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필적하는 인도 경제, 그런데도 투자자들이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
인도의 경제는 훌륭한데, 왠일인지 해외로부터의 장기투자는 많지 않다고 한다. 도대체 뭐가 발목을 잡고 있는 건지. 하지만 그 배경에는 복잡한 사정이 있는 것 같다.
인도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상승률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인도 정부가 투자한 공항, 다리, 도로, 청정에너지 관련 인프라는 국가의 거의 전 영토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4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플러스 6%로 전망됐다. 이는 미국과 중국을 뛰어넘는 속도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자국내 기업의 투자가 인도 경제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기계와 공장 등 기업이 미래 사업에 선행 투자하는 금액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인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 더욱 감소하고 있다. 인도의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활발하지만, 해외로부터의 장기 투자는 떨어지고 있다.
인도 경제는 파란불과 빨간불이 동시에 깜빡이는 상황이다. 머지않아 인도 정부는 임시 지출을 삭감할 필요가 있다. 그때 민간부문의 자금유입이 회복되지 않으면 인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인도의 성장이 멈출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지만 연 6%의 GDP 증가율로는 인도의 야심을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인도의 인구는 세계 최대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47년경 중국을 따라잡고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것을 국가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그렇게 높이 도약하려면 연율 8% 내지 9%에 가까운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나렌드라 모디는 2014년 인도 총리에 취임한 이후 인도를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투자가 상실되면 발등이 찍힐지도 모른다.
올봄에 선거를 앞두고 임전 태세인 모디는 국민에게 자신의 실적을 알리고 지지받기에 여념이 없다. 경영자나 은행가, 재인도의 외교관들은 인도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두려워해, 투자의 정체를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인도 경제가 강약세를 보이는 한 관망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 혜택을 보는 것은 당연히 인도라는 게 중론이다. 때마침 부동산 불황의 확대로, 중국 경제의 감속이 분명해지고 있다. 또 중국에 생산거점을 갖고 있는 외국기업들은 중국과 서방국가 간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탈(脫) '중국 의존'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 역시 인도 경제에는 순풍이다.
◆ 민간부문의 투자 부족
세계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때 인도 정부의 대처를 칭찬했다. 인도 정부는 구제가 필요한 민간부문에 대해 인프라 지출을 강화한 것이다. 그 이후, 정부는 인프라 투자를 증가시켜, 과거 기업에 투자를 주저하게 했던 위험한 도로나 낡은 항만 설비, 전력 공급망등의 개량에 드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은행이 말하기를, 중요한 것은 정부 지출이 민간 기업의 지출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클라우드 인 효과'라고 하는 것을 언급한다. 예를 들어, 막 만들어진 공업단지에 인접해 항만을 신설하면, 기업은 새로운 공장의 건설이나 노동자의 고용이 쉬워진다. 세계은행은 2023년에 (인도의) 클라우드 인은 곧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같은 예측을 거의 3년 연속으로 내놓고 있다.
세계은행에서 인도를 담당하는 컨트리 디렉터 오구스테 타노 쿠아메는 4월 기자회견에서 「인도 경제에 대한 신뢰를 가속화하려면 단지 공공투자를 계속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민간부문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좀 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발언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스타트업과 기업 인수를 통한 인도 경제 투자를 꺼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증시가 고공행진을 하는 배경에는 인도 경제에 대한 신뢰 결여도 깔려 있다.
인도의 비즈니스 중심지 뭄바이에 있는 주식시장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의 시가총액은 전년의 3조달러에서 4조달러 가까이 늘어나 홍콩 시장을 제쳤다. 이러한 급등을 불러온 요인은 대부분 인도 내 개인투자자들이지만 기업 매매에 비하면 주식 매매는 쉽고 손쉽다. 대조적으로 최근에, 해외에 의한 인도에 대한 직접 투자액은 연평균 400억달러로 추이하고 있었지만, 최근 1년에 130억달러로 축소했다.
왜 기업은 투자의 시기를 계속 엿보고 있는 것일까? 이유 중 하나가 모디 정부의 강권적인 중앙정부다.
반면 인도 경제계는 정치적으로 안정된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다. 그리고 그보다 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는 거의 없었다. 모디는 2023년 12월 인도 중심부 힌디어권 3개 州의 지방의회 선거에서 주요 야당을 꺾었다. 올봄 치러질 총선 승리는 확실시된다.
모디는 또 경제가 최우선이라고 공언한다. 거기서 모디 정권은 인도 국내 경제의 운영에 관해서, 노골적인 개입하는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투자하는 측의 기업에 있어서는,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
2023년 8월 인도 정부는 자국 생산을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노트북 수입 제한을 갑자기 발표했지만 수입에 깊이 의존하던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또다시 아무런 예고 없이 백지 철회됐다. 인도 정부는 그 전달에도 온라인 도박업체에 기습적으로 28%의 소급 징수세를 부과해 하루아침에 15억달러 산업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특히 실적이 좋은 곳은 모디 총리와 정부 여당에 가까운 기업들이다. 그 으뜸이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와 아다니그룹이다.
두 회사는 인도 국민의 일상의 다양한 장면에 관련된 대기업으로, 최근에, 두 회사는 막대한 영향력을 시장에 미치고 있다. 각 주력 회사 주식의 시가총액은 모디가 총리에 취임할 당시와 비교해 약 6배로 상승했다.
반대로 이들만큼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은 세무당국에 의한 악명 높은 조사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있다. 브라운대 이코노미스트로 2014~18년 모디 정부에서 수석 경제고문을 지낸 알빈드 수브라마니안은 이렇게 말한다.
「아다니나 암바니라고 하는 "2개의 A"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 규제의 그물이 걸리지 않는 샛길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무력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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