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세균의 활동이 장(腸)과 뇌를 연결하는 신경회로에 영향을 미쳐 장운동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인간의 장(腸)은 약 1억 개의 뉴런(신경세포)을 가지고 있어 '장은 제2의 뇌'라고도 합니다. 과거 연구에서 장내에 서식하는 세균이 동물의 지구력이나 음식 취향을 좌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새롭게 장내 세균의 활동이 장과 뇌를 연결하는 회로에 영향을 주어 '장의 운동'을 제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미국 록펠러대학에서 면역반응과 장(腸) 점막을 연구하는 Daniel Mucida 교수와 Paul Muller 연구팀은 동물 중추신경계가 장내 세균을 어떻게 감지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무균 쥐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무균 쥐는 태어날 때부터 격리된 환경에서 자라며 체표나 체내에 바이러스나 기생충을 포함한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쥐를 말합니다. 키우는 동안 미생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무균 생쥐에게는 철저히 살균된 음식과 물만 주어졌으며 일반 생쥐가 가지고 있는 장내 세균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무균 생쥐는 일반 생쥐보다 장(腸)운동을 통제하는 뉴런의 활동이 활발하고 뉴런 활동의 마커인 c-Fos라고 불리는 유전자가 높은 수준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장운동을 제어하는 뉴런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무균 쥐에서는 일반 쥐보다 음식물이 위장관으로 지나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연구팀이 약제를 사용해 무균 생쥐의 장의 뉴런을 진정시켰더니 음식물이 소화관을 통과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장(腸) 뉴런이 장내 세균 여부를 감지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대해 연구팀은 장내 세균이 생산하는 단쇄지방산의 수준이 뉴런의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 가설을 확인하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생쥐의 장내 단쇄지방산 수준이 낮으면 장의 뉴런이 활성화되고 장내 단쇄지방산이 증가하면 장의 뉴런 활동이 감소하는 것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추가 실험을 통해 "단쇄지방산의 양에 의해 활성화된 장의 뉴런은 노출된 장의 표면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즉 활성화된 뉴런은 장내 단쇄지방산이 어느 정도 양인지 직접 감지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뉴런의 회로를 거꾸로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무균 생쥐에서 장 뉴런이 활성화됐을 때 마찬가지로 활성화되는 뇌의 뉴런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쥐 뇌에 있는 이 뉴런을 특이적으로 활성화시켰더니 장운동을 제어하는 뉴런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장 움직임이 변화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또 뉴런을 역방향으로 따라가 뇌의 뉴런에 신호를 보내고 있는 장의 감각 뉴런이 단쇄지방산의 양을 감지할 수 있는 장의 영역으로 퍼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장내 단쇄지방산의 양을 감각뉴론이 감지해 여기서 뇌뉴런으로 신호가 전송되고, 나아가 뇌뉴런에서 장운동을 제어하는 뉴런으로 신호가 도달해 생쥐 장운동이 통제되고 있다는 회로가 밝혀졌습니다.
Mucida 교수는 "우리는 뉴런의 루프 전체를 더듬어 장 외부에 있는 뉴런이 장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회로 내에 포함된 뉴런의 일부가 과민성 장증후군 등의 질병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회로의 이상이 장질환이나 신경질환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 꾹 눌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늘 행복하세요.
Microbiota modulate sympathetic neurons viaagut – brain circuit |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474-7
Brain-Gut Circuit Lets Microbiota Directly Affect the Sympathetic Nervous System | Technology Networks
https://www.technologynetworks.com/tn/news/brain-gut-circuit-lets-microbiota-directly-affect-our-sympathetic-nervous-system-338082
'시사,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성은 여성 의사에게 치료받으면 「통증」에 둔해지는 것으로 밝혀져! (54) | 2024.03.29 |
---|---|
피곤할 때 단 음식을 먹고 싶어지는 것은 장(오장육부)에 있는 '제2의 뇌'의 영향 (45) | 2024.03.29 |
다이어트를 할 때는 '급격한 감량'과 '완만한 감량' 중 어느 쪽이 좋을까? (77) | 2024.03.28 |
미국 정부가 UFO를 회수하여 분해역조립(reverse engineering) 활동을 숨겨 왔다고 고발자가 의회에서 증언 (59) | 2024.03.28 |
슬픔과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삶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 (72) | 2024.03.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