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작품도 탄소배출 제로… 기후변화 대응에 눈을 뜬 미술관
팬데믹이 지난 뒤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프랑스 최대 미술관이 일제히 휴관한 2020년 전시회의 기획과 운영에 해당하는 큐레이터들은 향후 방침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또 다른 기회를 부여받았다.
팬데믹이 환경대책을 강화할 기회다. 파리의 유명 미술관 퐁피두 센터의 디렉터 줄리 나르베이는 자신의 팀이 화상회의를 거듭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퐁피두는 유럽 최다 근대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근대 세계의 큰 문제를 다루는 것은 자신들의 DNA에 박혀 있다고 한다.
미술관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시회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나서기 시작했다. 세트설치에 사용하는 자재의 재활용이나, 전람회의 기간 장기화, 해외로부터의 미술 작품의 차입을 줄이는 것 등이다.
이 같은 조치는 온실가스뿐 아니라 비용 절감으로도 이어져 미술관은 일석이조의 효과다.
국제박물관회의(ICOM)에 따르면 팬데믹 대책 제한 조치로 타격을 입은 미술계에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화석연료 기업의 협찬을 얻어 전람회가 개최되는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미국 비정부기구(NGO) 환경문화파트너스의 사라 서튼 대표에 따르면 미술계는 그동안 온실가스 대책에서 다른 산업에 뒤처져 왔다며, 다행히 이 세계도 마침내 자신들이 뒤처졌다는 것을 깨닫고 있으며, 이러한 변혁이 드디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새튼은 말했다고 한다.
구미의 미술관에서는 과거 수년간 이산화탄소(CO2) 계측기의 도입과 환경대책에 관한 컨설턴트나 감사의 기용 등 몇 가지 대책이 시도했다.
서튼에 따르면 오랜 기간 미술관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작아, 대책을 세울 만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미술 디렉터는 기후변화 문제를 정치와 동일시해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미칠까 두려워해 왔다고 한다.
<근처에서 작품을 조달>
파리는 루브르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등 관람객 수가 세계 정상급인 미술관을 3개나 거느리고 있다. 평년이면 해외 고객을 중심으로 연간 수백만 명이 찾아와 엄청난 온실가스를 만들어낸다.
해외에서 비행기를 타고 손님이 찾는 것을 줄이기 위해 미술관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앤디 워홀이나 피카소의 작품을 운반하기 위한 항공편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고 EDHEC 비즈니스 스쿨(프랑스 릴)의 Guergana Guintcheva 마케팅 교수는 말했다.
하나하나 작품이 하늘을 오간다. 그리고 큐레이터는 출장으로 적어도 두 번 왕복한다고 한다.
해당 교수에 따르면 릴의 미술관 팔레 드 보자르는 최근 개최한 고야전에서 상설 작품과 인근 유럽 국가에 있는 작품을 우선 전시함으로써 물류를 줄였다.
퐁피두 센터도 미국이나 아시아에서 작품을 빌리기보다 현지 작품을 전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술관끼리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노력도 있다.
퐁피두의 나르베이는 뉴욕 등 같은 장소에서 작품을 수송할 때는 루브르, 오르세 두 미술관과 공동으로 출하 요청을 함으로써 배출량과 비용을 모두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모축소, 기간연장>
큐레이터는 작품 수가 150점에서 200점에 이르는 대규모 전시회 개최에 익숙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규모 감축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전시회 세트에는 탄소배출량이 큰 자재가 대량으로 사용되고 마지막에는 폐기되는 일이 많다. 이를 가능한 재활용하려는 미술관이 늘고 있다.
퐁피두 센터에서는 2020년 열린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전에서 사용한 세트 일부를 지난해 인간 슈타이에르 전에서 재사용했다. 작가 슈타이에르 자신이 크리스토에 대한 존경과 탄소배출량 감소 양면에서 재사용을 원했다고 한다.
크리스토와 잔클로드는 환경아트 작품을 만들던 예술가 부부다. 슈타이에르는 영상 작품등을 다루는 예술가다.
일부 프랑스 미술관은 주요 전시회 기간을 늘려 회전을 적게 함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도 벌이고 있다.
다만 미술관의 환경대책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은 아직 미약하다.
서튼에 따르면 관람객을 위한 어필이라기보다는 신뢰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는 신뢰감은 자금조달, 정책 입안자,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중요하다며 미술관이나 화랑은 공공이익 조직이며 유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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