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죽음의 정의 - 증가하고 있는 뇌사 '하지 않은' 환자로부터의 장기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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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흔들리는 죽음의 정의 - 증가하고 있는 뇌사 '하지 않은' 환자로부터의 장기 이식

by 소식쟁이2 2023. 12. 4.

흔들리는 죽음의 정의 - 증가하고 있는 뇌사 '하지 않은' 환자로부터의 장기 이식

죽음의 정의란 무엇일까?

새 장기이식(DCD)에는 아직 뇌사하지 않은 환자의 생명유지장치를 정지해 숨지게 한 뒤 이식용 장기를 적출하는 절차가 포함돼 있습니다.

해당하는 환자는 '회복 전망이 없다'는 조건으로 가족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DCD(donation after circulatory death)를 개량한 NRP(normothermic regional perfusion)에서는 생명유지장치를 끄고 사망 인정이 이뤄진 인체를 모종의 저장용기로 이용해 재부팅시킨 심장을 바로 꺼내지 않고 당분간 내부에서 유지하는 전략도 취하고 있습니다.
다만 재가동된 심장에서 보내는 혈액이 사체의 뇌를 활성화할 가능성에 대해 일부 의사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죽음의 정의와 윤리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A total of 1999 patients were screened, and 631 were included in the study. Clinically reported resumption of cardiac activity, respiratory movement, or both that was confirmed by waveform analysis occurred in 5 patients (1%). Retrospective analysis of ECG and blood-pressure waveforms from 480 patients identified 67 instances (14%) with resumption of cardiac activity after a period of pulselessness, including the 5 reported by bedside clinicians. The longest duration after pulselessness before resumption of cardiac activity was 4 minutes 20 seconds. The last QRS complex coincided with the last arterial pulse in 19% of the patients.

이번에는 먼저 뇌사가 어떤 상태인지 설명한 후에 '뇌사하지 않은' 환자로부터 장기이식을 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내용은 복수의 의학 논문을 참고하여 쓰여진 내용을 참고하였으며, 중심적인 내용은 『JTCVS』 및 『eClimocal Medicine』『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을 참고로 하고 있습니다.

◆ 뇌사하지 않은 환자로부터의 장기 이식이 주류가 되고 있다
뇌사와 식물인간 상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장기이식의 대부분은 이미 뇌사한 환자나 자연사 직후의 환자 등 '인간으로서의 죽음'이 인정된 개인에게서 이루어집니다.
뇌사는 의식과 기억, 감정을 관장하는 대뇌뿐만 아니라 운동과 자세 제어를 담당하는 소뇌, 그리고 호흡과 순환 기능을 관장하는 뇌간까지 뇌 전체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되어 있어 회복될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또한 뇌사상태가 되었을 경우 인공호흡기에 의해 한동안 심장을 계속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며칠 안에 심장도 멈춰버리게 됩니다. 다만 그 중에는 장기 뇌사라고 하는 희귀한 경우도 확인되었으며, 뇌사 후에도 장기(최대 10년 이상)에 걸쳐 심장이 계속 뛰었고 아동의 경우 그 사이에도 몸의 성장도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서 '뇌사는 인간의 죽음'이라는 현대의 의학적 해석에 납득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만 장기 뇌사의 경우에도 뇌의 모든 기능이 되돌릴수 없게 상실된 것에는 변함이 없으며 의식이나 자력 호흡의 회복은 바랄 수 없습니다. 종종 '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러한 경우의 대부분은 '판정 실수'가 원인이 되고 있으며, 진짜 뇌사 상태에서 의식을 회복한 사람은 절대로 없습니다.

한편, '뇌사는 인간의 죽음'이라는 견해는 점차 일반인들에게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뇌사한 환자로부터의 장기기증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구원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장기이식 수요에 대해 공급이 압도적으로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이식 대기자 명단에는 이미 10만 명 이상이 등록되어 있지만, 대부분은 이식을 받지 못하고 매년 6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아직 뇌사하지 않은 환자'로부터 장기를 조달하는 방법 'DCD(donation after circulatory death)'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DCD 대상 환자는 뇌사 상태에 있지 않지만 이미 혼수상태에 있어 의식을 되찾을 희망도 없고, 남은 수명도 거의 없습니다. 다만 뇌가 살아 심장도 멈추지 않은 환자는 법적으로도 아직 '살아있는' 상태에 있기 때문에 이대로는 심장 등 장기를 적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DCD에서는 먼저 생명유지장치를 정지시킴으로써 환자를 죽음의 과정으로 이끌고 심장박동이 5분간 정지된 상태에 있음을 확인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환자는 심정지에 의해 죽은 것이 됩니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는 전뇌 기능과 전순환 기능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달성하는 것이 죽음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DCD는 뇌사하지는 않았지만 살아날 가망이 없는 환자를 사망시키고 이식 장기를 적출합니다. 한편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장·폐·간·신장 등은 심정지에 대해 일정한 내성을 갖고 있으며 빠른 처치를 통해 장기로서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의 죽음이 법적으로 확정되는 즉시 장기 적출이 이루어지고 산소와 혈류를 공급하기 위한 순환장치로 연결되어 이식이 이루어질 때까지 회복과 유지가 이루어집니다.

다만 생명유지장치 정지, 환자 사망 인정, 장기 적출, 순환장치 연결 등 DCD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구할 수 있는 장기와 구할 수 없는 장기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식에 사용하는 장기를 하나하나 적출하여 각각을 순환장치에 연결하는 것도 복잡함을 증가시킵니다.

그래서 기존의 DCD를 개량하는 「NRP(normothermic regional perfusion)」가 등장하였습니다. DCD는 사망 인정된 인체에서 바로 장기를 꺼냈지만 NRP에서는 재활성화된 사체를 보관용기로 활용합니다.

◆ 사망으로 인정된 인체에서 5분 후에 심장을 재기동
사망으로 인정된 인체에서 5분 후에 심장을 재기동합니다. DCD와 NRP는 환자의 생명유지장치를 정지시키는 데까지는 동일합니다. 그러나 NRP에서는 환자 사망 인정 후 이식용 장기를 바로 적출하지 않고 당분간 체내에 한꺼번에 저장하는 방식이 취해지고 있습니다. NRP에서는 환자의 사망 인정이 이루어진 직후에 산소공급과 혈류를 회복시키는 순환장치에 연결되어 이식용 장기(심장 등)의 회복과 유지가 이루어집니다.

생명유지장치의 정지로 인해 심장은 일시적으로 정지하지만 순환장치에 연결되어 전기적 자극을 받으면 다시 고동을 시작하여 정상적인 기능을 되찾습니다. 이식을 위해 심장의 컨디션을 유지하기에는 보유자(사망 인정)의 체내만큼 적합한 장소는 없습니다. 다만 심장 활동을 자유롭게 재개할 수 있는 상태에 있으면서 5분간 심장이 정지한 것을 근거로 사망인정을 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이론적으로는 사후 몇 시간 경과한 사체에서도 기계로 순환을 재개시키는 것도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에 심정지를 근거로 한 죽음의 인정은 절대성을 잃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내과의사협회 등은 2021년 NRP를 비윤리적이라고 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외에도 NRP에는 심장의 부활로 재개된 혈류가 뇌로 유입되지 않도록 심장과 뇌 사이의 혈관을 철저히 막는 절차가 포함돼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찬반양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뇌로의 혈류를 막는 이유는 심장 등 이식용 장기의 회복에 혈액과 산소를 집중시키는 것도 포함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뇌 활동의 부활을 막고 죽음의 과정을 끝까지 진행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만일 뇌로 신선한 혈액이 유입돼 심장에 이어 뇌 기능까지 부활할 경우 윤리적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뇌사한 뇌에서는 뇌가 원래의 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혈관을 정말 봉쇄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인간의 혈관계는 그물망 모양으로 퍼져 있어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혈관을 철저히 닫았다고 해도 일부 혈액이 뇌에 닿을 우려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NRP 중 뇌로 보내지는 혈액량을 추측해보면 일반 혈류의 7%에 해당하는 분당 50ml가 보내지고 있을 가능성이 나타났습니다. (※혈액이 정말 뇌에 도달했는지는 조사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혈관 봉쇄 자체에 윤리적인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일반 의료에서는 환자의 뇌 활동을 조금이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NRP에서는 사체의 뇌 활동이 재개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어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와는 결이 다릅니다.

한편, 많은 연구자들은 심정지 5분 만에 환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과거 연구에서는 생명유지장치가 끊긴 480명의 심장을 조사하였고 그중 67명에서 일과성 자연스러운 심장의 활동 재개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 멈춘 심장이 다시 재개된다는 시차는 최대 4분 20초 후이며, 5분 동안 심장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면 거의 확실하게 '심정지로 사망'한 것으로 인정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돼지 등을 이용한 NRP 실험에서 8분간 심장을 정지하고 그 후 뇌에 신선한 혈액을 흘렸보냈는데, 돼지의 뇌는 살아나지 않고 완전한 뇌사 상태에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만약 인간도 마찬가지로 5분간 심장정지로 뇌가 완전히 뇌사했다면 신선한 혈액이 들어와도 뇌가 살아나는 그런 윤리적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무엇보다 돼지로 실시한 실험을 인간이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종적인 결론은 보류되어 있습니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NRP 후보 환자들은 대부분 며칠 후면 확실히 죽고 내버려두면 그들의 장기는 모두 기능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NRP는 그런 그들의 장기를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식하는 뛰어난 방법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뇌사 후 장기이식과 일반 DCD, 그리고 개량 DCD인 NRP가 시행된 후 환자들의 1년 후 생존율을 조사한 결과 뇌사한 사람으로부터 장기를 받은 사람의 생존율은 89%, 일반 DCD에서는 86%, 그리고 NRP에서는 이식이 이뤄진 22명 모두 생존(즉 100%)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DCD나 NRP에 의한 장기이식의 효과가 뇌사 후 이식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현재 미국에서 실시되는 신장 이식의 4분의 1은 뇌사하지 않은 환자로부터 신장을 적출하는 DCD에 의해 공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DCD나 NRP 등 '뇌사하지 않았지만 살아날 가망이 없는 사람'에게서 장기를 채취하는 방법이 보급되면 이식용 심장이 최대 30% 더 조달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리관이나 종교관 등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 방법은 자신이 어느 시점에서 환자를 보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매장되는 장기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그러한 관점도 많은 생명을 다루는 의료에서는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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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y experience with donation after circulatory death heart transplantation using normothermic regional perfusion in the United States
https://www.jtcvs.org/article/S0022-5223(21)01316-7/fulltext#%20

The international experience of in-situ recovery of the DCD heart: a multicentre ret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
https://www.thelancet.com/journals/eclinm/article/PIIS2589-5370(23)00064-0/fulltext#%20

Resumption of Cardiac Activity after Withdrawal of Life-Sustaining Measures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022713

 

Early experience with donation after circulatory death heart transplantation using normothermic regional perfusion in the United

This pilot study sought to evaluate the feasibility of our donation after circulatory death (DCD) heart transplantation protocol using cardiopulmonary bypass (CPB) for normothermic regional reperfusion (NRP).

www.jtcv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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