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치지도(國恥地圖)의 수수께끼
이게 진짜 중국땅? 국치지도 보면 중국인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지도에 강한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 2017년에는 중국 내 세계지도를 조사해 인정하지 않는 국경선이 그려져 있다며 3만여 점을 일제히 폐기했다. 이후 외국인이라도 비즈니스나 관광으로 중국에 갔을 때 동네 서점에서 산 고지도나 지도책을 국외로 반출하려 하면 세관에서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됐다. 만약 세관이 불법 지도라고 판단하면 몰수될 뿐 아니라 벌금이나 금고형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표기가 까다로운 반면 중국에는 돌아가야 할 진짜 영토를 그린 특수한 지도가 있다. 학교 교육에서 사용되어 온 그 지도야말로 중국의 강경자세, 영토적 야심의 기원이다. 중국의 「국치지도」를 살펴보면 거기에는 놀라운 「국경선」이 그어져 있었다.
'국치지도(國恥地圖)'가 뭐야?! 처음 그 이름을 들은 것은 홍콩 반환이 있었던 1997년의 무렵이다. 나라의 치욕을 그린 지도란 얼마나 끔찍하게 명명한 것인가. 들으면 전쟁 전인 중화민국 시대에 만들어져 과거 중국이 열강에게 빼앗긴 영토를 보여준 지도라고 한다. 당시 홍콩에서 복각판이 간행되면서 붐을 이루고 있었다.
우연히 고서점 등에서 접한 그 실물을 입수해 살펴보면 아연실색하게 된다. 중국의 국경선이 인근 18개국을 집어삼키고 일본 등 3개국 일부를 잘라내 남중국해 전역을 에워싸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황당한 대물을 도대체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을까.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이 책은 국치지도의 수수께끼를 쫓아 100년 전 세계로 나눠 들어가 중국 근대지도의 성립과 단절에 얽힌 진실을 찾아 헤맨 여행의 기록으로 심원하고 아름다운 지도의 매력을 접하면서 역사의 물결에 농락당한 사람들의 웅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국치(國恥)라는 말이 처음 나타난 것은 1915년 일본이 중국에 21개조 요구를 내민 때로 알려졌다. 이어 1928년 장제석이 정권을 장악한 뒤 국민교육의 일환으로 국치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때 글을 읽지 못하는 민중에게 국가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정치사상을 비주얼화한 국치지도를 만들어 초중고교 지리교과서에도 도입했다. 당시 수많은 국치 지도가 만들어져 세상에 나돌았다.국치기념일이 제정된 것도 이 무렵이다.
무엇보다 국치지도의 스타일은 다양하며 지도에 따라 영토를 나타내는 범위도 제각각이다.
국치지도를 보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일본어』와 같은 표기가 다수 섞여 있었다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과 중국 지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추적을 할 수 있다. 과연 중-일 최초의 합작지도 출판사의 존재가 부각되고 그 파탄과 암살사건의 실체와 중국에서 근대지도의 바이블로 추앙받는 지도가 사실은 일본인에 의해 직접 제작한 것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숨겨진 중-일 근대지도사의 일단이 밝혀졌다고 한다.
놀랍게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도 국치지도와 깊이 결부돼 있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중화민국 시대에 만들어진 국치지도를 근거로 전통문화와 현대정치를 연계해 영유권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치지도」의 역사적 변천을 살펴보면, 기가 막힐 정도의 좌충우돌 희극이 있어, 수많은 정치적 의도나 우연의 사건이 중첩되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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