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트럼프 행정부의 장관들, 억만장자(billionaire)뿐인 각료 인사
2025년 1월 20일 제2차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다.
미 대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트럼프다. 2025년 1월 20일 제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와 그 부호(富豪)다.
◆ 억만장자(billionaire) 내각은 누가 있나?
이러한 억만장자(billionaire. 대기업의 경영자도 있고, 대대로 이어지는 부유한 일족도 있다)들은, 항상 트럼프를 지지해 온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21년 1월 6일 의사당 습격 후 트럼프를 비판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세계 최대의 프라이빗 에쿼티 팜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그룹 CEO, 빌 애크먼 헤지펀드 시타델, 켄 그리핀 등은 당시 트럼프를 드러내 비난했었다. 그것이 선거가 다가오면서 발언을 부드럽게 하고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변화해 갔다.
그리고 트럼프의 새 행정부는 Billionaire Cabinet(억만장자 정권)으로 불릴 정도로 억만장자(billionaire)가 즐비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는 물론 일론 머스크(자산액 4368억달러 12월29일 기준)다.
머스크는 트럼프 캠페인을 위해 많은 헌금을 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머스크에게는 정부에서의 경험은 없지만, 트럼프가 새롭게 창설하는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에서, 정부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리더쉽을 취해,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명받았다.
주영 대사로 지명된 워런 스티븐스는 아칸소 투자회사의 경영자로 트럼프의 유력 스폰서다(자산액 34억달러).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린다 맥마흔은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전 CEO다. 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라는 싱크탱크를 통해 트럼프를 위해 몇몇 백만장자를 모은 공적이 있다(추정 3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남편과 결혼했다).
NASA 장관에 지명된 재러드 아이작먼은 결산처리업체 Shift4 Payments의 CEO로 역시 대부호다. 정부에서 일을 한 적은 없다. 머스크와 가까이, SpaceX에 자신의 회사를 통해서 투자하고 있는 것 외에 지금까지의 2개의 우주 미션에 개인 자산도 투자해 왔다. 당연하게도 이 지명으로, NASA의 정책이나 계약에 관해서 SpaceX를 우대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자산액 18억달러).
상무장관에 지명된 하워드 라토닉은 뉴욕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CEO로 트럼프 캠프를 위한 자금 모금에서 맹활약했다. 정권인수팀의 공동의장이기도 하다. 2001년 월드트레이드센터에 있던 그의 회사는 911테러로 658명의 직원을 잃으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라트닉 자신은 유대계로, 트럼프가 선거 전에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행한 집회 때에는, 「We Must Crush Jihad(지하드를 박살내야 한다)」라고 외였다.(자산액 15억달러).
비벡 라마스와미는 제약기업 로이반트 사이언스의 창업자다. 2024년 대선에 입후보했지만 경선 중 철수했다. 하버드대 졸업 후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했고 JD 밴스와는 재학 중 친해졌다. 대학시절부터 리버테리언(개인의 개인에 대한 완전한 소유를 주장하며, 국가에 의한 중앙 집권적 국가 소유화와 경제 통제 그리고 국가마저 거부하는 반권위주의적 정치철학적 그룹) 사상에 경도되어 있어, ESG 투자에 대한 비판으로도 알려져 있다(자산액 10억달러). 머스크와 함께 DOGE를 이끌 것을 명령받았다. 기업가로 영리기업 경영 경험밖에 없는 머스크와 라마스와미가 어떻게 정부 효율화를 꾀할 것인지 벌써부터 우려스럽다는 평가도 있다.
12월 1일 뉴욕매거진 리포트에 따르면 트럼프가 행정부에 임명한 후보자들의 순자산을 합하면 3400억달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기사가 나간 후 몇 명의 억만장자(billionaire)를 더 임명하였기 때문에 최종적인 숫자는 더 많아질 것 같다. 역사학자들은 이는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부자 정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 전례 없는 '이해상충(이익상반)' 가능성도
트럼프가 지금까지 중요한 직책에 지명한 90명 이상의 사람들에 대해 CNN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 중 30명 이상이 트럼프 캠페인 혹은 트럼프를 지원하는 외부 그룹에 헌금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Transactional(거래주의)'한 인물로, 그 사실을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그에게 모든 것은 밀당, 딜이다. 그래서 헌금하는 측도 트럼프에게 헌금하는 시점에서, 어떠한 구체적인 수익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거기에 명확한(혹은 암묵적인) 거래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현재까지 가장 큰 승자는 일론 머스크다. 지난 12월 10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이후 약 한 달 만에 머스크의 자산은 77% 급증했고, 이제 머스크는 세계 최초로 개인 자산액이 4000억달러에 도달한 인물이 됐다고 한다.
스페이스X의 평가액이 치솟고 있는 것이 하나의 이유인데, 이 배경에는 곧 트럼프와의 관계에서 머스크가 경영하는 기업이 우대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11월 7일자 WSJ의 기사 '트럼프에 베팅한 일론 머스크의 대승리'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10년간 정부와 150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했다. 이 외에도 마스크 사업은 정부와의 관계가 깊다. 테슬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IRA법으로 혜택을 받고 있고 머스크가 가장 하고 싶은 화성 유인탐사는 정부의 관여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인허가 여부도 정부 결정에 달려 있고, 그에 따라 테슬라의 미래와 크게 관련된다.
정부와 이런 관계에 있는 비즈니스맨이 정부 안으로 들어가 일을 하는 것, 게다가 정부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정부효율화부(DOGE)'를 맡는다는 것은 미국 정부 최상층부의 전례 없는 이해상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입장을 이용해 머스크는 자신의 비즈니스에 편리한 규 완화를 대통령에게 권하거나 자국내 경쟁자나 중국 기업을 억누르는 정책도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트럼프 당선 이후 머스크는 트럼프 곁을 떠나지 않고 마치 부통령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First Lady가 아닌 First Buddy라는 호칭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심지어 President-elect Musk(차기 대통령 마스크)까지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진정한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트럼프가 아니라 마스크라고.
그러면서 "마스크를 선거에서 뽑은 기억이 없다"는 말도 자주 나오고 있어 앞으로 그에 대한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외에 트럼프 승리로 경제적으로 큰 수익을 얻고 있는 곳이 크립토(암호자산) 업계다.
트럼프는 이전, 크립토에 회의적인 발언을 자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역변했다(그 자체는, 트럼프에게 자주 있는 일이지만). 2024년 7월에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개최된 암호자산 컨퍼런스 '비트코인 2024'에 일부러 등단하여 '미국을 암호자산의 수도로 만든다'고 말할 정도가 되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비트코인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트럼프의 전향한 이면에는 앞서 언급한 하워드 라토닉(상무장관 후보)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토닉이 운영하는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는 비트코인 대출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투자회사 키스퀘어그룹의 설립자 겸 CEO 스콧 베센트도 비트코인 긍정파로 알려졌다.
트럼프와 트럼프의 아들들도 World Liberty Financial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크립토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으며 트럼프에게는 Chief Crypto Advocate라는 직함이 붙어 있다. 이 또한 이해상충의 분위기가 나는 얘기다.
◆ 억만장자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
트럼프를 둘러싼 억만장자(billionaire)들은, 그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 머스크가 얻는 것과 같은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접근, 정치적 파워, 경제적 이익(거기에는 세금 문제, 규제완화에 보다 유리한 입장을 갖고 싶다는 것 등도 들어간다)이 물론 있겠지만, 그것뿐일까?
이 점에 관해 애틀랜틱(Atlantic)의 What the Broligarchs Want From Trump라는 기사는 흥미로웠다. 트럼프를 둘러싼 Broligarch들이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국민국가체제라는 시스템 자체를 약화시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글로벌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이 이 기사의 결론이다.
머스크를 비롯한 기술 대부호들은 가능하다면 우주의 공간조차 사유화하고 싶어한다. 그들의 세계관에 있어서는 정부의 개입은 적을수록 좋다. 그렇다고 할까, 사회는 정치가나 관료에 의해 관리되어서는 안 되고, 사기업처럼 경영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피터 틸, 샘 알트먼, 마크 안드리센은 이미 온두라스 앞바다 섬에서 프로스페라라는 리버테리언(libertarian. 자유지상주의) ) 콜로니(Colony)를 위해 투자하고 정부가 아닌 투자자들이 관리하는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한다.
이들이 정부가 필요없다고 여기는 근저에는 세상의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정치인이나 관료가 아니라 자신들처럼 기업가, 경영자로 크게 성공한 똑똑한 사람들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이 애틀랜틱(Atlantic) 기사도 초부유층 사이에는 어떤 일정한 선택을 받고 사람들은 법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지적한다. 사회로부터의 속박, 그 사회에 대한 의무 일체를 거부하는 자세가 이들에게 공통적이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 사회가 자신을 키우고 풍요롭게 해 주었는데도 말이다.
정부를 약화시키는 것이 Broligarch들의 최종적인 목적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트럼프가 편하기 때문에 지지했다…라는 견해에는, 설득력이 있다.
트럼프에게는 원래 이데올로기가 없다. 어떤 정치철학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보수적인 가치관을 믿지도 않는다(그 자신의 삶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부의 존재 의미, 공적 서비스의 의미에 대해서도 특별히 생각은 없을 것이다. 약자 구제에 적극적이지도 않고, 미국의 도의적 책임에 대한 생각도 없다.
이런 관점에 서서 트럼프의 인사를 살펴보면 확실히 앞뒤가 맞는다. 트럼프는 각 부처를 가장 빠르게 약화시켜 부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인물을 일부러 뽑고 있다. 그러니 직급에 부적격하고 문제가 많은 인물일수록 바람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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