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승기념일에 김정은이 불참한 이유 일본 언론에 퍼지는 오해, 푸틴·김의 러·북 관계는 위태로운가?
**이 자료는 wedge 온라인판에 있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https://wedge.ismedia.jp/)
2025년은 제2차 세계 대전 종결로부터 80주년으로, 당시 연합국의 일원이었던 전승국에서는 기념식등이 개최된다. 그 제1탄이 된 것이 5월 8일의 대독 전승기념일이다.
러시아는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조국전쟁 전승 8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성대하게 열었다. 독일의 항복문서 조인이 8일 심야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5월 9일(모스크바 시간)을 「승리의 날」로서 축제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군사 퍼레이드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비롯한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했고 13개국 군대가 참가했다. 참가국은 BRICS 가입국이나 구소련 제국들이며, 러시아가 식전행사를 통해서 결속을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 이목이 집중되는 붉은 광장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없었다. 밀월이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로 인해 많은 전문가와 언론은 당초 김정은이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했다. 참석하지 않는 것을 보면 김정은이 다자회담에 익숙하지 않다, 중국에 대한 배려가 보인다는 등의 해설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어느 것도 정곡을 찌르고 있다고는 생각하는 전문가도 있다. 단적으로 북한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것이다.
김정은이 5월 9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는 흐름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한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
◆ 북한에서만 통하는 혁명역사와 국가의 정통성
우선 김정은이 대독 전승기념일에 모스크바를 방문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80주년을 경축하면, 국가의 정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에서는 한반도 해방은 일본이 미국 등 연합국에 패한 결과가 아니라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이끄는 항일 빨치산이 일본군을 축출한 성과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 김일성이 조국해방을 이뤘다는 역사관은 김정은에 이은 국가정통성의 연원으로 전혀 흔들림이 없다. 북한 헌법 서문에는 김일성 동지는 항일혁명투쟁을 조직 지도하여 조국해방을 이룩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창건하였다는 내용이 명기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와 북한의 정사는 역사적 사실이 전혀 다르므로 김일성의 진짜 경력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일성은 한일합방 2년 뒤인 1912년 평양 외곽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20세에 항일 빨치산 투쟁에 투신해, 1936년에는 중국 공산당이 지도하는 동북항일연합군에서 중대장급의 지휘관을 맡았다. 1937년에는 북한에서 전설의 전투로 전해지는 '보천보 전투'(주재소 습격, 사망자 2명)로 인해 일본군이 소탕작전을 벌여, 소련(당시)으로 탈출, 소련은 조선인 빨치산을 극동군 제88독립저격여단으로 재편해 김일성은 제1대대장을 맡게 된다.
이 여단은 대일(對日) 전투에 참가하지 않고 종전을 맞았지만 김일성은 1945년 9월 소련의 점령정책을 보좌하는 정치공작원으로 어선을 개조한 소련 해군 함정으로 북한 원산에 상륙했다. 그때 33세의 김일성은 소련군 대위의 군복을 입고 있었다.
이처럼 김일성은 중국군, 소련군의 일원으로 활동했지만 북한의 정사에서 중국이나 소련의 지도나 관여 흔적은 보기 좋게 지워졌고, 북한에서는 세계사의 대사건인 제2차 세계대전과 조국해방은 연계되지 않고 있다. 즉 북한에 대한 전승기념일은 8월 15일, 조국해방기념일 이외에는 없고, 그 이외의 전승기념일은 해외에 수없이 있는 기념일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만약 김정은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면 각국 언론은 김일성의 이력 등 북한 건국에 얽힌 옛 소련의 공적을 현재의 북-러 관계에 빗대어 보도했을 것이다. 북한으로선 그건 절대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증거인 5월 9일자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날 주북한 러시아대사관을 딸 주애와 함께 방문했으나 위대한 소련군과 인민이 파시즘을 타도한 승리의 날이 인류의 운명과 미래에 끼친 초유의 지대한 영향과 영원한 의의에 이어 북·러관계의 오랜 전통과 숭고한 이념적 기초, 불패의 동맹관계를 끊임없이 강화하고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한 데 그쳐, 소련의 대일전(對日戰)이나 조국해방에 대한 감사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내륙에서의 군사적 행동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김정은의 안전상의 문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쿠르스크주에서의 공방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올 들어 러시아 내륙에서의 군사행동을 강화하고 있다.
3월 11일 우크라이나군은 343대의 드론을 이용, 모스크바를 공격해 모스크바 외곽 남부에서 주민 6명이 사상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러시아 내륙의 군사시설과 공장 등에 대한 드론 공격을 10건 이상 수행하고 있다. 심지어 모스크바의 주택가에서 러시아군 참모본부 작전총국 차장을 자동차에 설치한 폭탄으로 살해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군은 항속거리 1000km가 넘는 드론을 통한 중심부 공격과 특수공작원의 고위급 암살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성과의 이면에는 러시아 내에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다수의 협력자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5월 9일 붉은 광장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서는 휴대전화 재밍 등 대응조치가 취해졌는데,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경계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런 위험한 곳을 김정은이 방문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집권 이후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 이외를 방문한 것은 불과 3차례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중국 정부 전용기로 이동했고,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평양에서 중국을 거쳐 베트남까지 전용열차로 장거리 이동한 것처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덧붙여서, 러시아 방문은 2019년 4월의 블라디보스톡, 2023년 9월의 보스 토치누이에서의 2번의 러·북 정상회담이지만, 이때도 전용열차로 이동하였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통하는 시베리아 철도는 약 9300km에 이르며 보통 6박 7일이나 걸린다. 러시아군이 경비에 협조한다고 해도 특수작전부대 등으로부터의 습격을 완전히 막기는 쉽지 않다.
또, 군용기로 이동한다고 해도, 위험이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이어 러시아 파병을 인정한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교전국이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은 국제인도법으로 공격이 허용된 군사목표가 됐다. 우크라이나군은 누구도 거리낌 없이 김정은을 습격할 수 있는 것이다.
◆ 북-중 정상회담 올 가을 열릴 가능성
그동안 김정은이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기념 군사퍼레이드에 불참하는 이유를 밝혔으나, 전후 80주년인 올해 김정은이 푸틴을 만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보는 견해는 다음과 같다.
러시아가 주재하는 동방경제포럼이 9월 3일부터 6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다. 이 포럼은, 2015년에 푸틴이 러시아 극동경제개발과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십 확대를 목적으로 창설한 것으로, 푸틴은 매년 참석(2020년의 코로나 연기는 제외)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도 푸틴은 확실히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다.
그리고 9월 3일은 일본이 도쿄만의 전함인 미주리함에서 항복문서에 조인한 날로 VJ-Day라고도 한다. 푸틴 대통령은 2023년 이전까지 대일 전승기념일로 삼았던 이날을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승리와 제2차 세계대전 종결의 날로 변경했다.
푸틴 대통령의 블라디보스토크 체류 중 김정은은 전용열차 편으로 이곳을 방문해 북한 건국과 구소련의 관계 등은 군국주의 일본을 함께 타도한 동지로 행동하며 미국의 패권을 비난하고, 동맹의 유대를 돈독히 하며 추가 파병과 무기 공급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진단에 따르면 9월 초에 러시아 극동에서 러·북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이치에 맞다.
김정은은 5월 9일을 앞두고 포탄과 미사일 제조공장을 방문(5월 7일 보도)하고 신형 600mm 다연장포와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카의 훈련사격을 시찰(5월 9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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