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의 세계로부터의 신뢰는 흔들리고 있는가
2023년 12월 18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된 '바이든 외교의 절망 루프' 논설에서 이 신문 칼럼니스트 월터 러셀 미드는 바이든의 국내 약화는 미국의 권위와 억제력을 저해하고 그 결과 국제정세가 악화돼 바이든의 국내 인기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바이든 행정부는 정치적 절망의 고리에 들어 있다. 국내에서의 약화는 외교 관계에서 권위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악화되는 국제 정세는 국내 인기를 해치고 있다.
외교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 서방의 의견은 갈라져 있어 푸틴에게 승리에 대한 기대를 줄 수 있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애초의 동정은 약해져 정전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또, 레바논 등의 이란 관련 그룹이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이익과 가치가 확보되지 않아 전쟁을 향한 적대를 억지할 수 없는 세계다. 인도 태평양은 비교적 조용한데, 그것은 중국이 점진적 대응, 양배추 전술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기지화하고, 미국 함선이나 항공기를 괴롭히며, 대만 공역에 침략한다. 양배추 잎은 한 장씩 자란다.
*중국의 대외진출 정책은 '캐비지전략(cabbage strategy)'라고 하기도 하는데, 느리게 한겹씩 새로운 섬과 해군의 존재감을 확대해 나가면서 연안의 군사적 균형을 바깥으로 밀어 확장하는 것을 일컫는다.
최근 중국은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해야 할 좋은 어장과 인근의 얕은 물과 환초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필리핀 EEZ 내 스카버러초, 세컨드토마스초는 오랜 세월 어선을 끌어모았었지만 최근에는 중국 해상민병과 해안경비대다.
필리핀은 2012년까지 스카버러를 지배하고 있었지만, 중국은 법적 근거 없이 남중국해 대부분에 요구를 넓혀 필리핀을 내쫓고 있다. 필리핀 어선들은 아직도 이 해역에서 어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 해상민병과 해안경비대는 고무보트와 부표, 장거리 음향기기로 괴롭히고 있다.
이달 중국 선박은 이 지역 선원들에게 연료와 식량을 실어 나르는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사용해 충돌했다.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때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그러나 마르코스 대통령의 요청에 시 주석의 답변은 실망스럽고 모호했다. 중국의 적대 행동은 정상회담 이후 심해졌을 뿐이다.
미국의 힘이 축소되고 있다고 보이면, 남중국해의 분쟁 격화의 위험성은 증가한다. 이는 전 세계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일과 마찬가지로 절망의 고리는 진짜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와 미국의 신뢰성을 재구축하지 않으면 미국 민주주의의 운명이 걸린 다음 대선 전에 더 많은 분쟁, 더 많은 양배추 잎을 예상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부터의 역사는, 중국이 전통적인 경제규모 세계 제일이라고 하는 지위에 복귀하는 프로세스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도 아니다.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향후 10년 이내인 2030년대 전반에 일어날 수 있다.
서기 1년부터 2006년까지의 세계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의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대담하게 추정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경제학자 앵거스 매디슨에 따르면, 중국이 경제규모(PPP 기반의 GDP)에서 미국에 밀려 세계 1위의 자리에서 밀려나 뒤떨어진 것은, 아편전쟁 후의 1880년경이다. 그리고, 미국 GDP의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정점에 달한(동시에, 중국의 비율이 바닥을 쳤다)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년경으로, 그 이후는, 미국의 비율이 점점 감소하고, 중국 비율이 점점 증가해, 머지않아, 이것이 재역전하는 흐름이다.
PPP 기준으로는 이미 역전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명목 GDP도 2030년대에 역전이 일어난다면 이는 거창하게 말해, 1880년부터 150년에 걸친 중국의 컴백이다.
런데, 이와 같은 배경으로 제2차 세계대전 종료 후부터 냉전 종료까지는, 미국이 독자적 승리의 세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미국은 그 존재만으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었다.
전환점은 역시 2001년 9.11테러일 것이다. 전 세계가 유일한 초강대국의 취약성을 목격한 것이다. 그런데도 GDP(미 30.1%①, 중 3.5%⑥, 일 14.6%②), 국방비(미 43.1%①, 중 3.0%⑥, 일 6.1%②) 모두 미국은 뛰어난 초강대국이었지만, 세계적 과제의 변질(테러, 기후변화 등의 지구적 과제)로 존재만으로는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혼자서는 대응할 수 없게 되었다.
핵심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초강대국이 된 것이다. 미국이 바덴 셰어링(burden sharing. 국제사회에서 상응하는 임무 부담)을 내세운 것은 이 무렵이다. 새로운 현실에 직면해 가능한 범위에서 동맹국에 의한 책임 분담을 요구한 셈이다.
또 하나의 전환점은 2010년이다. 중국의 GDP가 일본을 제치고, 그 후 2위가 붙박이가 된다(미 22.6%①, 중 9.1%②, 일 8.7%③). 국방비(미 44.8% ①, 중 6.4% ②, 일 3.3% ⑤)에서도 중국은 2008년 이후 항상 제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핵심은 중국이 초강대국 대열 진입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후, 경제규모의 급속한 확대로, 중국이 리드하는 전통적 경향을 따른다.
분쟁을 혼자서는 멈출 수 없다.
그리고 현재도 경제규모(미 25.4%①, 중 17.8%②, 일 4.2%③), 국방비(미 39.7%①, 중 13.2%②, 일 2.1%⑨) 모두에서 미국은 유일한 초강대국이라고 해도 좋다. 뜻만 있으면 세계를 이끌 수 있는데 미국은 국내 분열을 배경으로 지쳐 있어 뜻이 흔들리고 있다.
오바마가 「우리는 세계의 경찰관이어서는 안 된다」라고 발언한 2013년 9월부터 2023년이면 10년이 지났다. 그것을 동맹국·동지국의 확대로 보충하고 있는, 바로 「챌린지 셰어링(challenge sharing)」의 시대다.
국제 분쟁에 대한 대응과의 관계에서는, 도전의 공유란 공동책임을 의미한다. 분쟁을 혼자서 멈출 수 없다는 것은 분쟁을 끝내는 것이 기존에 비해 더욱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은 바뀔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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