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술에 얽힌 '6가지 속설' 전문가의 과학적 반증
최면술이라고 하면 시계추를 들고 흔들면서 '당신은 점점 졸린다~'라고 말하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여러분도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만화 등에서 이런 최면술 장면을 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면술사의 말을 무엇이든 순순히 들어 버리는 편리한 기술이 현실에 존재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다만 세상에는 정신적인 치료로 최면요법이 이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실 최면술이란 실제로는 어떤 것이고, 어떤 것이라면 가능한 것일까?
미국 빙엄턴대(Binghamton University) 심리학자이자 최면술 전문가인 스티븐 제이 린(Steven Jay Lynn)은 픽션으로 그려지는 최면술이 최면요법에 관한 유해한 속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래서 린은 세간에 유포되는 유명 최면술의 속설에 대해 과학적으로 올바른 견해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That’s not how hypnotism really works, but it’s the way it’s often depicted in pop culture. Even some clinicians and hypnosis educators propagate harmful myths about hypnosis.
Steven Jay Lynn, a professor of psychology at Binghamton Universit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is an expert on hypnosis who has made major contributions to the judicial system for his insight on the practice. Lynn believes that hypnosis has many useful clinical applications, but that myths keep it from being utilized to its full potential.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2023년 6월 14일자로 심리학 잡지 「BJPsych Advancedes」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 최면술에 얽힌 6가지 속설은?
심리학에서 최면술은 주로 자기 긍정감을 높이거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심리요법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히프노테라피(hypnotherapy. 최면요법)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의 표에 나와 있는 「현재 의식」과 거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자각되지 않는 「잠재 의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히프노테라피(hypnotherapy)는 최면술을 통해 현재 의식을 잠재의식으로 유도하고, 마음속 깊이 숨은 불안과 스트레스, 트라우마의 근본 원인을 찾아 문제 해결과 증상 완화로 이끄는 요법입니다.
그러나 최면술을 사용한 치료라니 왠지 비과학적이고 사기처럼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린은 이런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 '6가지 속설'을 들어 그 잘못을 지적했습니다.
◇ 속설 1 : 최면 상태에 들어가면 '명령'에 저항할 수 없게 된다.
최면술을 받은 사람은 최면술사의 지시를 자동으로 따르는 맹목적 복종을 하게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TV에서도 최면사의 말에 따라 동물 흉내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린에 따르면 최면 중의 행동을 본인이 통제할 수 없게 되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최면술은 누군가의 의사를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최면사의 제안에 저항하고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 속설2 : 최면은 당사자의 의사를 없애는 특수한 심리상태
최면술은 걸리는 사람의 방어 체계를 저하시켜 의식의 몽롱한 특수한 심리상태에 두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최면술은 당사자를 잠재의식으로 유도하기 위해 심신의 휴식 상태를 촉진합니다.
그러나 린은 최면상태에 들어가도 개인의 의사는 유지되고, 최면 유도자의 제안에도 반응할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또 가장 암시에 걸리기 쉬운 사람도 주위 환경을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면은 '특수한 심리상태'에 두는 것이 아니라 최면을 거는 유도자의 말에 따라 유도되어, 혼란스러운 지각이나 인지를 정리하고 조정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합니다.
최면술은 의사를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 속설 3 : 최면 상태는 아무나 똑같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최면의 효과가 누구에게나 똑같다는 것도 큰 오해입니다.
최면 유도는 사람마다 반응이 크게 달라 설사 최면 상태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어떤 지시에는 반응하고 어떤 지시에는 저항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면 스위치가 들어오면 로봇처럼 뭐든지 들어주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모든 지시를 거부하는 것도 아닙니다.
◇ 속설 4 : 최면 반응은 걸린 척
흔히 볼 수 있는 최면 요법에서는 과거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그 기억 속으로 파고들어가라는 지시를 하게 됩니다. 이에 최면에 걸린 사람은 마치 기억의 세계를 실제로 체험하고 있는 것 같은 반응을 보여 줍니다.
이러한 최면요법의 모습은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 있기 때문에 최면 반응이 진짜인지에 대한 의문이 당연히 생기게 됩니다.
'혹시 최면에 걸린 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뇌 스캔을 이용한 선행 연구에서는 최면 유도에서 암시된 현상과 일치하는 뇌 영역이 제대로 활성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물건이나 사건의 이미지를 보도록 유도하면 시각 처리를 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 보고는 최면 효과가 신경생리학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됩니다.
◇ 속설 5: 최면술은 '고도의 전문기술'을 필요로 한다
최면에는 고도의 전문지식이나 심리 유도를 위한 특수한 스킬을 습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도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린은 최면에는 특수한 기능이 필요 없고 누구나 최면 유도를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최면을 걸려면 심리유도를 하기 위한 절차나 기본적인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을 넘어서는 특별한 스킬은 필요 없다고 합니다.
다만 "최면을 함에 대해서는 임상적인 훈련을 받은 전문가만이 해야 한다"고 린은 말했습니다.
◆ 최면에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 없다
최면술 중에는 '전생요법'과 같은 영적인 방면에 치우친 것도 있습니다.
전생요법이란 말 그대로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기억을 되살리는 최면술입니다.
이 밖에도 최면 유도를 통해 당사자의 의식을 과거 어느 시점으로 보내 그 세계에서 일어난 일을 정보로 가져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지금 고대 로마시대에 있습니다. 눈앞에 무엇이 보이나요?' 등.
그러나 학술적인 연구에서는 이것들에 반대하는 견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과거로 퇴행했다는 사람들이 가져왔던 기억을 제시된 시대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정보와 비교해 조사한 결과, 거의 예외 없이 엉터리임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최면의 효과가 착각되기 쉬운 원인은 하나로 픽션에서 지나치게 과장된 것, 실제로 최면 요법이라는 정신치료가 있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이것을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것을 포함해 재미있게 처리하는 때가 있었습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 등의 기술과 혼동되기 쉬운 것을 들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은 최면과는 크게 달라,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이는 학대적인 언행과 다정한 언행을 반복하여 상대방의 사상을 왜곡하고 타인이 통제하기 쉽도록 사고를 유도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은 최면이라기보다는 교육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도 컬트 교단(컬트(cult 또는 사교(邪敎). 사회적인 문제가 있는 종교 또는 유사종교 단체를 의미)부터 블랙 기업까지 널리 사회에 침투해 있어 일정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칭의 이미지 때문에 이것도 최면의 일종으로 인식되어 버려서 최면 = 타인의 의식을 자신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최면은 다른 사람의 의식을 왜곡하거나 자유롭게 통제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이것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숨은 잠재의식과 마주하여 자신을 다시 바라보기 위한 기법인 것입니다.
린은 최면술을 올바른 심리요법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라도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속설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You’re not getting sleepy: Six myths and misconceptions about hypnosis from an expert
https://www.binghamton.edu/news/story/4401/youre-not-getting-sleepy-six-myths-and-misconceptions-about-hypnosis-from-an-expert
Reconciling myths and misconceptions about hypnosis with scientific evidence
https://www.cambridge.org/core/journals/bjpsych-advances/article/abs/reconciling-myths-and-misconceptions-about-hypnosis-with-scientific-evidence/051A63FBE5C377754668EE35E1DD9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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