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틸(Till, 2022), 미국의 너무 잔인한 사실이 극영화화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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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영화 틸(Till, 2022), 미국의 너무 잔인한 사실이 극영화화된 의미

by 소식쟁이2 2023. 12. 16.

영화 틸(Till, 2022), 미국의 너무 잔인한 사실이 극영화화된 의미

1955년 미국 남부에서 실제로 일어난 14세 흑인 소년이 장렬한 린치를 당해 살해된 사건과 이후 그의 어머니가 취한 용기 있는 행동을 정성껏 그려내는 극영화이며, 제목은 이 모자의 성에서 따온 것이다.


해당 사건을 살펴보자. 1955년 8월 중서부 대도시 시카고에서 자란 흑인 소년 에멧은 강한 흑인 차별이 만연한 남부 미시시피주 친척집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현지 친구들과 함께 백인 남성이 운영하는 식료품점을 찾은 그는 주인의 아내인 21세 백인 여성을 향해 휘파람을 분다. 나중에 이 행동을 알게 된 주인과 그 형제는 화가 나서 에멧을 납치해 린치를 가한다. 안구를 도려내고 머리를 쪼개서 총으로 쏴서 그 시체를 강에 버렸다. 추로 30kg 남짓한 회전식  철사철선으로 목에 묶어놓았다. 시신은 사흘 뒤 강에서 발견돼 인양됐다.

인종격리제도가 남아 있는 시대에 있어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무거운 '괘씸죄'였다. 에멧의 어머니 메이미는 린치의 잔인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담하게 관 뚜껑을 연 채 장례를 치렀다. 이 행동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신문과 흑인 잡지는 완전히 변한 에멧의 시신 사진을 게재해 사건은 큰 뉴스가 된다. 하지만 기소된 점주들 두 명은 모두 백인 배심원단에 의해 무죄가 확정됐다. 이들의 린치는 불미스러운 행동을 한 흑인 소년에 대한 징벌이지 살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뒤늦게 잡지 취재에 응한 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잔인하기 짝이 없는 린치를 소상히 고백한 것이었다.

메이미는 NAACP(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의 일원으로서 사건과 재판에 대해 끈질기게 미국 전역에서 강연 활동을 계속했다. 영화는 이 부분 묘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인상이 있다.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메이미와 그 동료들의 노력에 힘입어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민권운동을 크게 전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7년 뒤인 1962년에는 그해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밥 딜런이 사건을 노래로 만들었다. 이 곡 더 데스 오브 에멧 틸은 2집 프리 휠린 밥 딜런(대표곡 바람에 불어) 수록이 미뤄졌지만 1963년 여름 워싱턴 대행진(킹 목사의 명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다 <I have a dream>으로 알려짐) 무대에 선 딜런은 이 곡을 당당히 퍼포먼스했다. 민권법이 제정된 것은 이듬해 1964년의 일이다. 하지만 두말할 필요도 없이 2020년대인 지금도 뿌리내린 비극은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즉 '틸'은 <지금>을 그린 영화, <지금>이기 때문에 실현된 영화화이기도 하다. 

물론 이 사건의 개요도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보고 나면 많은 것을 깨달게 된다고 한다. 

감독과 각본은 나이지리아 출신 시노니아 추쿠우다. 1985년생인 그녀의 작품으로는 기이함을 뽐내지 않는 연출은 이야기를 단조롭게 만들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지만 무게감을 동반한 주제를 130분 만에 그려내는 기량은 남다르다는 평가다. 스파이크 리 블랙 클랜즈맨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인 머시 로저스의 의상이 선명해 끝까지 눈을 질리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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