까지 모든 집단에 대한 소규모 경제제재 사례를 거듭하는 데 더 큰 예로 다짐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비트코이너가 들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인프라 부족을 경고하는 사람들이 다리의 붕괴를 축하해서는 안 되는 것과 같다.

비트코인은 중립적인 글로벌 결제시스템이 어떻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유익한 실례이지만, 머지 않은 장래에 대형 국가들이 현 은행시스템을 이반하기 위해 비트코인이나 기타 암호자산을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러시아가 중국의 위안화와 은행 인프라를 이용해 거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확산되고 있다. 달러화는 현재 안전한 피난처 자산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지만 러시아가 위안화를 이용한다면 현재 진행 중인 달러 패권의 쇠퇴는 크게 가속화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정학적으로 균일하다고 여겨졌던 세계가 다시 양극화하는 쪽으로 가는 큰 걸음이 될 것이다. 또는 신자유주의의 보편성이라는 꿈이 처음부터 단순한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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