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는 그레샴법칙이 리먼 쇼크를 일으켰다는 지적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는 그레샴법칙이 리먼 쇼크를 일으켰다는 지적

그레샴의 법칙이란 '양질의 화폐와 조악한 화폐가 같은 액면으로 유통되다 보면 양질의 화폐가 보관되거나 수출되면서 시장에서 사라지고 조악한 화폐만 남는다'는 법칙이다. 금이나 은이 화폐로 사용되지 않은 지 오래된 현대사회에서도 이 법칙은 살아 있다고 교양을 주제로 하는 블로그 파넘스트릿이 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레샴의 법칙은 16세기 영국 국왕 재정고문 토마스 그레샴이 "영국 양화가 외국으로 유출되는 원인은 화폐 개악 때문"이라고 주창한 데서 유래한 법칙으로, 직접적으로 주장한 자는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헨리 마크로드다.

그러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가 1528년 저술한 '화폐 주조방법'에서 이미 비슷한 현상을 언급했듯이 그레샴의 법칙은 매크로드가 제창하기 전부터 경험칙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금화나 은화가 화폐로 사용되지 않는 현대에서 그레샴의 법칙은 시대에 맞지 않는 과거의 법칙으로도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Farnam Street에 따르면 그레샴의 법칙은 현대에도 제대로 살아 숨쉬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제약회사에 영업 담당자가 2명 있었다고 하자. 만약, 뇌물 수증을 단속하는 구조가 기능하고 있지 않다고 하면, 의사에게 뇌물을 주고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 담당자는 성공하지만, 뇌물을 보내지 않는 영업 담당자는 실적불량으로 해고되어 최종적으로 부정행위를 하는 영업 담당자만이 판을 치게 된다. 이것이 그레샴의 법칙에 따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좋은 예라는 것이다.

또, 2008년의 리먼 쇼크의 원인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전 미국에서는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높은 금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서브프라임 모기지(SOCK)가 성행하고 있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매우 높은 이익을 가져오는 구조였기 때문에 많은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된 평가없이 경쟁적으로 대출자에게 대출을 해주게 되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남발하는 금융기관과 달리 제대로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알아보는 일부 금융기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점차 투자자들의 외면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주택가격 거품이 꺼지기 전에는 세입자가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되더라도 금융기관이 대신 집을 팔면 이익이 났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굉장히 호조를 보였지만 주택 버블이 붕괴되면 금융기관은 막대한 손실을 안게 되었다.

이렇게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사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로 번져갔다.
Farnam Street은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 즉 악이 다른 행동에 대해 유리하다면 자연과 악이 선을 구축해 버리는 것이다. 법이 인간사회에 필요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그레샴의 법칙이다"라고 적고 있다.

Gresham's Law: The Bad Drives Out the Good As Time Passes
https://fs.blog/2009/12/mental-model-greshams-law/

Gresham's Law: The Bad Drives Out the Good As Time Pas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