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에 '무성의 대응' 시사 ... 서방의 요구에, 위안화 결제 전환을 제안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미국과 영국 양국은 원유를 증산하고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노력에 동참하라는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 같은 요청에 흔들리는 기색이 거의 없다. 오히려 대중국 원유수출을 달러화 표시에서 위안화 표시로 전환시킬 가능성마저 내비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최근 유럽에서 주요 인사가 잇따라 방문했으며 3월 15일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리가, 다음 날인 3월 16일 린든 존슨 영국 총리가 방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그 이웃 아랍에미리트(UAE)는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는 몇 안 되는 산유국이다. 그러나 유가 급등을 잠재우기 위해 증산을 요구하는 서방의 요구를 물리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 감산협정을 고수하고 있다.
실권을 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8년 사우디 언론인 살해사건, 자국내 인권문제, 예멘 친이란 세력과의 무력분쟁을 둘러싸고 서방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그동안 무함마드 왕세자와의 직접 협상을 거부한 바 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냉각되는 가운데, 무함마드 왕세자가 추진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나 중국과의 관계강화다. 다만 그럼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안보면에서는 여전히 미국과 긴밀한 관계다.
외신이 전하는 복수의 소식통명에 따르면 맥거크와 복수의 미 행정부 관리들은 3월 15일 사우디 관리들을 만나 석유를 증산하고 예멘에서의 분쟁종식을 위한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미 정부 고관 중 1명은, 맥거크가 중동에서 「예멘을 포함한 폭넓은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자세한 것은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존슨 영국 총리는 세계적인 에너지 러시아 의존에서 벗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하는 노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중요한 국제적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UAE의 유명 정치 분석가인 압둘하렉 압둘라는 존슨을 너무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빈손으로 귀국하게 될 것이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미국과 영국의 주요 인사의 잇따른 방문에 대해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현재 증산은 서서히 진행되지 않는다고 하는 OPEC 플러스의 협조 감산 협정을 파기할 기미는 없다고 한다.
OPEC 플러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의 대러 제재 강화가 이뤄진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3월 2일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굳이 언급하지 않고 기존 감산협정을 견지하기로 일찌감치 합의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연내에 초청해 양국 관계를 긴밀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에 판매하는 원유의 일부를 위안화 기준으로 결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실제로 대중 원유 수출을 위안화 기준으로 전환하면 외환시장의 역학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수입국들이 이런 움직임을 뒤따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위안화 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에도 같은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는 논평을 거부했으며 국영석유업체 사우디 아람코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외교소식통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방에 대항하기 위해 때묻은 위협을 들고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외교소식통을 포함한 복수의 관리들은 국제유가가 달러 기준이라는 점, 사우디아라비아가 통화 리얄에 달러 연동제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위안화 환율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의 한 연구원에 따르면, 달러화로 표시한 사우디아라비아 채권, 달러화로 인한 준비자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 등의 존재는 물론 유가가 달러로 표시한 것이나 리알의 달러 연동제 등을 감안하면 위안화로의 이행은 무모하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위안화 계약이 어느 정도 있을지 모르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융정책이 방향 전환되지는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의 1월 말 기준 보유자산은 4928억달러 상당이며 이 중 미국 국채는 1190억달러. 정부의 2021년 말 기준 외화채무는 1011억달러로 대부분 달러였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계 펀드가 보유한 미국 주식은 560억달러 상당에 이른다.
모니카 말리크 아부다비상업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부 원유 수출을 천천히 위안화 기준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이행이 조금씩 진행된다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국무부는 3월 15일 미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하는 일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수출 위안화 결제 구상 .. 달러 패권 붕괴하나?
'시사,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가지 시나리오 (0) | 2022.03.19 |
---|---|
푸틴 대통령 .. 전쟁이 장기화되면 핵위협 할 것 (0) | 2022.03.19 |
"시진핑 주석 9월 '대만 침공' 러시아 '기밀보고서' (0) | 2022.03.18 |
핀란드에서 약 40년 만에 원자로가 신규 건설돼 시험 운용 시작 (0) | 2022.03.18 |
우크라이나 위기 ...암호자산으로 자금 유입 급증 … 투자자 피난처로 (0) | 2022.03.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