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때문에 사람은 변하는 것인가?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처럼 '돈'에 따라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뿐만 아니라 여러 작품에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돈 때문에 사람이 변했다'라는 생각은 어떤 종류의 고정관념처럼 되어버렸지만 정말 돈 때문에 사람이 변해버리는 것일까?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해안 거리를 따라가는 길에는 야자수가 심어져 있으며, 이곳에서는 스케이트보드를 탄 젊은이들과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노인 등 많은 사람들이 있다.
사회심리학자 폴 피프 박사도 매일 오후가 되면 이 길을 걸어 잠깐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하지만 피프 박사의 목적은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
로스앤젤레스의 이 지역에는 많은 부유층이 살고 있으며 길을 달리는 자동차는 4WD와 스포츠카, 하이브리드카 등 고급차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자동차를 상대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차를 세워 주는 것은 부유한 사람인가 가난한 사람인가?」라고 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법률상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횡단보도를 보행자가 건너려고 하는 경우에는 자동차는 횡단보도 앞에서 정지해야 한다. 그러나 실험 결과로는 고급차가 일반 등급의 자동차보다 정지하지 않고 보행자 앞을 지나쳐 버린 경우가 많다고 한다.
피프 박사에 따르면 가장 저렴한 것으로 평가되는 자동차를 탄 운전자는 아무도 법을 어기지 않았다. 즉, 횡단보도 앞에서 제대로 자동차를 세워준다.
하지만 가장 비싼 부류에 속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운전자는 약 50%의 확률로 법을 어기고 보행자 앞을 쌩쌩 지나간다고 그 실험 결과를 밝히고 있다.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부유층과 빈곤층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해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빈곤층은 룰을 어기기 쉽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빈곤층은 재정적 불안 때문에 '남들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프 박사는 이는 정반대라고 지적하고 많은 돈을 가진 부유층이야말로 타인에 대한 관심이 희박하고 자신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돈이 사람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10년 가까이 해 온 결과 피프 박사는, 사람이 부유해지면 자비심이나 도덕심이 줄어든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그에 따르면 돈이 불어나면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이익이나 욕망을 찾게 되고 돈은 사람을 심리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고립시킨다는 것이다.
피프 박사와 그가 속한 심리학연구소는 그동안 수많은 실험을 통해 돈이 서서히 사람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왔다.
과거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에 비해 주사위를 이용한 간단한 게임에서 더 나은 보상을 요구하는 나머지 자주 부정을 저지르려 한다거나 어린이용 과자라고 거절해 놓은 것도 마음대로 먹는다거나 자진해서 남을 도우려 하지 않는다는 등 규칙을 무시하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움직이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독재자 테스트라는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테스트가 있다.
이것은 여러 명의 그룹을 만들어 한 그룹에는 한 명, 한 명, 한 명에게 10달러씩 주고 다른 한 명에게는 돈을 주지 않고 "아무 것도 받지 않은 그룹 사람에게 돈을 줘도 되고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전달하는 테스트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돈을 보유해야 하고, 부유한 사람들은 돈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그와 반대되는 일로, 부유한 사람일수록 남에게 나누어 주는 금액이 적다고 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들보다 150%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금액이 많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랜덤으로 추출된 2명의 플레이어에게 모노폴리를 플레이시켜, 한쪽 플레이어에게 스타트 때부터 많은 돈을 갖게 하는 실험도 이루어졌다.
게임의 결과는 처음에 많은 돈을 얻은 플레이어가 부유해지고 그렇지 않은 쪽의 플레이어는 가난해지는데, 여러 쌍의 피험자에게 같은 조건으로 모노폴리를 플레이하게 했더니 부유한 플레이어는 점차 거만한 태도를 취하게 되고 테이블에 놓인 프레첼을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프 박사는 "인간이 자신이 부유하다고 느끼면 타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가난한 사람의 경우는 사회제도나 교우관계에 극도로 의존하지 않으면 생활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매우 중요한다.
반면 부유한 경우는 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도 있다.
지난 2010년 피프 박사가 '돈이 사람을 싫어하는 놈으로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 과학자들이 정말 재현성 있는 것인지 확인하느라 안간힘을 썼다.
그 중에는 피프 박사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를 공표하는 사람도 있고, 전혀 반대의 결과를 공표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에서는 독재자 테스트에서 부유층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관대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럽 과학자들의 실험에서는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시간과 돈을 나눠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홍콩의 연구자들에 의해 행해진 윤리적 딜레마에 관한 실험에서는 부유한 사람들이 커닝이나 거짓말을 하는 등의 도덕적 위반을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게임 중에 상대 피험자에게 소리를 듣게 하자 피험자는 불쾌한 소리를 내며 상대방을 방해했다고 하며, 이 실험에 보상을 마련하자 소리를 내는 빈도는 더 많아졌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BBC News - Does money make you mean?
http://www.bbc.com/news/magazine-31761576
Does money make you mean?
What science can tell us about the corrupting influence of cash.
www.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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