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에서 최근 화제 '창업자 모드(Founder Mode)'란 무엇인가…'전문 사기꾼'이 만연하는 '매니저 모드'와의 결정적인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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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실리콘 밸리에서 최근 화제 '창업자 모드(Founder Mode)'란 무엇인가…'전문 사기꾼'이 만연하는 '매니저 모드'와의 결정적인 차이

by 소식쟁이2 2024. 9. 29.

실리콘 밸리에서 최근 화제 '창업자 모드(Founder Mode)'란 무엇인가…'전문 사기꾼'이 만연하는 '매니저 모드'와의 결정적인 차이

◆ '창업자 모드'란 무엇인가
드롭박스와 에어비앤비 등 수많은 유력 스타트업을 육성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지원단체 Y콤비네이터. 폴 그레이엄 공동창업자가 이달 자신의 블로그에서 발표한 '창업자 모드(Founder Mode)'라는 글이 지금 경영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이는 원래 에어비앤비 창업자 겸 CEO 브라이언 체스키의 강연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강연에서 그는 대기업 경영에 관한 그동안의 상식은 잘못됐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창업자는 자기 회사가 커가는 과정에서 조직을 계층화하고 관리직이 될 좋은 인재를 적절히 고용해 이들에게 권한을 이양하고 일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체스키도 주위로부터 그러한 충고를 받아들여, 그에 따라 직원들에 대한 권한 이양을 실행했지만, 그것은 비참한 결과로 끝났다. 즉 조직의 관료화나 부서간의 권한 다툼 등이 만연해, 중요한 회사업무나 프로젝트가 전혀 진척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 '창업자 모드'의 힌트가 된 스티브 잡스의 경영
이에 질린 체스키는 에어비앤비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 과정에서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의 애플 경영기법을 연구했고, 비록 회사가 커진 뒤라도 그것을 마치 스타트업처럼 경영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다시 살아났고, 주춤했던 사업도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때의 청중 가운데는 기업가로서 성공을 거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체스키의 강연을 듣고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즉 스스로 창업한 회사가 성장하면서 주위에서 비슷한 조언을 받았는데, 그것은 오히려 회사를 망치는 조언이었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은 왜 창업자에게 잘못된 조언을 할까? 이에 대해 숙고한 그레이엄은 「조언자는 자기가 아니라 남이 설립한 회사를 경영하는 방법을 (창업자에게)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스스로 창업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들이 알려주는 것은 전문 매니저로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인데 그레이엄는 이를 '매니저 모드'라고 부른다. 이 방식에서는 경영자는 우수한 중간관리직을 기업의 각 부문에 배치해 이들에게 권한을 이양한다. 각 부문은 말하자면 블랙박스화되어 있고, 경영자는 각 부문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단지 프로젝트의 진척상황이나 성과에 대해 관리직의 보고를 받을 뿐이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상사 보고만 잘하는 '프로 사기꾼(professional fakers: 프로 관리직을 야유한 표현)'이 만연해 정작 업무나 프로젝트는 전혀 진척되지 않는다. 체스키가 주변의 조언을 따른 결과 한때 회사 경영이 막혔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 기업경영의 표준은 오히려 창업자 모드
한편, 회사의 경영에는 「창업자 모드」라고도 불러야 할 다른 종류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기업가가 스타트업을 창업할 당시의 경영기법을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그레이엄은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고 한다. 오히려 '그런 경영방식(모드)이 있는 것 같다'고 짐작(infer)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짐작(infer)의 범위 내에서 말하면 '창업자 모드'란 CEO와 같은 경영자가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 대외 커뮤니케이션까지 업무 전반에 직접 관여하며,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식이다. 아마 (앞에서 말한) 체스키가 자신의 회사를 재건했을 때도, 기본적으로는 이러한 창업시의 경영스타일로 되돌렸을 것이다.

혹은 기업이 어느 정도 커진 뒤라도 경영자가 중간 관리직을 건너뛰고 각 부문 직원들과 직접 대화하는 '스킵 레벨 미팅' 등이 창업자 모드의 한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체스키가 고(故) 잡스의 경영으로부터 배운 것도, 바로 이러한 기법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어디까지나 경험담이나 에피소드일 뿐 엄밀히 창업자 모드가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에 대해 그레이엄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아는 한 창업자 모드에 대해 쓰여진 책은 존재하지 않으며, 비즈니스스쿨(경영대학원)에서는 그러한 경영방식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 다만 창업자(경영자)가 자신의 경험에서 그런 모드가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에 불과하다. (중략)

앞으로 몇 년 사이에 (창업자 모드의 연구가 진행되어) 그것이 자세하게 이해되기를 바라고 있다. (중략) 그러면 '스킵 레벨 미팅(중간 매니저들을 건너뛰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 같은 기법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 경영의 표준(norm)이 될 것이다

이 점이야말로 아마도 그레이엄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기업이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경영방식은 창업자 모드에서 '매니저 모드'로 이행한다는 것이 암묵적인 양해사항이었다. 마침 인간의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른의 성숙한 삶의 방식으로 이행하는 것처럼 기업 역시 성숙한 '매니저 모드'로 이행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이다.

즉 '매니저 모드'가 기업 경영의 표준이고, 반대로 '창업자 모드'는 스타트업만의 일회성 경영방식에 불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 스쿨에서도 지금까지 창업자 모드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학교가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매니저 모드뿐이다.

그러나 체스키 등 성공한 기업가의 경험에 따르면, 그러한 과거의 상식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스타트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더라도 그 경영은 초기 창업자 모드를 유지하는 게 정답이다. 즉 기업경영의 표준은 오히려 창업자 모드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 창업자가 경영자로 계속 머무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때, 오해를 부르기 쉬운 것은 「창업자 모드」의 정의다. 그것은 스타트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후에도 그 창업자가 그대로 경영자로 계속 있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자 모드'란 어디까지나 경영자가 스타트업 창업 때처럼 회사 업무 전반에 직접 관여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영 방식을 말하는 것이지, 이 점만 잡을 수 있다면 창업자에서 다른 사람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도 무방하다. 이는 미국처럼 외부에서 CEO를 고용하는 경우도, 혹은 우리처럼 내부 직원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물론 창업자 모드에 대해서는 다양한 비판과 의문도 제기된다.

하나는 「그것은 단순한 마이크로 매니지먼트(Micromanagement)의 환언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견해이다. 이 비판에 대해 체스키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Micromanagement. 관리자가 직원들의 업무를 밀착 감시하고 작은 업무마다 참견하는 경영 스타일)는 경영자가 개별 직원에게 세세하게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반면 창업자 모드란 경영자가 각 업무의 세부사항을 파악하는 것으로 책임감 있는 리더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정말 초기 창업자 모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다. 가령 직원 50명의 스타트업이 1000명의 회사로 성장했을 정도라면 창업자 모드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업원이 수만 명, 심지어 수십만 명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을 경우는 어떨까? 이렇게까지 커졌을 때는 역시 매니저 모드로 이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 대기업도 창업자 모드 가능
이것에 대해서 그레이엄은, 자신의 블로그 안에서(앞에서 말한) 잡스의 스킵 레벨 미팅(중간 매니저들을 건너뛰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인용해 대기업에 있어서의 창업자 모드의 가능성을 설명한다.

1997년 (당초 잠정) CEO로서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아이팟이나 아이폰, 아이패드 등 히트 상품을 연속 출시한다. 이 무렵의 애플은 종업원수가 수만명으로 거대 기업의 영역에 이르고 있었다.

당시 잡스는 회사의 정식 지휘명령 계통보다 오히려 자신이 선택한 '애플에서 가장 중요한 100인'과 여러 차례 합숙(retreat)을 하며 소통을 심화시키는 것을 중시했다.

물론 기업 규모로 볼 때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중간 관리자는 있지만, 아이폰과 같은 획기적 신제품의 개발 등, 여기서 가장 우선이라고 할 때에는, 오히려 비교적 소수의 우수한 인재와 함께 사실상 직접적인 경영 체제를 설치한 것이다.

즉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구조는 당연히 변경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창업자 모드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일론 머스크나 마크 저커버그, 젠슨 황 등 거대화된 기업의 각 계층·부문에 직접 관여하면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창업자·CEO는 몇 명은 찾아 볼 수 있다.

이들은 카리스마를 갖춘 일부 천재 경영자들에게만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로 여겨지기 쉽지만 아마도 그레이엄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즉 '창업자 모드'에 관한 연구가 앞으로 진행되고, 그것이 말하자면 학문적으로 체계화된다면 오히려 기업경영의 표준으로 보급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 듯하다.

◆ 구글이 오픈 AI의 뒷북을 친 이유
한편, 이러한 창업자 모드는 현재 진행형의 연구 테마이기도 하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이른바 빅테크의 대부분은 현재 아마 매니저 모드에 속할 것이다. 이들 거대 기업은 매년 수 천억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벌어들이는 등 더할 나위 없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IT업계를 석권한 생성 AI의 개발에 대해서는, 이들 빅테크는 OpenAI 등 일부 스타트업의 뒷진찰을 보고 있다. 원래 생성형 AI의 베이스가 되는 「트랜스포머」기술은 구글이 개발한 것이지만, 이 회사는 주력의 검색 엔진을 온존한 나머지, 그러한 획기적 기술의 상품화에서 뒤떨어졌다.

이 틈을 타 트랜스포머를 재빨리 제품 개발에 도입해, 세계적 히트 상품이 되는 ChatGPT를 실현한 것은 창업으로부터 불과 몇 년 안된 OpenAI이다. 이런 사례를 보면 역시 창업자 모드가 매니저 모드를 이기는 것으로 느껴진다.

뉴욕 타임즈 등 미국 미디어의 보도에 의하면, OpenAI는 ChatGPT를 출시한 2022년말부터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을 추가 채용해, 현재의 종업원수는 1700명 이상이다. 이 회사는 현재, 65억달러 이상의 자금조달을 계획중으로, 그것이 실현되면 이 회사의 평가액(기업가치)은 약 1500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이 액수 일론 머스크가 창업자·CEO를 맡고 있는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를 웃돈다.

향후 OpenAI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창업자 모드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그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사례 연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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