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산업을 실질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은 정부나 국제조약이 아니라 '신용카드 회사'라는 지적

성인 산업을 실질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은 정부나 국제조약이 아니라 '신용카드 회사'라는 지적

포르노 동영상이나 기타 성인용 콘텐츠를 취급하는 웹사이트에서는 종종 허용되는 성적 콘텐츠 규칙이 변경되어 과한 부분을 수정할 수밖에 없거나 상품 자체가 판매 정지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성인 산업을 사실상 규제하고 있는 것은 정부나 국제조약등이 아니라, 「Mastercard나 Visa등의 신용카드 회사」라고, 금융·경제계 매체인 핀셜타임스가 지적하고 있다.

2020년 세계 최대 성인 동영상 사이트인 Pornhub에서 아동포르노와 리벤지 포르노가 다수 올라온 바 있으며, Pornhub는 그로부터 수익을 얻고 있다고 메이저 신문사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Mastercard와 Visa는 판허브의 결제를 정지하겠다고 발표했고, 판허브를 운영하는 마인드지크나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섹스워커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같은 움직임에 관여했던 인물 중 한 명이 Person Square Capital Management라는 기업의 창설자 겸 CEO를 맡고 있는 빌 애크먼이다. 퍼스싱에쿼어캐피탈자산운용은 상장사 주식을 수 십억달러 단위로 매수해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관행이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가 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크먼은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고 의분을 느꼈고, 당시 마스터카드에서 CEO를 맡고 있던 애제이 방가에게 Pornhub와의 제휴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기사 링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불과 며칠 후, Mastercard는 Pornhub의 결제를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꼭 애크먼이 링크를 보낸 것만이 이유는 아니지만, Financial Times는 애크먼의 행동에 대해 "Mastercard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데 도움이 된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라고 말했다. 애크먼은 관료적 체제를 가진 정부나 규제당국보다 Mastercard 등 신용카드사가 더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신용카드사는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허용돼선 안 되는 콘텐츠인지 사실상의 규제자여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Pornhub는 미승인 사용자에 의해 업로드된 콘텐츠 삭제를 결정하면서 1300만편 이상 있던 동영상이 300편 정도까지 줄어들었다. 핀셜 타임스는 "이것은 아마도 인터넷 역사상 가장 큰 콘텐츠 삭제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 영화에는 1930년대~60년대에 걸쳐 헤이즈 코드라고 불리는 자율규제 조항이 있었고, 많은 주요 영화들이 이 규제에 따라 만들어졌다. 그런데 포르노업계의 헤이즈 코드는 마인드지크 등의 기업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용카드사·결제서비스·은행과 같은 에코시스템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Financial Times가 입수한 결제처리업자 Mobius Pay의 「포르노업계의 베스트 프랙티스 문서」에 의하면, 「과격한 용어」 「무기나 폭력에 의한 실해의 묘사」 「강간시사」 「근친상간」 「최면술이나 마인드 컨트롤의 연기」 등, 다방면에 걸친 금지사항이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모비스페이는 Pornhub에서 신용카드를 통한 결제를 하고 있으며, Visa나 Mastercard가 마련한 '원칙'에 따라 이들 조항을 정하고 있다.

MobiusPay가 규제하는 콘텐츠나 문구를 결정할 때는 Mastercard나 Visa와의 협의도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원래 크고 애매한 신용카드사의 원칙에서 구체적인 조항을 정하는 것은 MobiusPay측이다. 예를 들어 Mastercard가 '인체의 손상·절단'을 금지하고 있는 것에 근거해 MobiusPay는 모든 유혈묘사를 금지하고 있으며, '수간'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에일리언과의 성행위'도 금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Visa나 Mastercard는 Financial Times에 의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지만, 두 회사 모두 "비록 거래가 불쾌하거나 도덕적으로 의심스럽더라도 우선 사항은 합법적인 거래를 지원하는 것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주요 요소는 "합법성"이라고 했고, Mastercard는 Pornhub와의 거래를 정지한 것은 "사이트상에서 불법적인 동영상이 전달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당시 결정을 정당화했다.

이러한 기업에 의한 규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Pornhub나 위법한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합법적인 전송을 하는 섹스워커도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성인 동영상 여배우이자 작가, 방송자로 활동하는 제시카 스토야는 생리가 온라인 유료 성인사이트에서 NG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생리 때문에 평소와 같은 퍼포먼스를 할 수 없을 때에도 구두나 채팅으로 시청자에게 그 사실을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생리가 NG워드로 돼 있는 것은 그것이 '피'와 관련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생리가 완전히 말살된 문화 속에서 성에 눈뜨는 사람들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라고 하는 스토야. 포르노에 관해서는 Visa나 Mastercard가 교황보다 더 힘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성적으로 용서받는 것과 용서받지 못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나 신용카드 회사"이다.

스토야는 대부분의 정부의 결정과 달리 신용카드사 등의 검열은 특정 프로세스가 없고 사전에 당사자와의 대화나 공적인 설명도 거의 없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Mastercard 사무실에 가서 이 문제에 대해 시민으로서 대화를 하고 싶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성적인 매체에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조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저는 모르겠다. 그들은 철학 수업을 들었습니까? 여성학 학위를 가지고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Financial Times가 접촉한 신용카드회사 등의 규제담당자에게는 철학자가 없고 사회학자가 1명, 변호사가 몇 명 있었다고 하는데 그들은 자신을 결제나 리스크 매니저, 혹은 상거래 촉진하는 자라고 생각하고 포르노 규제 전문가라고 자인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Inside the secret, often bizarre world that decides what porn you see|Financial Times
https://www.ft.com/content/cff23e36-b507-4717-8830-8b06741c8fd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