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가 '가부장제 강화 도구'로 여겨져 왔다는 지적

성모 마리아가 '가부장제 강화 도구'로 여겨져 왔다는 지적

 

역사학자 중에는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친 페미니즘의 융성에는 악마신앙이 큰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서도 호주 트리니티 신학교에 근무하는 신학자 도로시 앤 리는 악마와는 반대로 신성한 존재인 성모 마리아가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로 여겨져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 성모 마리아?
기독교의 구세주인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자녀로 알려져 있지만 태어날 때는 한 사람으로 여성에게서 태어났다. 이때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는 처녀회태로 예수를 임신했다고 성경에 기재되어 있어 신과 사람을 중매하는 존재로서 여러 종교나 종파에서 숭배나 경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처녀인 채로 임신한다는 것은 과학적 견지에서 보면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이는 마리아가 남편인 요셉과 결혼하기 전에 임신해 버린 것과 정합시키기 위한 것이다. 요셉이나 마리아가 믿었던 유대교에서는 혼전교섭은 계율에 어긋나는 중대한 죄로, 이는 기독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성모 마리아가 처녀성을 부여받은 경위에 대해 앤 리는 마리아의 인격을 왜곡하고 가부장제에 편리한 순종적이고 의존적인 존재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실태와는 다르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 리더로서의 마리아상
종교화(그림)에서는 부드럽게 아기를 안고 있는 장면이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 마리아이지만 성경 속에서는 상당히 활동적인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해 연행되었을 때에는 십이사도 중에서도 중심적 존재였던 베드로조차도 자신도 반역죄로 추궁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나는 예수의 제자가 아니다"라고 부정했다. 한편 마리아는 상당한 위험을 무릅쓰고 예수님이 처형당하는 순간에 입회하고 있다.

이처럼 최초의 기독교인 중 한 명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마리아에게 초기 교회는 'Theotokos'라는 칭호를 내렸다. 이 칭호는 '신을 낳은 자'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는데, 앤 리에 의하면 후세 같은 순결성과는 결부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시대가 내려감에 따라 마리아에게는 영원한 처녀로서의 이미지가 부여되고 리더십이나 용감함 같은 요소는 제외되어 갔다. 프랑스의 초기 페미니스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성모 마리아 숭배는 남자다움의 최고 승리의 상징이라고 말해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의 이익에 부합하는 존재라고 밝혔다.

앤 리는 영원한 처녀를 이상으로 삼는 생각은 여성의 섹셜리티를 떨어뜨리고 여성의 몸과 성적욕구를 불건전하고 불순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성모 마리아는 그녀를 대좌 위에 앉히려는 총각에게 안전하고 위협이 되지 않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 모순
앤 리는 또 기독교에서 마리아 취급에도 모순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교회는 2014년 연설에서 "기독교인들에게 모성의 모범은 성모 마리아입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앤 리는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교회는 여성을 성직자로 임명하는 서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한편 여성의 성직자 취임을 불허하는 생각을 비판하고 있다.

앤 리는 마지막으로 20세기 초 바티칸이 성직자 복장을 한 마리아의 그림을 금지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사제 행세를 하며 늘 보통 아내이자 보통 어머니인 마리아는 교회 안팎에 있는 의아한 구조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How the cult of Virgin Mary turned a symbol of female authority into a tool of patriarchy
https://theconversation.com/how-the-cult-of-virgin-mary-turned-a-symbol-of-female-authority-into-a-tool-of-patriarchy-127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