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은 '자비로운 성차별주의자'에게 매력을 느낄까?

왜 여성은 '자비로운 성차별주의자'에게 매력을 느낄까?

남성이 여성의 코트를 맡거나 여성이 타는 차의 문을 여는 것과 같은 행동은 언뜻 친절해 보이면서도 '여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한 '자비적 차별(benevolent sexism)'이라고 한다. 자비적 차별은 남녀평등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되는데, 페미니스트 경향이 강한 여성이라도 자비적 차별의 행동을 취하는 남성을 '매력적'이라고 느끼게 된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아이오와대학에서 심리학을 연구하는 Pelin Gül가 설명하고 있는 내용이다.

자비적 차별이라는 개념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96년이다. 자비적 차별을 주장하는 이들은 '차별이란 적의를 드러낸 것일 뿐 아니라 여성은 남성에 의해 지켜지고 소중하게 여겨져야 한다'는 식의 태도를 포함하며 여성을 위해 문을 열겠다는 식의 행동은 여성으로부터 경쟁력을 빼앗아 항상 도움을 필요로 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일견 차별로 보이지 않는 자비적 차별은 남녀평등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비적 차별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2016년에는 자비적 차별을 묵인하는 여성은 남성의 도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연구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결정권을 남성에게 부여해 자신에 대한 애매한 생각을 갖기 쉬우며 업무나 인지 테스트에서 의욕적이지 못하고 퍼포먼스도 낮았다고 한다.

자비적 차별연구에 있어서 의문 중 하나는 '왜 여성들은 자비적 차별을 선호하는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성 있는 대답으로 '부모의 투자이론'을 꼽고 있다.

수컷은 번식을 위해 약간의 성세포를 제공하면 충분하지만, 여성의 생식 성공은 수개월에 걸친 임신과 이후의 수유에 좌우된다. 인류 역사에서 음식을 배달하고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짝을 고르는 능력은 생식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었다. 부모의 투자이론에 따르면 여성은 자신에게 노력이나 돈 등을 쓰는 행동을 취하는 것을 선호하는 심리적 경향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남성의 건장한 체격이나 현대의 재력 등은 이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2018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18세부터 73세까지 여성 700명이 '코트를 맡다' '무거운 짐을 든다'와 같은 자비적 차별 행동을 보이는 남성의 프로필을 읽고 이후 남성을 평가한다는 실험이 진행됐다. 이때 여성 피실험자들은 남성의 행동에 대해 '적극적인 보호' '공급과 헌신' '생색내기'라는 점에서 평가했다.

이 결과 여성은 자비적 차별을 받는 남성에 대해 생색을 낸다거나 파트너를 약하게 한다고 보았지만 동시에 매력적이라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오래된 성역할을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 이외에도 적용되는 것일까?'라고 생각한 연구자는 피실험자의 페미니스트 정도를 측정하는 테스트 결과를 고려하여 재조사를 했다. 이 결과 페미니스트 정도가 강한 사람들은 남성의 자비적 차별을 '생색내기' '파트너를 약하게 만든다'고 강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남성을 '매력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젠더가 크게 뉴스에서 다뤄지는 현대에 여성은 기사도 정신을 따르는 선의의 남성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워 보인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다만, 자비적 차별로 여겨지는 행동이 실제로 해로운지는 그 배경에 좌우되며, 예를 들어 여성의 동료를 생색내기 위한 방법으로 돕는 남성은 여성의 능력을 해치지만, 반면 집에서 무거운 가구를 옮기려는 여성을 돕는 것은 해롭다고 볼 수 없다. 이 뉘앙스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여성에게 선의에서 오는 행동을 거절하라고 요구하지 않으면서 자비적 차별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Gül는 말했다.

Why women – including feminists – are still attracted to'benevolently sexist'men 
https://theconversation.com/why-women-including-feminists-are-still-attracted-to-benevolently-sexist-men-101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