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중립국 스위스의 NATO 접근 ... 우크라이나 위기 흔들리는 중립국 국시(国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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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영

영세중립국 스위스의 NATO 접근 ... 우크라이나 위기 흔들리는 중립국 국시(国是)

by 소식쟁이2 2022. 5. 17.

영세중립국 스위스의 NATO 접근 ... 우크라이나 위기 흔들리는 중립국 국시(国是)

스위스의 대명사 영세중립이라는 외교정책이 지난 수십 년 이래 최대의 시련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스위스 국방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거리를 좁히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국방부 안보정책 책임자 파엘비 푸리는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NATO 회원국과의 연합군사훈련과 무기탄약 보충 등을 포함해 스위스가 앞으로 채택해야 할 안보정책에 대한 선택지를 제시하는 보고서를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터뷰에서 처음 밝혀졌다.

파엘비 푸리는 「최종적으로는 중립의 해석 방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스위스 언론에 따르면 암헤르트 국방장관도 이번 주 미국 워싱턴 방문 때 스위스는 NATO에 가입하지 않겠지만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중립을 관철함으로써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리지 않았다. 그러나 중립정책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스위스의 안보강화가 목적이라고 파엘비 푸리는 주장했다. 스위스와 NATO 간의 군사령부와 정치인 간 고위급 정기회동 개최도 선택사항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중립정책 지지자들은 이 방침 덕분에 스위스가 평화적 번영을 누렸고 동서냉전 하에서 국제분쟁의 중개자라는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NATO와의 넓게 제휴하게 되면, 이러한 신중하게 걸어온 외교정책과 선을 긋게 된다.

때마침 중립정책을 펴온 핀란드와 스웨덴은 NATO 가입에 나서려 하고 있다. 파엘비 푸리는 스위스에서도 NATO 정식 가입 문제는 논의돼 왔다고 인정하면서 보고서가 가입을 권장할 공산은 부족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9월말까지 정리되어 내각의 검토를 거쳐 의회에 제출되어 장래의 안보정책을 둘러싼 심의의 요충지가 된다. 이 보고서가 표결에 부쳐지는 것은 아니다.
스위스 외무부는 경제제재와 무기탄약 수출, NATO와의 관계 등의 문제를 폭넓게 조사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이 조사에도 협력하게 된다.

<논란 재연>

스위스는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유럽의 안정을 되찾을 목적으로 1815년 열린 빈 회의에서 중립정책을 채택한 이후 대외전을 치르지 않고 있다.1907년 제2차 헤이그 국제평화회의에서는 국제간 무력분쟁에 참여하지 않고 전쟁 당사자에 대한 무기나 인원 지원, 국토 제공도 하지 않는 스위스 중립국으로서의 권리와 의무가 명시됐다.

중립정책은 스위스 헌법에 규정돼 있다.다만 자위권은 부정하지 않고 헌법 규정으로 커버되지 않는 정치적 현상을 해석에 따라 운용할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정책의 기본방침이 마지막으로 수정된 것은 옛 소련이 붕괴된 1990년대 초.인도적 지원과 재난구조 등의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 협력하는 외교정책이 허용됐다.

그리고 지금 우크라이나 위기로 중립정책에 대한 논란이 재연.현 시점에서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되 스위스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결정이다.

파엘비 푸리는 스위스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더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 데 대한 큰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기존 정책을 전환해 다른 나라가 우크라이나에 신고한 무기탄약을 스위스가 보충하는 선택지가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무기의 직접 공급은 문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고 한다 .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제3국에 대한 무기제공을 부인했다. 그러나 중립은 절대적인 교의가 아니며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침략자의 뜻대로 될 뿐이라고 말해 이 문제로 시야를 넓힐 가능성도 내비쳤다.

<여론도 급변>

스위스는 지난해 일부 NATO 회원국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를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NATO와 관계를 맺고 있다.

암헤르트 국방장관은 공영방송 SRF에 대해 스위스는 중립정책 때문에 어떤 군사동맹에도 참여할 수 없지만 협력은 가능하며 우리가 구입하는 무기시스템이 그 모양새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군 당국은 NATO와의 협력 확대가 국방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찬성했고 여론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극적으로 변화했다.최근의 한 조사에서는, NATO와의 관계 확대 찬성파는 56%로 근년의 평균의 37%를 훨씬 웃돌고 있다.

NATO 가맹 지지는 덧붙여 소수의견이라고는 해도, 그 기세는 현격하게 증대되었다고 한다. 여론조사업체 소토가 4월 실시한 조사에서 NATO 가입에 찬성한 것은 전체의 33%로 다른 조사에서 장기적으로 볼 수 있는 비율인 21%보다 높다. 담당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많은 스위스 국민의 심리를 확 바꾼 것은 틀림없다. 이는 서방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연정의 일익을 담당하는 중도우파 자유민주당을 이끄는 티에리 부르카르트는 중립에 대한 (스위스)국민의 정서에 격한 움직임이 일어났다고 형용하며 해외 언론에 중립정책은 유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위기 전에는 일부 사람들이 유럽에서 새로운 재래식 전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상정해 군비해체를 제창하는 목소리까지 있었지만 이 위기가 결코 달콤한 생각을 갖지 못할 것임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부르카르트는 국방비 증액이나 NATO와의 제휴 강화에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NATO 정식 가입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한다.

반면 역시 연정을 담당하는 극우 스위스 국민당 간부 페터 켈러는 중립정책과 NATO 접근은 상충한다고 해외 언론에 단언하며 성공을 거둔 이 외교정책을 최대한 변경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는 국민에게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준 것이라고 호소했다. 스위스 국민당은 하원에서 최대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의 의견은 다르다. 암헤르트는 워싱턴 방문 중 중립정책의 법적 틀에서도 NATO 및 유럽 우방들과 보다 긴밀히 연계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스위스 타게스 앤차이가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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