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잠자는 진짜 이유는 왜일까?
수면에는 기억 정리와 감정 조정과 같은 많은 역할이 있으며 뇌뿐만 아니라 체온 조절, 면역 시스템 등 신체의 모든 기능에 중요하다는 것을 과거 연구에서 알 수 있다. 하지만 「왜 사람들은 잠을 자나? 어째서 잠들게 되었을까?」라고 하는 것은 현재도 수수께끼에 싸인 채로 남아있다. '수면의 기원'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BBC가 다양한 가설을 검토한 바 있다.
「왜 생물은 잠자는 것인가?」라고 하는 의문에 대해서, 우선 검토해 가는 것은 「식사를 끝내고, 천적도 없어져, 교미의 타이밍도 아니어서, 스케줄이 비었기 때문에 동물은 수시간에 걸쳐서 의식을 놓아둔다」라고 하는, 말하자면 수면의 「게으름 이론」이다.
독특한 이론이지만 기본적으로 잠든 동물은 잠들지 않은 상태보다 훨씬 적에게 습격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생물에게 수면은 비록 하루 몇 시간이라도 불리한 행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태이론을 '왜 생물은 잠을 자는가?'라는 물음의 대답으로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잠을 자면 에너지 소비를 억제한다는 설도 존재하지만, '인간이 의식을 내려놓고 잠든 상태'와 '일어난 채로 누워 있는 상태'를 비교하면 미미한 차이밖에 없기 때문에 이 설명도 합리적인 설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렘수면은 진화의 부산물이었다?
Ravi Allada 노스웨스턴대 교수에 따르면 '잠'을 식별하는 요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조용한 것'과 '근육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의식이 있는 상태에 비해 반응이 느린 점, 잠에 의해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점 등도 식별에 이용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나 개·고양이의 수면을 식별할 수 있어도 파리나 지렁이의 수면은 식별할 수 없지만, 위 요건을 이용하면 파리나 선충도 '잠자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현재 지구상의 많은 생물체가 이 요건을 충족시켜 '수면'을 취하고 있다. 수면의 신기한 점은 생물에게 불리함에도 자연도태되지 않고 오히려 발달해 왔다는 점에 있다. 잠에는 렘수면과 논렘수면이 있는데, 선사시대의 생물은 논렘수면밖에 취하지 않고 그 후에 왠일인지 렘수면을 취하는 생물이 나타난 것이다.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오리너구리는 포유류이면서 알을 낳는 동물이다. 공룡이 번성한 중생대에는 이미 존재했다고 알려져 있는 오리너구리도 렘수면을 취한다. 이는 곧 2억2000만 년 전 지구에서 살았던 초기 포유류도 렘수면을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공룡은 멸종되었지만 일부 공룡의 후손인 새 또한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렘수면을 취한다. 이로 미루어 렘수면은 포유류와 조류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럼 왜 렘수면이 생겨났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렘수면 발생은 진화의 부산물이라는 설도 있다.포유류의 조상인 단궁류(單弓類)와 충류의 선조는 같은 유양막류(양막류, 有羊膜類)이다. 원래 유양막류는 낮에 활동하였으나 항온성을 획득함으로써 야행성 동물로 진화한다.
야행성의 단궁류(單弓類)는 낮에 몇 시간의 수면을 취하고 밤에 활동함으로써 포식자나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몸을 보호하지만, 한편 신경 메커니즘은 진화 전 그대로였다. 즉, 유양막류는 원래 '가만히 몸을 따뜻하게 한다'는 시간대와 먹이를 취하거나 사회적 활동을 하거나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활동' 시간대가 있었고, 단궁류의 뇌에는 이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뇌의 패턴이 계속 존재한 셈이다. 뇌의 진화에 따라 실제 행동으로 변환되지는 않지만 유양막류가 가만히 몸을 녹이고 있을 때 뇌의 상태가 논렘수면으로, 낮의 활동이 렘수면으로 이어지면서 몸이 마비를 일으켰고 그것이 '꿈'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만, 이 '진화의 부산물로 렘 수면이 태어났다'는 설은 찬반양론이 있다.
◆렘수면 발생은 뇌의 발달에 의한 것이라는 설
논렘수면 시 사람의 뇌가 휴식상태가 되는 것과 반대로 렘수면 중 뇌는 활성화된다. 렘수면을 하는 동안 뇌는 다양한 처리를 한다. 기억에 관한 것은 물론 감정 조정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을 떠올리려고 하면 설레는 생일이나 처음 학교에 가서 부모와 헤어질 때의 두려움 등 나타나는 기억의 대부분은 감정적인 이벤트일 것이다.
한편 기억은 감정에 기초한 것이면서 현재의 우리를 감정적으로 흔드는 것은 아니다. 이는 렘수면이 원래 사건에서 품었던 감정을 부속시키지 않는 형태로 기억을 바꿔치기 때문이다. 정보가 무르익은 오렌지라고 하면, 렘수면은 쓴 껍질 부분을 떼어낸 후 저장해 주는 것이다.
뇌와 기억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것 중 하나가 플래시백을 통해 사건이나 그때 품었던 감정을 그대로 재체험하는 PTSD이다. PTSD를 앓는 전 병사는 차량의 백파이어를 들었을 때 플래시백으로 전지의 모습을 떠올릴 뿐만 아니라 고동과 손바닥의 땀 같은 정서적 반응까지도 재체험하는데 이는 뇌가 감정과 기억을 분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PTSD를 앓는 사람이 악몽을 반복해서 꾸는 것은 렘수면이 이른바 '오렌지의 쓴 껍질'을 벗기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또 심리학자 Rosalind Cartwright는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우울' 징후가 있는 사람들이 꾸는 꿈에 대해 조사했다. 1년에 걸친 조사 결과 우울증을 회복한 사람은 가장 오랫동안 비참한 꿈을 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우울하지 않은 꿈을 꾸던 사람은 장기간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연구결과에서 '포유류나 조류만이 렘수면을 취하는' 것은 진화과정에서 일어난 '항온성 획득'이 이유가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인식력적으로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연구자도 있다. 동물들은 대부분 렘수면을 전체 수면의 10~15%밖에 취하지 않는 반면 인간은 수면 중 25% 정도가 렘수면인 것은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논렘수면의 기원은?
그럼 렘수면에 앞서 발전해 현재도 많은 생물에서 볼 수 있는 '논렘수면'의 기원에 대해서는 어떤 설이 있을까?
논렘수면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것이, 「뇌의 세정작용」에 기인하는 것이다. 뇌의 신경세포 사이에는 시냅스가 존재하고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어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정보전달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경전달물질은 시냅스 안에서 구축되어 가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체'가 일어난다. 그래서 신경전달물질을 '씻어내는' 작업이 필요한 셈이다.
2012년 뇌 속에 'Glymphatic 시스템'이라 불리는 세척 메커니즘이 있는 것이 발견됐고, 2013년에는 Glymphatic 시스템이 논렘수면 때 활발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Glymphatic 시스템에 의해 '세척'된 용질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아직 해석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연구자들 중에는 '용질 속에는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들어 있지 않을까'라고 가설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왜 불리한 점이 많은데도 생물은 잠을 자는가?'라는 수수께끼에 '신경전달물질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는 합리적인 설명이 붙는다.
다만 "'잠' 시스템이 먼저 발달해 부차적으로 뇌를 '씻어내는' 시스템을 얻었다"는 가능성도 있다. 이런 종류의 의문은 많은 진화생물학자가 직면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뱉기 위해 호흡이 생긴 것이 아니라 먼저 말이 생기고 부차적으로 호흡이 나타났다'는 설에 대해서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수면의 기원을 해명하기 위해 현재는 해파리 등 원시적인 생물에 대해 조사되는 동시에, 「가만히 있다」 「활동한다」라고 하는 2개의 시간대를 가지는 단세포 생물이 잠의 기원을 해명하는 힌트가 된다고 하여 연구가 행해지고 있다.
한편, 위의 생각들은 모두 '잠은 깨어 있는 동안 스트레스에 노출된 우리의 시스템을 복구한다'는 발상에 바탕을 두고 있어 시작점이 틀렸을 가능성도 물론 있다. '수면이 중요하다면 왜 우리는 일어나야 하는가?'라고 거꾸로 생각할 수도 있고, '수면의 기원'이 아직도 많은 수수께끼에 싸여 있는 이상 '잠든 상태가 먼저 존재하고 진화 과정에서 생물들은 각성해 온 것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처구니없다고 느껴지는 가설도 완전히 부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BBC-Earth-What is the real reason wesleep?
http://www.bbc.com/earth/story/20160317-what-is-the-real-reason-we-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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