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장 최초 기억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기억해도 두 살 이전의 기억에는 접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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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당신의 가장 최초 기억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기억해도 두 살 이전의 기억에는 접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by 소식쟁이2 2023. 12. 3.

"당신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기억해도 두 살 이전의 기억에는 접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여러분이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은 언제쯤일까요?
아주 드물게 '어머니의 태내에 있었을 때를 기억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2~3세 이후의 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인생 초기(0~3세 무렵)의 기억이 빠져 있는 현상을 유아기 건망(幼児期健忘. infantile amnesia)이라고 합니다.
다만 최근 연구에서는 인간의 자의식이 4개월 무렵부터 발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2~3세 이전의 기억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이 의문에 대해 아일랜드 더블린대학 트리니티 칼리지(TCD) 연구팀은 우리가 인생 초기의 기억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 접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유년기의 기억에 덮개가 씌워지느냐 마느냐는 임신 중인 어머니의 면역반응에 큰 요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A new study from Trinity College Dublin involving immunological models of autism spectrum disorder ( ASD) in mice has revealed the surprising role a mother's immune system plays in moderating access to memories of life's earliest experiences in what is referred to as infantile amnesia.

Not only might the findings help us understand – or even access – these precious moments, they go some way in explaining why some people with autism have an uncanny knack for recalling events from ages most of us have long forgotten.


자세한 연구 내용은 2023년 11월 8일자로 과학 잡지 「Science Advancedes」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 인간의 '자의식'은 생후 4개월 만에 생겨난다
기억이란 자신이 의식적으로 지각하거나 경험한 것이 뇌 속에 각인됨으로써 생깁니다.
그러면 자의식이 생길 무렵부터 기억도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억의 형성'은 도대체 언제쯤부터 시작될까요?
이에 대해 최근 영국 버밍엄대(University of Birmingham)의 최근 연구에서 인간 아기는 생후 4개월에는 이미 '자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Scientific Reports, 2023). 이 흥미로운 연구에서는 아직 언어능력을 획득하기 전인 생후 4~8개월 된 아기 40명을 대상으로 스크린 앞에 앉혀 자신을 향해 접근하거나 멀어지는 공을 보여주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실험은 화면상의 공이 가장 가까이 다가오면 아기의 손에 작은 진동을 주어 터치(촉각)를 유발하고 이때 뇌 활동을 측정합니다.
그 결과 아기는 생후 4개월 시점에서 화면상의 공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면서 진동을 주기 전부터 촉각에 관한 뇌 영역이 항진(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컨대, 이것은 아기가 「어, 공이 다가온다. 이것은 슬슬 손으로 만져 볼 테다」라고 예측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자는 이에 대해 "아기는 생후 4개월에 자신의 주변 공간을 감지하고 그 공간과 자신의 몸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자의식이 이미 싹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실험 이미지
실험 이미지



이어 팀은 예기치 못한 터치(촉각)를 아기가 어떻게 느끼는지 조사했습니다.
여기서는 생후 8개월 된 아기를 대상으로 화면상의 공이 자신에게서 가장 멀리 떨어졌을 때 진동을 줍니다.

그 결과 아기의 뇌에는 '놀람'과 관련된 뇌 영역의 활성화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거는 아기가 「어, 왜?공은 저쪽에 떨어져 있는데」라며 예상치 못한 촉각이 발생한 것에 놀랐음을 나타냅니다.
연구자는 "생후 8개월이나 되면 아기는 자신의 몸과 주변 공간과의 상호작용에 대해 보다 세련된 인식을 구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처럼 상당히 이른 단계부터 인간의 자의식이 발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가장 초기의 기억에 관해서는 1세 미만 때부터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이는 더 오래전부터 주장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2~3세 미만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는 '유아기 건망(幼児期健忘. infantile amnesia)'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게 도대체 왜 그럴까요? 이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연구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 왜 2~3세 이전의 기억이 기억나지 않는 걸까?
유아기 건망은 왜 일어날까?

유아기 건망증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면서도 그다지 자세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연구주임이자 신경과학자인 토머스 라이언(Tomás Ryan)도 우리가 겪는 기억상실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것인데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3세 이전의 기억에 대해서는 그것들이 완전히 지워져 있는지 아니면 저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접근할 수 없는 상태로 되어 있을 뿐인지 잘 모르는 것입니다.

그 중 연구자들이 주목했던 것은 자폐 스펙트럼증(ASD)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ASD에는 이상한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한 번 갔던 곳의 풍경이나 사물의 위치를 선명하게 기억하거나 보통 사람들이 기억할 수 없는 옛날 일들을 떠올릴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혹시 ASD는 유아기 건망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연구자들은 그렇게 예상했습니다.
아이의 ASD 발병은 어머니의 태내에서 뇌 신경발달에 어떠한 지장이 생기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에 라이언 등 연구팀은 태아의 신경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모체면역활성화(maternalimmune activation: MIA)에 초점을 맞춰 유아기 건망과의 관련성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 모체면역활성화(MIA)란?
자폐아 출생과 관련된 모체면역활성화(MIA)란?
모체면역활성화(MIA)란 임신 중인 어머니의 면역체계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이나 어떤 체내 염증에 노출되면서 활성화되는 현상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MIA는 태아의 신경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신 중에 모체의 면역체계가 활성화되면 사이토카인이라고 하는 염증성 인자가 생성되고, 그것이 태반을 통해서 태아 속으로 침투하면서 신경발달에 이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장래 아이가 「자폐증 스펙트럼증(ASD)」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조현증」등의 신경발달 장애를 발병하기 쉬워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 MIA와 유아기 건망의 관련성은 어떻게 조사하면 좋은 것일까요?
연구팀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MIA나 유아기 건망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생쥐를 상대로 실험대로 만들었습니다.

◆ 모체면역활성화로 '유아기 건망'을 막혔을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서는 임신 중인 어미 쥐에게 인공적인 염증을 줌으로써 MIA를 유발시켰습니다.
(실제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시키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감염되었을 때와 같은 염증을 인공적으로 주었다)

이로 인해 태어난 쥐의 새끼는 다른 건강한 쥐와 달리 ASD에서 볼 수 있는 사회적 행동장애를 보였습니다.
사회적행동장애란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 결함, 주위에 대한 흥미나 활동수준의 저하, 행동의 반복이나 고집 등을 특징으로 하는 발달장애입니다.

인공적으로 MIA를 유발한 어미로부터 신경 발달에 이상이 있는 새끼 쥐를 얻다
인공적으로 MIA를 유발한 어미로부터 신경 발달에 이상이 있는 새끼 쥐를 얻다


그 후 이 쥐와 건강한 쥐를 대상으로 유년기에 전기충격을 주어 트라우마 기억을 심어 다 성장할 때까지 키웠습니다. 그러자 MIA의 어미에게서 태어난 쥐에게서는 다 성장하고서도 유년기 공포체험을 기억하고 있는 행동증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건강한 쥐들은 유년기 트라우마 체험을 잊고 있는 경향이 강하게 보였습니다.
이는 MIA에 의한 신경발달의 이상이 유년기 건망을 막고 초기 기억의 문을 열어둔 채로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 조사 결과 유아기 건망의 발병을 막는 인자는 '인터루킨-17(IL-17)'이라는 사이토카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실험에서 IL-17을 없애도록 어미 쥐를 유전자 조작하면 설령 임신 중 MIA를 유발받은 경우라도 태어난 새끼는 멀쩡한 쥐와 마찬가지로 유아기 건망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 쥐에서는 이유기(Weaning)에 유년기 건망증이 생긴다

쥐는 이유기(Weaning)에 유년기 건망이 생긴다
쥐는 이유기(Weaning)에 유년기 건망이 생긴다


나아가 연구팀은 건강하게 태어난 쥐라도 기억의 형성과 유지에 관여하는 신경세포인 '앵글럼세포(※)'가 올바르게 활성화되면 다 성장해서도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기억유지에 중요한 신경세포군을 말한다. 시간과 장소, 경험한 사건의 기억을 구성하여 기억을 떠올리거나 불러일으키는 데 필요하다)

즉, 유년기 트라우마 경험 시 만들어진 앵글럼세포를 올바르게 활성화할 수 있었다면 건강한 쥐로도 인생 초기의 기억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따라
·인생 초기의 기억은 소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액세스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을 뿐인 것
·임신 중에 모체면역활성화(MIA)에 노출되면 생후에 유아기 건망증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 것

을 찾아 그것이 우리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라이언 연구주임은 왜 자폐증 환자들이 유년기 기억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동시에 임신 중 MIA에 노출되지 않은 정상적인 사람들에게는 인생 초기 기억에 대한 '망각 스위치'가 자연스럽게 켜지게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인생 초기의 기억을 봉인하는 기능이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 발달에 왜 필요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 해명은 향후 과제가 됩니다.

기억은 기억할 수 없게 되는 경우는 있어도,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는 흔히 듣습니다.
이게 사실인가 하는 의구심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번 연구에서는 우리가 2~3세 이전의 기억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을 뿐 그것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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