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은 젤렌스키에게 악몽, '24시간 내에 전쟁종결'이면 유럽 안보체제에도 대규모 지진
11월 5일 미국 대선은 접전으로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던 사전 예상과 달리 곧바로 '트럼프 압도적 승리'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충격적인 결과는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주로 안보, 그리고 유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다.
■ 트럼프의 승리 요인
트럼프가 해리스를 이긴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失政)이다. 트럼프는 경제, 이민, 전쟁 등 3종 세트를 큰 쟁점으로 삼아 점수를 벌었다.
첫 번째 경제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있어 미국민들은 고물가에 고생했다. 트럼프는 선거 캠페인에서 "여러분의 생활은 좋아졌습니까?"라고 유권자들에게 물었다. 아니다(No)라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어느 나라든 국민에게는 생활이 우선이고, 특히 인플레이션은 서민의 적이다. "내가 집권했을 때 경제는 더 좋지 않았느냐"는 트럼프의 호소가 주효했던 것이다.
둘째는 이민, 특히 불법이민 문제다. 국경을 넘어 대량의 불법이민자가 유입돼 치안이 악화되는 동시에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동의하는 유권자는 많다.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일을 시작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였고, 처음에는 그것을 비판하던 바이든 행정부도 결국 장벽 쌓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제3의 전쟁에 대해서는 트럼프는 자신의 정권 때에는 우크라이나에서도 중동에서도 전쟁이 없었다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자신이 재선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장담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무기탄약을 비롯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의회가 승인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금 지원은 총액 약 1130억달러에 이른다. 이 지출은 너무 큰 금액으로, 이를 미국 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많았고, 그것이 트럼프 지지를 늘린 것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가자에서의 전투에 대해서는, 트럼프는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어, 이스라엘에 불리한 형태로의 정전의 주도권(initiative)를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국민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 최대 종교세력인 복음파는 유대인 국가 이스라엘은 신의 뜻으로 건국됐다고 생각하며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 그 복음파 표의 80%를 트럼프는 획득한 것이다.
■ 보호 관세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는 국제사회와의 관계에서 먼로주의적 움직임을 보인다.
먼로주의는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1823년 의회 연두교서에서 밝힌 외교의 기본방침으로 고립주의를 내세운 정책이다. 주로 유럽의 분쟁에 간섭하지 말 것, 남북미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간섭이나 식민지화를 원하지 않는 것이 기본 축이다.
트럼프도 미국 중심의 고립주의적 색채가 짙은 정책을 펴려 하고 있다.
대통령 재임 중에는,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TPP)이나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파리협약에서 이탈하거나, 미국-러시아의 중거리 핵전력(INF) 전부폐지 조약을 파기하거나 하였다.
무역에 대해서는 높은 보호관세를 수입품에 부과한다. 그 결과 수출국 측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특히 중국 수입품에는 일률적으로 60%의 관세를, 그 밖의 국가에서도 10~2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상대국 측이 보복관세를 부과해 무역전쟁이 되고 만다.
값싼 중국산 전기차(EV)에 대해서는 미국은 이미 100%의 제재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이를 120%까지 올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수입되는 생산품이나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그것은 물가를 상승시키는 마이너스를 낳는다. 그리고, 그 대책으로서 금융긴축을 하면, 예를 들면 다른 나라와 금리 격차가 상승하고, 이는 통화가치 하락으로 진행하게 된다.
■ 무임승차 비판
안보에 대해서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크라이나에 관여하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 조기에 정전을 도모하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에 유리한 형태로 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위기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다. 미국의 지원이 멈추면 우크라이나는 계속 싸울 수 없다.
집단 안보에 대해서도 먼로주의적인 입장에 서서 회의적이다. 그 전형이 북대서양조약기수(NATO)로, 트럼프 정권 시대에는, 가입국의 유럽 국가들에게 방위비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 기간에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올 2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선거집회에서 트럼프는 "나토(NATO) 각국은 군사비를 충분히 부담하지 않는다. 그들이 지불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방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토(NATO)를 위한 미국의 부담이 너무 버겁다는 인식이다.
이는 이른바 무임승차론이다. 동맹국인 한국, 일본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국방비 지출은 GDP 대비 2022년 약 2.48%, 2023년 2.7%로, 이는 세계 평균보다 높지만 2022년 기준 미국(3.06%), 러시아(3.13%), 이스라엘(4.3%) 등 방위비 지출이 높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2024년도 방위비 대 GDP 대비 비율은 1.6%이며, 2027년도에는 2%로 할 예정이라고한다. 이러한 것들은 트럼프 입장에서는 아직 불충분할 것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방위 부담을 요구해 올 것이다.
유럽 NATO 회원국의 2023년 국방비에 대해서는 30개국 중 19개국이 GDP 대비 2%라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독일, 노르웨이, 프랑스 등이다. 이에 비해 발트 3국, 루마니아, 헝가리, 핀란드는 2.3~2.7%, 폴란드는 3.9%다.
미국이 NATO에서 이탈하려면 상원의 3분의 2 동의가 필요하다. 그 규칙은, 작년 미 의회에서 정해진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미국을 NATO에서 탈퇴시키기는 쉽지 않다.
트럼프의 고립주의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에 큰 의구심을 키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앞두고도 유럽 국가들, EU는 지원을 계속할 뜻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승리하게 된다면, 러시아는 발트 3국을 비롯한 인접한 국가들을 다음의 침략 표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부통령이 되는 J.D. 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비무장지대를 마련한다고 한다. 그것은 러시아가 현재의 점령지를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는 중립화해, NATO 가입은 거부한다고 한다.
■ 독일의 고뇌
제2차 세계 대전의 패전국 서독과 일본은 전후에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어 부흥했다. 독일은 미-소 냉전 종식 이후 동서독이 통일되면서 프랑스와 함께 EU의 주축국이 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독일 경제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후의 성공 체험을 고집했기 때문에 구조개혁을 하지 못하고 중국 등 신흥국에 추월당하게 되었다.
독일은 냉전 후 러시아와의 관계를 긴밀히 하면서, 값싼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제품을 중국 시장에 수출하는 것을 무역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왔지만, 미-중 갈등으로 인해 그것도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독일 정부는 올해 GDP 성장률을 0.2%로 전망한다고 10월에 공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G7 가운데 유일하게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독일의 기간산업인 자동차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이 국내 3개 공장을 폐쇄하고 수만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또한 노후화된 인프라의 보수에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 규율 중시의 자유민주당(FDP)에 속하는 린트너 재무장관은 그 지출에 반대하며 비효율적인 보조금 삭감 등을 주장하고 있다. 숄츠 정권은 사회민주당(SPD) 녹색당, 자유민주당(FDP) 등 3당으로 구성된 연정이다.
FDP와는 반대로 사회보장을 중시하고 큰 정부를 요구하는 SPD인 숄츠 총리는 정책 차이가 메워지지 않는다며 11월 6일 린트너 재무장관을 해임했다. 이에 따라 연립정부는 붕괴됐고, 숄츠 총리는 내년 3월 말까지 의회선거를 치를 뜻을 밝혔다. 숄츠 정권의 10월 하순 지지율은 14%로 떨어져 있다.
독일은 미국 다음으로 우크라이나 지원국이며, 연립정권의 붕괴는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배외주의(외국인이나 외국의 물건∙사상∙문화∙생활 양식 등을 배척) 정당 '독일을 위한 선택지(AfD)'가 세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트럼프식 자국 우선주의가 확대되고 있다. 그것은 프랑스나 그 밖의 유럽 국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며, 우크라이나 지원에는 소극적이다. 유럽에서 극우세력이 확대되면 유럽의 안보체제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대선에서 재선된 트럼프가 앞으로 유럽과 어떤 관계를 맺어갈지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미-유럽 관계 역시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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