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지는 BRICS vs 서방 국가의 대결 구도〉 세계를 위험에서 구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2024년 10월 29일자 뉴욕 타임즈는, 「다가올 향후의 세계」라는 제목의 리디아 포스그린 신문 칼럼니스트의 논설을 게재해, 주요 신흥국 그룹 BRICS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서방 주도의 질서에 대한 저항세력 형성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BRICS 정상회의에서 에티오피아 총리는 푸틴을 칭찬했다. 이는 불평등에 시달리며 분열된 세계가 위험한 분기점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BRICS 정상회의는 푸틴 고립화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다. BRICS 회원국, 그중에서도 인도·중국 양국은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의 사활적 무역 상대국이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은 세계 금융위기 때 커지는 지정학적 힘에 걸맞은 권력을 서방이 지배하는 세계질서에서 나눠 줄 것을 요구했다. 당시만 해도 이는 비교적 우호적인 요구였다.
서방은 시간 축과 내용에 따라 변화를 환영하는 듯했다. 다극화는 불가피하고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15년 뒤 세상은 많이 변했다. 전쟁, 역병으로 국제화가 세계를 구한다는 가치관은 없어지고, 제로섬으로 내향적인 민족주의(nationalism. 국수주의)가 다시 나타났다.
미국 달러화가 무역결제통화로 남아 있고 주요 7개국(G7)이 더욱 큰 역할을 하게 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서방 주도를 유지했다. 한편, 러시아·중국 양국은 서방으로부터 급속히 떨어져 개발도상국 세계의 단결을 목표로 했다.
세력 균형이 앞으로 수십 년간 남쪽과 동쪽으로 유리하게 기울어져 가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BRICS는 에티오피아,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해 터키 등 가입 희망국도 많다.
물론 이는 잡다한 나라의 모임으로 성과는 제한적이다.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뚜렷하게 반서방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인도는 오랜 세월 중국과 심각한 지정학적 경쟁관계에 있다. 이들은 세계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보다는 질서 주도국의 힘을 약화시키는 데 목표가 있어 보인다.
카잔의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자들은 러시아의 고립을 느꼈을 것이다. 제재로 러시아에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나라가 러시아 보복주의자들의 비애에 공감할 것 같지는 않다.
기존의 질서 변경의 시간은 아직도 있고, 많은 중요한 파트너에게는 관여 의사가 있다. 몇 주 후의 20개국·지역(G20) 브라질 회담에는 카잔에 모인 지도자의 대부분이 향하겠지만, 거기에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영장을 발급받은 푸틴은 없을 것이다.
ICC는 규정에 근거한 질서를 만들려는 열의의 상징이다. 서방이 자신의 권력을 다른 나라에 나눠주는 것을 진심으로 시작할 기회로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 * *
◆ 선진국이 끌어안아야 할 나라
BRICS는 예상 이상의 속도로 회원국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잡다한 나라들의 모임이라는 단점을 부각시키겠지만 국제사회의 발언력은 늘어나고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세력으로서도 더욱 정통성을 높여갈 것이다. 반면 기존 세력인 서방국가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정공법으로 각국의 국력에 따른 권력의 재분배가 필요할 것이다. 이 뉴욕 타임즈 논설에서는, 이를 당연한 것처럼 쓰면서, 리오 G20에서 그것이 일정 정도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그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선진국에서 새로 대두하는 나라의 권력 재분배와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중·러가 주도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개발도상국가를 통칭하는 용어)는 미·중 갈등속에서 중국 측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미국은 자신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의 현상 변경에 강한 저항감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전략적 경쟁상대인 중국을 이롭게 할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재분배할 것인지 선진국 간에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 다른 방향은 브릭스(BRICS) 국가들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의 포섭 경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국제분쟁 해결에 대한 관여 의사를 축소시키는 가운데 그 책임을 동맹국 간에 분담해야 하며, 그 경우 예상되는 관련국들의 비난에 강한 해결책을 제시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늘려나가야 한다.
더 많은 지지 국가들이 필요하고, 그 대상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이며, 그 중 향후 영향력 확대가 예상되는 국가에는 우선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선진국에는 이러한 노력을 주도할 수 있는 힘과 브랜드가 있는 나라가 브릭스 국가들에 비하면 많이 존재하고 있어 하루의 길이 있을 것이다. 우선은 그런 나라들 사이에서 관여 대상국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충분한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누가 우선국이고 그 나라에 무엇을 기대하며 그 실현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할 용의가 있느냐의 조율이다.
◆ G7으로서 할 수 있는 것
그러한 조정을 우해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기존에 존재하는 G7일 것이다. 왜냐하면 평화로 묶인 북미 국가, 유럽 국가와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 모두를 아우르는 모임이기 때문이다.
G7은 이상과 같은 「조정」을 시도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 국가를 끌어들이는 무대이기도 하다. G7 정상회의에서는 매번 의장국이 아웃리치(outreach)국을 선택하고 있지만 대상은 각 의장국의 관심에 따라 매번 다르다.
사실 한국은 G7 멤버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이 문제는 한국만으로 선이 그어지지 않는다. 일단 한국에 가입하게 되면, 쉽게 G15 정도가 돼 G7의 정체성이 상실된다는 것이다. 그 대신 어디까지나 아웃리치의 대상으로 한국을 포함시키는 것은 하나의 해결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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