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시진핑이 도널드 트럼프보다 강한 카드를 들고 있는 이유
백악관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전화를 걸어 오길 바라는 것 같은데…
의심스러울 때에는 블록체의 대문자를 사용하면 좋다.
도널드 트럼프는 4월 13일 "NOBODY is 'getting off the hook'(누구도 '고난을 피하는' 경우는 없다"고 글을 올렸다.
이는 미국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을 밝힌, 앞서 발표한 것에 대한 헷갈리는 추가 설명이었다.
이 적용 제외 자체가 중국으로부터의 모든 수입품에 145%의 '상호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앞주(週)의 정책 전환이었다.
그리고 이 정책 자체가 불과 며칠 전 발표된 관세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이었다.
◆ 미·중이 벌이는 관세 포커 게임
이 흐름을 은근히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관세정책의 이 같은 갑작스러운 변경은 백악관의 혼돈의 증거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트럼프 팬들의 생각은 다르다.
금융계의 거물 빌 악만은 이전의 갑작스런 U턴을 「선명하게 실행된···교과서 대로의 딜(거래)의 기교」라고 칭찬했다(「The Art of the Deal」은 트럼프 저작의 원제).
가장 열성적인 트럼프 지지자들은 여전히 대통령은 노련한 전략가라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다는 사람은 트럼프 착란증후군(TDS)을 앓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들뜬 머리로 생각하면 트럼프는 중국을 상대로 벌이는 관세포커 게임에서 자신이 갖고 있다고 생각했던 카드보다 훨씬 약한 패(카드)를 갖고 있다.
트럼프가 이를 분명하게 인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수록 트럼프 자신과 미국이 잃을 것이 커져간다.
트럼프와 그 휘하의 「무역 전사」가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관세를 둘러싼 분쟁에서는 중국이 자동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는 상정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중국은 「(포커 게임에서) 투페어(pair of twos)’로 승부하고 있다(중략) ... 우리가 그들에게 수출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에게 수출하는 것의 5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는 상대방에게 불리한 패(카드)」라고 주장했다.
◆ 트럼프 논리에 흠, 가격인상에 허덕이는 것은 미국인
트럼프와 베센트의 논리에 내재된 결점은 '애덤 포젠'이 '포린 어페어스'에 보낸 최근 논문에서 명쾌하게 설명되고 있다.
포젠이 주장했듯이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은 사실 중국에 힘의 원천이지 약점이 아니다.
미국은 자비심으로 중국에서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다. 미국인들은 중국이 생산하는 것을 원한다.
이 때문에 그런 제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매장 선반에서 완전히 사라지면 고통받는 것은 미국인들이다.
스마트폰을 둘러싼 고민이 갖는 중요한 의미는 트럼프가 마침내 늘 부정해왔음을 분명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관세를 내는 것은 수입기업이지 수출기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은 애플의 아이폰으로, 그 중 8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미국인들은 아이폰이 두 배로 오르면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트럼프가 말하는 '해방기념일'은 스마트폰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기기는 관세에서 양보하는 품목의 가장 명백한 후보다. 이것들은 특수한 예가 아니다.
세계 에어컨의 약 80%, 그리고 미국이 수입하는 선풍기의 4분의 3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는 올 여름이 폭염이 아니길 기원해야 한다.
백악관은 틀림없이 크리스마스까지 무역전쟁이 끝나 있기를 바랄 것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인형과 자전거의 75%도 중국산이기 때문이다.
◆ 기회를 기다리는 중국이 비장의 카드를 온존하는 여유
이런 것들을 모두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가. 빠듯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공장을 문을 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최종 제품의 가격은 지금보다 비싸진다.
트럼프는 나쁜 소식을 전하는 헤드라인을 싫어하고, 그러한 헤드라인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물건 부족과 인플레이션의 아픔을 견디기보다는 관세 적용 제외제품 목록에 줄줄이 품목을 더해갈 공산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버티기 전술을 취할 여유가 있다.
하지만, 막상 격렬하게 공격하기로 마음 먹으면, 중국이 할 수 있는 정말로 강력한 수단이 몇개 있다.
중국은 미국인이 의존하는 항생제에 쓰이는 원재료의 거의 50%를 생산한다.
미 공군의 주축인 F-35 전투기에는 중국에서 조달되는 희토류 부품이 필수적이다.
또 중국은 외국으로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미국 국채를 보유국이다.
시장이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는 이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미국에서 사라져도 아무도 곤란하지 않은 수입품의 카테고리를 트럼프 행정부가 발견한다고 해도, 그것으로 판세를 확 바꾸는데 손해를 중국에 줄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미국 시장은 중국 수출의 14%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재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예르크 부토케는 미국의 관세가 불편하지만, 경제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중국 경제는) 14조~15조달러 규모의 경제이며 대미(對美) 수출은 550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은 슬픈 모습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화를 걸어와야 한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급하게 물러서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지도자는 대화에 나설 동기가 없다. 하물며 자비를 구걸할 이유가 없다.
◆ 이것이야말로 딜(거래)의 기교인가?
중국 공산당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는 권위주의적 정치체제는 아마도 경제적 혼란이 곧 정치적 압력으로 발전하는 미국보다는 일정기간의 정치적· 경제적 아픔을 흡수할 준비가 돼 있다.
시진핑도 당연히 끔찍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이 그 증거다.
하지만 중국은 수년 전부터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비해 왔다. 그리고 자신들이 가진 선택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다.
대조적으로 백악관은 닥치는 대로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기 자신에게 지는 패(카드)를 돌렸다. 조만간 게임을 멈춰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교과서대로의 딜(거래)의 기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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