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되는 미국 정치권, 정치인들이 지배하는 사회문제
미국에서 대선운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양대 후보로 꼽히는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논의는 미국과 유럽 정치인의 연령 비교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 점에서 미국과 유럽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의회에서도 젊어지는 것이 눈에 띄는 유럽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에서는 고령화가 뚜렷하다.
현재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86세까지 이어지는 차기 연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항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77세로 고령임에는 변함이 없다.
백악관은 2월 28일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하면서 주치의가 그가 예외나 편의를 봐주지 않고 모든 임무를 완수할 능력이 있으며, 직무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중에도 비슷한 검진 결과가 공표됐다.
그러나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것처럼 유권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두 사람의 기억력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으며 때로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이를 노인 건망증이라고 비판하는 정치평론가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도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만 거론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미 잡지 아틀란틱은 지난 달, 유권자의 압도적 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은 차기를 맡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기에도 늙었고 걸음걸이도 늙어 예전과 같은 수완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묘사에 대해서는 대통령 본인 외에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백악관 대변인이 근거가 없고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미국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특히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 나이를 꼽는 비율이 크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정치인들이 전체적으로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년 유권자에게도 고령의 정치인은 자신들과는 감각이 어긋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 미국과 유럽 정치인의 나이 차이
미국의 늙은 정치인과 유럽의 젊은 지도자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자.
유럽에서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카야 카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40대 정치 지도자들이 눈에 띈다. 아일랜드에서는 지난주 45세의 레오 바라커 총리가 공식 사임함에 따라 고등교육부 장관을 맡고 있던 사이먼 해리스가 후임으로 선출돼 37세라는 이 나라 역사상 최연소 새 총리가 탄생했다.
호주 컨버세이션은 미국의 인구 구성이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상당히 젊은데도 정치권의 고령화가 뚜렷하다고 지적하는 기사를 실었다.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에서는 의회에도 노인들이 많다. 이는 당에 관계없이 볼 수 있는 추세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총무가 73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총무가 82세.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 의원은 재선된 지 얼마 안 돼 90세가 돼도 은퇴할 예정이 없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 의원도 82세지만 아직 은퇴 준비는 안 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재임중의 작년 가을,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 낸시 펠로시 전 의장이 83세의 나이로 19선에 출마할 것임을 이미 표명했다. 민주당의 빌 패스크렐 주니어 의원은 87세, 엘레너 노턴 의원과 공화당의 할 로저스 의원은 모두 86세, 민주당의 맥신 워터스 의원은 85세, 민주당의 스테니 호이어 의원은 84세다.
2020~22년 미국 하원의원의 평균 연령은 국민의 평균 연령을 20세가량 웃돌았다. 하원의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 40년간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현재의 중앙값은 58세이다. 상원에서는 65세로 더 높다. 한편 영국 하원의 평균 연령은 50세로 유럽의회나 독일 연방의회도 비슷하다. 프랑스 국민의회의 평균 연령은 48세로 더 낮다.
미국과는 반대로, 유럽의 정계는 최근, 저연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 정상들의 평균 연령은 1980년대 65세를 넘었지만 현재는 53세까지 떨어졌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 가운데 60대는 6명에 불과하다. 대부분 40~50대로 70대 이상 정상은 전무하다.
물론 정치지도자의 고령화가 본질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다. 사실 고령의 정치인이라도 정신적으로 건강한 한 통치와 입법은 충분히 가능하다. 건강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STAT 뉴스에 따르면 지능의 처리속도나 상세한 기억력 같은 기능은 쇠퇴할지 모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 기복이 적어지고 분별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리고 의사결정이나 문제해결을 하는데 있어서, 시간을 들여 축적된 지식을 통합하는 능력인 「결정성 지능(문제해결능력, 언어능력, 산술 및 기계적 지식 등은 결정성 지능에 해당하고, 기억력, 추리력, 추론능력 등이 유동성 지능에 해당한다)」도, 연령과 함께 증가하는 경향에 있다.
또한 인지기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80세가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가 운영하는 건강정보 사이트 하버드 헬스에 따르면 70~90대 중에는 실제 연령보다 젊은 인지기능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앞서 말한 고령화된 미국 정계 인물 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지속적인 신체운동과 정신적 자극, 사회적 연결 등이 뇌의 기능을 유지해 실제 나이보다 젊게 만드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편 65세를 넘으면 인지기능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연구에 의해 나타났다. 더욱 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60세가 넘으면 실행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실행기능이란 학습이나 일, 일상생활을 관리하는데 필요한 작업기억이나 유연한 사고력, 자제력과 같은 일련의 능력을 말한다. 의사결정은 실행기능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정계의 수뇌나 권력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특히 중요한 능력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65세 이상의 많은 사람에게 실행 기능 장애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적능력이나 실행력의 쇠퇴보다 중요한 것은, 지도자의 고령화가 진행됨으로써, 정치 체제의 대표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일 것이다. 정치학에서 고령자가 통치하는 장로정치는 보통 그 나라 국민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 정치인의 고령화는 올해 대선이 끝나도 뜨거운 논란거리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나라의 상층부도, 아마 언젠가는 유럽과 같은 정계의 젊은 피를 위해 길을 양보하게 될 것이다.
(forbes.com 원문)
https://www.forbes.com/sites/joshuacohen/2024/04/16/the-aging-american-politician-how-us-deviates-from-its-european-peers/?sh=6c86bcc421e5
As the presidential election campaign kicks into high gear, the media is focusing on the age of the two main candidates, President Biden and former President Trump. The discussion raises a larger question about the age of U.S. politicians compared to America’s European peers. The U.S. and Europe are going in opposite directions in this regard. While in Europe political leaders in executive and legislative roles are becoming younger they’re getting older in the U.S.
Biden, who is 81, is running for another presidential term which would last until he is 86. At 77, Trump is old,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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